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여러분, 그런 거 믿으시면 안 된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라고 호소했다.
앞서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5일 보도한 보수 야권
단일화 후 첫 여론조사(관련기사 보기)에서 오 후보는 55.0%를 확보해 박 후보(36.5%)를 18.5%p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24일 서울시민 만 18세 이상 806명 대상 유·무선 ARS 조사, 응답률 11.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는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유세 현장에서 "요즘 뉴스 보면 제 지지율이 박영선 후보(더불어민주당)보다 조금 높다고 나온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히 "지금 박빙 상태다. 이기는 거 아니다"라면서 정부·여당의 조직선거, 돈 선거 가능성을 주장했다.
오 후보는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우리 당보다 지금 힘이 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개가 민주당 구청장이고 시의회·구의회 80%씩, 90%씩 민주당(소속)"이라며 "이런 상태서 '금권선거' 하겠다고 한다. 5천억 원 모아서 1인 당 10만 원씩 나눠주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게 누구 돈이냐. 여러분이 뼈 빠지게 일해서 세금 냈는데 그런 식으로 쓴다고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회초리가 되어주시면 몽둥이가 된다. 정신 바짝 차리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의 관권·금권선거, 흑색선전 힘 못쓰게 하려면 여러분이 투표장에 가시면 된다. 혼자 가시면 이기겠나. 열 명만 더 모시고 (투표장에) 가면 일당백이 된다"면서 "그렇게 하면 돈 쓰는 선거, 흑색선전해서 30~40년 후퇴하는 민주당 혼내주실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혼내주시라"면서도... "여론조사 믿지 말라"고 말하는 이유
자신이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라는 오 후보의 호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한 유세 때도 "여론조사 믿지 마세요. 뉴스 보면 제가 이긴다고 하는데 거짓말이에요"라면서 투표를 독려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말라"는 투표 독려 전략은 본인의 선거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 때 당시 한명숙 민주당 후보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p 정도 앞섰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었을 땐 0.6%p 차로 어렵게 이긴 바 있다. 2016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선거 때도 자신이 당시 정세균 민주당 후보보다 17%p 이상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개표 결과, 오히려 자신이 약 12%p 차로 패배한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결과처럼) 20% 차이가 다 이어지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며 "한 5~7% 정도 차이로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