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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 날씨가 좋다. 집 근처 공원에 가는 것 마저도 마음이 불편한 코로나 시대다. KF94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인천대공원으로 딸아이와 함께 산책을 간다. 

"집에만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살 것 같아요."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햇살과 함께 신선한 산소를 내주는 듯하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잠시 마스크를 내리고 심호흡을 한번 해본다. 후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영아~ 저기 기억나? 너 어릴 때 갔던 동물원이야."
 
우리 밖으로 고개를 내민 기린
▲ 동물원의 기린 우리 밖으로 고개를 내민 기린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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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입구에 가자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해 폐쇄되었다고 안내문이 있다.

"우리도 코로나로 힘든데 동물들도 바이러스가 유행이구나."
"아빠! 궁금한 게 있어요." 


공원 길을 걷다가 방금 지나친 동물원을 보고 뭔가 떠오른 듯 내게 가영이가 물어본다.

"어? 궁금한 거... 뭘까?"

나는 고개를 돌려 딸아이와 눈을 마주쳤다. 얼마 전 학교에서 토론 수업이 있었는데, 가영이는 동물원 폐지에 대해 주제를 정했다고 한다.   "아빠는 동물들이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걸 보고 어떻게 생각해요?"
"오~(머뭇머뭇) 동물원 폐지라... 어려운 걸. 그건 아빠도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네."


당황스러운 내 표정에 가영이가 살짝 눈웃음을 짓는다. 집에 돌아오자 딸아이가 선생님께 제출한 과제 글을 보여준다.
 
<동물원 폐지에 대해>

'태어날 때부터 동물원에서 태어나 갇혀 지낸 퓨마 호롱이가 탈출하다.'

동물원에 대한 자료 조사를 하다가 호롱이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대전 오월드의 퓨마 호롱이는 동물원에서 태어나 사람들 총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 이유는 동물원 직원의 실수로 인해  8살인 퓨마 호랑이가 우리 밖으로 탈출을 했는데 시민들이 혹시라도 퓨마가 공격을 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자, 결국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 호롱이를 사살하기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우리 밖에서 자유를 누린 호롱이가 사람들에 의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생각해본다. 왜, 인간은 자연의 일부인 동물을 가두는 걸까? 결국 그런 거 같다. 동물은 인간의 구경거리가 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거다.

갇힌 채 스트레스를 받는 유리 건너편 동물들을 보고 우리는 손짓하고 웃는다. 인간은 참 이기적이다. 동물도 생명이다. 모든 동물은 우리와 같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  일부 동물원의 문제점 

동물을 생각하지 않는 어떤 사람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동물들을 굶기고 사람들이 오면 그들이 돈을 내고 산 먹이를 허겁지겁 먹도록 만들기도 한다. 왜 이런 얼빠진 일을 하는 것인지. 그들은 생명의 가치보다  돈이 더 중요한 걸까?

동물을 미끼로 돈을 번다는 것은 옳지 않다. 동물을 구경거리로 삶아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 

-  동물원 폐지에 대한 내 생각 

솔직히 동물의 자유를 위해서라면 동물원을 폐지하고 오직 그들만의 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물들이 인간의 환경 파괴에 의해서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다.  많은 동물들이 힘들어진다면 동물원이 아닌, 동물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보호를 해줘야 한다.

동물을 위해서라면 분명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참 애매하기도 하다. 그 많은 동물들을 위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도 해결 해야 한다.

또한 동물원을 폐지했을 때 생기는 일이 있다. 동물을 위해 동물원을 폐지한다면 그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 가족들은 힘들어진다. 과연 이 문제는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

인간과 동물이 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서로의 의견을 한 군데로 모아야 한다.

 
 
아이가 내민 먹이를 받아 먹는 사슴
▲ 동물원의 사슴 아이가 내민 먹이를 받아 먹는 사슴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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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을 탈출한 퓨마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기사를 보고 딸아이가 쓴 글이다.동물원에 대한 생각과 함께 인간, 동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내용이다.

"가영아, 참 잘 썼네. 아무런 죄 없는 동물들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게 현실이야. 사람들이 동물원을 만들고 가둔 이유는 종족 보존을 위한 것이기도 하고 어떤 교육적인 목적이 있었지. 그러나 지금은 그 본래의 취지를 잃고 돈벌이를 위해 동물을 이용한 상업화로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있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야생 동물에서 온 것이 아닌가 추정한단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할수록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무분별한 식용으로 인해서 변이 된 바이러스가 인간을 위협하고 있지. 아빠는 지구 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과 공존해야 하고, 더 이상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 동물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동물원은 당장 폐지해야 하고, 가영이 말대로 다 함께 동물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좋은 생각을 모아야 할 때야."


딸아이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배시시 웃는다. 동물원에 대해 쓴 글을 보고 딸 아이와 대화를 하며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실립니다.


태그:#동물원,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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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속에서 행복을 찿아가는 가영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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