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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시다 다카시씨(오른쪽)가 스튜디오에서 재일 한국인 공동출연자 김상헌씨와 함께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를 촬영하고 있다.
니시다 다카시씨(오른쪽)가 스튜디오에서 재일 한국인 공동출연자 김상헌씨와 함께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를 촬영하고 있다. ⓒ 유튜브캡처

"일본인들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너무 모릅니다. 일본 정부나 언론의 말만 믿고 그걸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그럼 오해를 낳고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원인이 되죠."

한일 관계가 전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요즘, 한국 방송의 뉴스를 일본 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일본인이 있다.

유튜브에서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日本のメディアが伝えない週刊韓国ニュース, http://bitly.kr/eBbsTpyELig) 채널을 운영하는 니시다 다카시씨가 그 주인공.

한국에 유리한 얘기를 했다간 단번에 일본 극우들에게 공격을 당하기 십상인 상황에서 그가 이같이 궂은 일을 나서서 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일본을 위해서"다.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한국인들처럼 국민이 나서서 요구하고 투쟁해야 하는데 일본인들은 너무 순종적"이라는 그는 "내키지 않더라도 이런 건 한국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일본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혐한은 안된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들에게 '제2의 패전'이 필요하다며 "민주주의를 스스로 버렸기 때문에 선진국이란 평가도, 세계적인 신뢰도, 올림픽도 다 잃어버렸다고 하는 그런 충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점점 심해져가고 있는 일본내 혐한의 원인에 대해서도 명쾌히 설명했다.

"부자집 자식으로 태어나 노력하지 않았고 그래서 스펙이 없는 사람이 지금의 일본의 민낯입니다. 그것을 인정할 용기가 없어 '우리 집은 원래 부자'라고 자랑만 하는 거죠. 그런 사람은 가난한 가정에 태어났지만 노력해서 스펙을 쌓은 사람을 싫어합니다. 그 사람이 한국이죠. 이게 바로 혐한의 이유입니다."

그는 강제징용 판결로 인해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것에 대해서 "한국이 양보할 필요는 없다"며 코로나19 대처로 국제적 신뢰가 높아진 한국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차 한국에 있는 것과 같은 시민언론을 만들고 싶다는 니시다씨는 "일본의 부끄러운 현실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것이 가장 일본 국민을 각성시키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니시다씨와의 일문입답이다.

"일본인들, 한국을 너무 몰라...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가 아베사죄상 설치의 의도에 대해 설명하는 한국 TV 보도를 전해주고 있다.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가 아베사죄상 설치의 의도에 대해 설명하는 한국 TV 보도를 전해주고 있다. ⓒ 유튜브캡처
    
- 우선 자기소개를 간략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사카에 가까운 효고현 아마가사키시라는 곳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인구 50만 명 정도 되는 도시입니다. 빈곤계층 노동자가 많은 도시죠. 특히 제가 사는 지역은 재일 한국인, 조선인 인구 비율이 70%에 이르는 지역이었습니다. 지금은 수도권에 살고 있습니다."

- 한국말을 참 잘하시네요.
"어렸을 땐 이웃에 사는 재일 한국인에게 한글을 배웠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한국인 친구에게 한국어를 배웠습니다. 2015년에는 한국에 와서 3개월간 전남대 어학당에 다닌 적도 있습니다."

- '사람니시다(サラム西田)'라는 닉네임을 쓰시는데, 어떤 뜻인가요.
"한국어의 '사람'과, 아라비아어로 평화라는 뜻인 '살람'을 따서 만들었습니다. 저는 시민운동 집회에서 그 닉네임을 내걸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릅니다. 그 때문에 시민운동 하는 사람 중에는 제 본명보다 닉네임을 아는 사람이 더 많죠. 지금은 유튜브 일로 바쁘기도 하고, 코로나19 탓으로 노래를 부를 수 없어서 정말 아쉽습니다."

- 지금 운영하시는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 유튜브 채널은 왜 시작하셨나요.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너무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나 언론의 말만 믿고 그걸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그럼 오해를 낳고 한일관계가 악화되는 원인이 되죠. 일본에서 보도된 한국과 관련된 뉴스가 실제 한국에서는 어떻게 보도되고 있는지 비교해서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일본 언론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베 정권 들어와서 혐한 뉴스가 몹시 많아졌는데, 특히 2018년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게 됐습니다. 저는 강제징용 문제를 깊게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만, 일본 재판소도 '한국인 개인 청구권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베가 말한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다 해결되었다'는 주장은 거짓입니다.

아베 정권보다 언론이 더 문제입니다. 평범한 저도 아는 것을 왜 오랜 세월 취재해 왔던 일본 언론은 보도하지 않는지, '총리의 주장은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단과 다릅니다'라고 질문하고 주장하는 기자가 왜 없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 보도는 '한국인은 거짓말쟁이', '약속을 지킬 수 없는 민족성' 식의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제가 특히 분노하는 것은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등 아베 총리의 수많은 거짓을 보도할 용기도 없는 일본 언론들이 '한국은 거짓말쟁이'라고 보도하는 것입니다. 저는 일본의 언론 자유도가 하락하는 것과 혐한 보도는 뿌리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채널에 동영상을 얼마나 자주 올리십니까.
"'주간뉴스'니까 매주 올립니다. 1시간 분량을 찍어서 전반부, 후반부 두 편으로 나눠서 올립니다."

- 채널의 구독자수는 몇 명이나 되나요.
"구독자는 1890명 정도 됩니다. 아직 많지 않죠. 댓글을 보면 절반 이상이 한국인분들인 것 같습니다. 일본인들에게 한국 뉴스를 전하기 위해 만든 채널이니 일본인 구독자를 더 늘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려 합니다."

"극우 일본인들의 악플 신경 안 써... 독자들 감사 댓글에 보람"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가 지난 4월 20일 내보낸 동영상. 일본의 열악한 코로나 대처 현실과 강경화 외교장관의 인터뷰를 담았다.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가 지난 4월 20일 내보낸 동영상. 일본의 열악한 코로나 대처 현실과 강경화 외교장관의 인터뷰를 담았다. ⓒ 유튜브캡처
  
- 자료 준비하고 직접 출연도 하고 편집도 하려면 쉽지 않겠어요.
"2분 정도 분량의 한국 뉴스 한 개에 일본어 자막을 붙이고 편집하면 한두 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런 한국 뉴스 영상을 5~6개 정도 만들고, 촬영은 토요일에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편집을 도와주시는 재일 한국인분이 계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역시 한국분들이 같이 일하시군요.
"네. 동영상에 같이 출연하고 있는 재일교포 2세 김상헌씨가 큰 도움이 되고있습니다. 이 분은 '재일라디오팟캐스트K방송국(http://bitly.kr/EZ2YTMdbfYE)'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목적이 같으니 서로 협력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작년말부터 같이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촬영에 쓰이는 장비 등은 그가 사재를 털어 장만한 것들입니다. 스튜디오도 다른 재일 한국인 분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방송을 도와주고 싶다고 하는 한국인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 방송을 일본어로 번역해 보내주시기도 하고요."

- 그래도 비용이 적지 않게 들텐데, 유튜브 수익이 좀 도움이 되나요.
"지금은 유튜브에서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 '비영리 목적으로 인용했습니다'라는 설명이 가능해야 하거든요. 아마도 우리가 인용하는 한국 방송국 측에서 저작권을 문제 삼으면 모든 영상을 지워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 때를 대비하는 겁니다. 저는 한 주에 4일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하고 있는데, 유튜브 수익을 얻어서 아르바이트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더 많은 뉴스를 전할 수 있겠죠. 그러나 그것보다 저작권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올린 동영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도 설명해주세요.
"4월 20일 내보낸 동영상(http://bitly.kr/zcDfBgS49za)입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긴급사태선언이 내려져 있었지만, PCR 검사를 억제하고 감염자 수를 숨기던 시기였습니다. PCR검사 받는 게 너무 어려운 일본의 현실을 보도한 MBC-TV의 영상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프랑스TV 인터뷰 영상을 내보냈죠.

그랬더니 '검사하면 의료붕괴를 초래한다'는 식의 보도 일색이던 일본 방송에서 신기하게도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 '머리를 숙여 한국에서 도움을 요청해야' '한국처럼 경증 환자를 찾아서 격리시설을 만들어야' 같은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확실치는 않지만 우리 방송을 보는 일본 언론인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독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한국 시청자 분들은 일본인이 이런 일을 한다며 놀라워하거나 감사한다는 반응입니다. 일본인들은 한일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는 반응입니다. 일본 방송은 너무 정권에 편향돼서 믿을 수 없었는데 다행이라는 댓글도 있고요. 물론 극우성향 악플을 다는 일본인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예상했던 거라서 신경 안씁니다."

- 채널을 운영하면서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역시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독자분들로부터 감사의 댓글을 받을 때입니다."

"부자자식으로 태어나 노력 않고 스펙 없는 사람이 현재 일본의 민낯"
 
 유튜브 채널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가 최근 제작한 동영상들. 한국 방송 뉴스들을 자막과 함께 내보내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가 최근 제작한 동영상들. 한국 방송 뉴스들을 자막과 함께 내보내고 있다. ⓒ 유튜브캡처
  
- '일본인이 왜 이런 일을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일본을 위해서라도 혐한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민주주의가 발전됐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었다, 즉 민주주의의 수준이 일본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차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부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한국인들처럼 국민이 나서서 요구하고 투쟁해야 하는데 일본인들은 너무 순종적입니다. 내키지 않더라도 이런 건 한국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일본 방송은 한국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그리고 서점에도 혐한코너가 따로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십니까.
"부자의 자식으로 태어나 노력하지 않았고 그래서 스펙 없는 사람이 지금의 일본의 민낯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할 용기가 없어 '우리 집은 원래 부자'라고 자랑하는 거죠. 그런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가난한 가정에 태어났지만 노력해서 스펙을 쌓은 사람입니다. 그것이 한국이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아직도 후진국이라고 생각하고 싶다는 게 바로 혐한 심리입니다.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네가 정말 부끄럽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은 자세입니다."

- 재난 대처의 모범생이었던 일본이 코로나19를 맞아서는 정부도, 지자체도, 언론도 도무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혐한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일본에서 아베 지지율은 30% 안팎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이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은 확실하게 90%를 넘습니다.

그런 상황을 만든 것이 아베 정권이며, 그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사람이 아베입니다. 아베 정권의 가장 큰 죄는 능력과 용기있는 사람들을 다 몰아낸 것입니다. 언론인도 대학교수도 관료도 정치인도 올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몰아냈습니다. 대신 능력이 없지만 눈치보기만 잘하는 사람들은 출세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겁니다. 국민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 민주주의도 나라도 망하는 제1호 국가가 되는 것을 막고 싶은데, 그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한일관계가 현재 최악이고, 강제징용 관련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되면 한일 관계가 더 악화되겠지만, 한국이 아베 정권에게 양보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기 위한 경쟁에서 한국이 승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국제적인 영향력은 역전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G7 가입 가능성이 아직 유동적이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생각할 땐 한국을 거부하는 나라는 일본 이외는 없습니다. 강제징용 문제도 일본 주장대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베 정권은 오히려 곤란할 거예요. 일본 국민에 필요한 것은 '제2의 패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를 스스로 버렸기 때문에 선진국이란 평가도, 세계적인 신뢰도, 올림픽도 다 잃어버렸다고 하는 그런 충격이 진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일본인들 위해 한국과 같은 시민언론 만들고파"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코로나 이전에는 시민의 힘으로 운영되는 한국의 시민언론을 일본에서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일본에도 있긴 하지만 약합니다. 우리 활동이 일본의 양심적인 언론인과 연계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탓으로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을 계기로 일본 사람이 각성하는 것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지난 7월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고이케 유리코씨가 다시 당선됐습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도쿄의 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을 보면 선거 기간중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았거나 확진자수를 숨겼다는 뜻입니다. 정치인이나 언론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국민이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알리는 보도도 계속하지만, 외국 언론에 일본의 코로나19 은폐, 방사능 은폐 등을 알리는 일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특히 기대하는 나라는 물론 한국입니다. 일본에 대해 가장 관심이 있는 나라이고, 코로나를 계기로 국제적인 영향력도 늘어났으니까요. 일본의 부끄러운 현실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것이 가장 일본 국민을 각성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미디어가 전하지 않는 주간한국뉴스#니시다 다카시#한국뉴스#일본언론#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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