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는 싱겁게 끝났다.
 
17일 오후 7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2' 15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과 서울이랜드FC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많은 관전 포인트로 기대를 모았던 두 팀의 경기는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1. '1위 등극'을 노리는 대전 vs '4위 도약'을 노리는 서울E 

올해 기업구단으로 새롭게 재창단한 대전은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많은 투자를 받았다. 대전은 이규로, 채프먼, 이슬찬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기대를 불렀다.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딛고 3위에 올라있는 대전은 이번 서울E전 승리 시 1위 등극이 가능했다.
 
K리그2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서울E다. 2015년 창단 첫해 4위를 제외하면 모두 하위권에서 허덕인 서울E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정정용 감독 부임 하에 안정적인 경기력을 갖춘 서울E는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 도약을 노렸다.
 
2. 'K리그 베테랑' 황선홍 vs 'K리그 새내기' 정정용

대전의 상승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황선홍 감독이다. K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2회에 빛나는 '베테랑' 황선홍 감독은 재창단한 대전을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었다. 비록 지난 라운드 경남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지만 다시 도약을 노리는 대전이다.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이룩한 정정용 감독이 첫 프로팀의 지휘봉으로 서울E를 선택했다. 잦은 감독 교체를 보여준 서울E로 부임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구단의 신뢰를 약속받은 정정용 감독은 팀을 180도 바꿔놓았다. 매 시즌 하위권을 허덕이던 서울E는 정정용 감독의 지도 아래 5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노릴수 있게 됐다.
 
3. '안드레' 대전 vs '레안드로' 서울E

외인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양 팀의 대결이었다. 리그에서 13개의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는 안드레(11G 2A)는 대전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슈팅과 돌파, 연계력까지 다양한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 안드레다. 여기에 브라질 세리에A 경험이 있는 에디뉴가 새롭게 영입되며 '마지막 퍼즐'을 완성한 대전이다.
 
대전에 안드레가 있다면 서울E에는 레안드로가 있다. 레안드로 또한 10개(6G 4A)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서울E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레안드로는 직접 마무리뿐 아니라 측면에서 파고들며 패스를 건네는 연계성 플레이에 능하다. 여기에 독일 연령별 국가대표팀을 두루 거친 190cm의 장신 스트라이커 수쿠타 파수 또한 이랜드의 주요 공격 옵션이다.
 
아쉬움 끝에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

1위 등극을 노리는 대전과 4위 도약을 노리는 서울E의 경기는 치열한 탐색전으로 전개됐다. 상승세에서 만난 두 팀은 서로 견제하며 수비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전은 홈팀 대전이 우세하게 가져갔다. 대전은 7개의 슈팅 중 5개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점유율 역시 6 대 4의 흐름으로 대전이 경기를 리드했다. 특히 새롭게 팀에 합류해 첫 선발 출전을 한 에디뉴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으로 서울E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서울E는 측면을 활용한 역습을 통해 대전을 받아쳤다. 전반 46분, 소유권을 따낸 장윤호가 레안드로의 패스를 이어받아 침투했다. 골키퍼와의 1:1 찬스에서 장윤호의 슈팅은 김진영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자랑하는 레안드로는 번뜩이는 패스와 직접 돌파로 서울E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전에 접어들며 정정용 서울E 감독은 이른 시간 아르시치와 원기종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전반전에 이어 우세한 흐름에 맞춰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몰아치던 대전은 끝내 천금같은 PK를 얻어냈다. 후반 31분, 서울E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혼전 상황이 펼쳐졌다. 흘러나온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박진섭과 이상민의 충돌 장면이 발생했다. 주심은 VAR 끝에 이상민의 파울을 선언하며 대전의 PK를 선언했다.
 
하지만 키커 안드레는 자신 있는 도움닫기가 무색하게 슈팅을 높게 띄우며 득점에 실패했다. 시즌 동안 4번의 PK 중 3개를 성공시킨 안드레였지만 중요한 경기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낼 순 없었다.
 
결국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경기는 아쉬움 끝에 득점 없이 0-0으로 끝이 났다. 대전은 이날 무승부로 1위 수원FC에 승점 1점 뒤진 2위에 올랐다. 반면 서울E는 4위 경남과 승점 동률(22점)에도 다득점에 밀리며 5위에 머물렀다. 다음 라운드 대전은 FC안양을, 서울E는 수원FC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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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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