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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지난 3월 25일, “서울교통공사·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직접운영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연대’ 2차 기자회견이 서울시청 앞에서 있었다.
 지난 3월 25일, “서울교통공사·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직접운영 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연대’ 2차 기자회견이 서울시청 앞에서 있었다.
ⓒ 노동시민사회단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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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한국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136개 단체가 참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연대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에서 만연한 콜센터 민간위탁 외주화를 중단하고, 각 기관들이 직접 콜센터를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노동시민사회단체연대는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는 각 기관을 규탄했다.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콜센터 노동자들의 호소

"담보력이 부족한 소기업, 소상공인분들께 보증을 지원하여 서울 경제 활성화와 서민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공적 보증기관의 업무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 상담업무를 담당한 지 9년이 되었다. 그러나 민간위탁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다 보니 2년마다 고용 불안이 이어졌고, 재단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어 급히 지원을 문의하는 소상공인분들을 응대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재단과 민간위탁업체가 목표응대율을 99.5%로 맺는 등 갑-을-병으로 이어지는 압박이 크다 보니 연차휴가 불허, 조기 출근 강요가 수년간 지속되었고 휴식시간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일도 있었다. 작년 7월에야 서울시 차원으로 정규직 전환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들었지만 재단이 제대로 알려주지도, 협의기구 구성을 언제,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콜센터 노동자 A씨) 

"2014년 서울메트로부터 지금의 서울교통공사에 이르기까지 7년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로 통합되면서 기존 직접 운영하던 도시철도공사 콜센터 등의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2014년 5월 상왕십리역 추돌사고,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020년 6월 상계역 추돌사고 등의 굵직한 지하철 사고... 그 외 수시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할 때마다 쏟아지는 수많은 시민의 질타와 분노를, 고객센터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서울교통공사 대신 받아내고 사과해왔다.

서울교통공사 관련 민원 98% 이상을 담당하지만 민간위탁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공사 감정노동TF에서 배제되고 있다. 최근 콜센터 업무와 구성원들에 대한 공사 내 폄하까지 이어지고 직접고용 추진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39명 중 25명도 안 남게 될 상황이다." (콜센터 노동자 B씨) 


현재 해당 투자출연기관 콜센터 노동자들은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의 경우, 소상공인 지원사업이 확대되면서 콜이 폭주하는데 기간제 상담사들만 대거 투입, 중도 퇴사하고, 그 고통과 책임이 고스란히 콜센터 상시지속 상담사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전국 통합콜센터, 비대면 시스템을 통한 인원 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아직 검토 중일 뿐이라고 하나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직접 고용하기는커녕 다른 지역 업무까지 감당해야 하거나, 콜센터 지역 통폐합으로 대거 그만두게 하는 것 아닌지 싶어 콜센터 노동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일부 정규직들이 "하청업체 정규직이 무슨 비정규직이냐", "공채시험도 안 보고 공사 정직원 특혜를 바라는 거냐"며 여러 어려움에도 공사를 대신해 시민을 응대하는 콜센터 노동자들을 폄하하면서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10명 중 4명 넘게 그만둘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그러나 공사는 정규직노조들이 협의기구에 참여하지 않으면 정규직 전환 논의를 시작할 수 없다고 3개월 넘게 버티고 있다.

누가 시장이 되든 책임지고 이행해야 할 주요 과제
 
서울교통공사 일부 정규직이 콜센터가 있는 본사 1층에 설치했던 피켓. 항의를 받은 며칠 후 철수하긴 했지만 각 사업소에 이어 지금도 서울시청 인근에서 “120다산콜재단으로 전환하라”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일부 정규직이 콜센터가 있는 본사 1층에 설치했던 피켓. 항의를 받은 며칠 후 철수하긴 했지만 각 사업소에 이어 지금도 서울시청 인근에서 “120다산콜재단으로 전환하라”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노동시민사회단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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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다산콜재단으로의 통합 전환이 부적절하고 불가능함을 확인한 서울시가 2020년 12월 10일 시정현안회의 통해 투자출연기관 별로 콜센터를 직접고용하라고 권고하고 기관별 추진계획을 제출하라고 안내했다.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이 지난 2월 23일 첫 서울시의회 시정질의 자리에서 "지난 권고 후 직접 챙기지는 못했는데 이제는 직접 챙겨봐야겠다. 속도를 낼 수 있도록 3개 기관 협의체를 가동해 지원하겠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3월 31일 현재, 서울교통공사, 서울신용보증재단, SH공사 모두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내부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하고 정규직노조가 협의기구에 참여하지 않아 어렵다"고,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다른 지역재단, 중앙회 차원의 통합콜센터 설치를 검토 중이라 시간이 필요하다"고, SH공사는 "콜센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검토가 필요하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협의기구라도 조속히 가동하도록 독려 중이다. 세부사항은 해당 기관들에 물어보라"고 할 뿐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통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나오고, 서울교통공사 사업소에서의 기념행사는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에 서울시와 전문가들이 검토했고, 추진하기로 한 투자출연기관 콜센터 직접운영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서울시장 권한대행체제가 끝나기 전에 마무리되길 바랐지만 결국 3개월을 넘긴 데 이어 시장 선거 결과를 봐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필수상시지속업무를 담당해왔지만 민간위탁 외주화해온 공공기관 콜센터의 위상을 제대로 확립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 지속적으로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누가 시장이 되었든 책임지고 이행해야 할 주요 과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신희철 시민기자는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입니다.


태그:#서울시장, #보궐선거, #서울신용보증재단, #콜센터, #외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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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비정규직지원센터(준)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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