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1.26 10:13최종 업데이트 21.01.26 10:14
<삶을 위한 수업>(인터뷰·글 마르쿠스 베른센, 기획·편역 오연호)을 읽은 독자들이 '행복한 배움', '행복한 우리'를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글은 독후감 대회 가작 수상작입니다.[편집자말]

'수업' 시리즈가 유행하고 있다. ⓒ pixabay

 
'수업' 시리즈가 유행하고 있다. 인간 수업, 미래 수업, 인생 수업, 라틴어 수업, 비밀 수업 등 수업 천국이다. 모두 의미가 있는 수업이다. 필자는 평소에 생각하는 수업이 있다. 바로 삶이 숨 쉬는 수업이다.

하지만 우리의 수업은 은행 저금식 수업일 뿐이다. 승자독식 사회에서 철저히 반교육적인 수업이 춤을 추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삶을 위한 수업>을 읽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라는 책의 부제을 보면, 이 질문 속에 정답이 있는 듯하다. 바로 '행복한 나라 덴마크'라는 것이다. 필자는 덴마크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신학교 시절 철학자이며 신학자인 키에르케고르의 나라이어서 호감을 가지고 있다.
  
유럽은 학교에서 경쟁도, 등수도 없다. 죽도록 매달리는 대학 입학시험도 없다. 학비도 서열도 없다. 덴마크는 물론 독일도 마찬가지다. <삶을 위한 수업>은 그냥 '수업'이라는 책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기획과 편역을 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삶과 생활철학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책이다.

특히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으로서 '행복지수 세계1위' 덴마크의 비밀을 알기 위해 7년 동안 23번이나 코펜하겐을 드나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소명과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더 행복한 학생, 더 행복한 교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선생님들을 통해, 한국사회도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 그대로다. 덴마크의 행복사회를 집중적으로 취재하면서 한국 사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교육을 바꾸지 않으면 사회를 바꿀 수 없다. 즉 교실 수업이 '삶을 위한 수업'이 되지 않으면 존재의 소중함이나 창의적인 배움 그리고 민주적인 공동체와 사랑과 자유라는 담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의 수업은 병든 수업이다. 

한때 이런 말이 유행 한 적이 있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친다"는 말이다. 이 말은 그만큼 변화가 없는 우리 교육을 의미하는 말이다. 교실에서 하는 수업으로 모든 것은 끝난다. 물론 교실에서 하는 수업 역시 입시를 위한 국영수가 중심을 이룬다. 거기에는 교사와 학생들의 행복은 없다. 스트레스만 받는 시간일 뿐이다.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삶을 위한 수업>은 한국 교육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삶을 위한 수업>은 수업에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의 자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책이다. 왜 배워야 하고, 왜 학교에 가야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덴마크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
 

'삶을 위한 수업' 책 표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오연호 (편역) ⓒ 오마이북

 
행복한 사람이 성공한 인생이다. 내적으로 풍요로워야 진정한 행복 속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실에는 "왜"라는 질문 부재다. 아니 질문이 필요 없다. 그저 암기하고 시험지에 정답을 쓰면 되는 것이다. 기계식 교육이다. 인간미나 인생 맛이 없는 죽은 교실이 되고 있다. 과연 이것을 어떻게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러한 질문 자체도 필요가 없는 현실이다.

<삶을 위한 수업>에서 덴마크 교사들의 수업철학론을 배워야 한다. 비단 이것은 학교에서만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배우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 특히 우리는 "지금 이 팬데믹 시대에 과연 수업과 교육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학생 이전에 인간이다. 그러므로 학생을 경쟁의 노예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배려와 협력, 연대의 소중함을 서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학생 스스로 "왜"라는 질문 속에서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자발적으로 자율권을 선택하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주눅 들지 않고,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삶을 위한 수업'이 절실하다. 단편적인 지식훈련이 아니라 통합적인 사고의 어울림이 필요하다. 가르치고 배우는 지식 전달만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워야 실천할 수 있다. 인간은 지구에 배우러 온 것이다. 지구가 교과서이며 세상이 선생이다.

 <삶을 위한 수업>은 책 이상의 책이다. 덴마크 저널리스트 마르쿠스 베른센과 한국 오연호 대표의 합작이다. 3년 동안 이메일을 통해서, 또 서울과 코펜하겐에서 중간 점검을 하면서, 한국에서 기획과 제작을 하고 베르센 기자가 인터뷰와 글쓰기를 했다.

팬데믹 시대가 아닌 상황에서 비대면과 대면으로 이처럼 연대를 통해 하나의 작품을 만든 것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 이상의 선물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협력의 기쁨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특히 베르센 기자가 행복한 교육을 위해 덴마크의 여러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열정적인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덴마크의 교사 10명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와 각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엿볼 수 있다. 사진과 함께 독자를 배려하는 책은 읽는 맛을 더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덴마크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삶 속에서, 생활에서 긍정적으로 배우는 모든 것이 그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고 있었다. 열린교육이다. 울타리 없는 수업을 통해서 결국에는 존중감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인생 수업은 없다. '삶을 위한 수업'은 동기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단순히 지식 중심의 수업이 아닌 창의적인 수업으로 삶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삶을 위한 수업>은 단순히 교육뿐 아니라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우리나라 교사들 가운데 자존감과 협력으로 꿈틀거리고 있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이 희망이다. 뿐만 아니라 절망과 우울, 경쟁과 갈등으로 망가져가는 현실 사회를 인식하고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틀거림이 희망이다. "오늘, 지금, 나부터 꿈틀거리겠다"는 다짐을 기억하자. 이것이 변화로 향하는 출발선이다.


삶을 위한 수업 -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마르쿠스 베른센 (지은이), 오연호 (편역), 오마이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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