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황금사자기 강릉고와 경기상고의 경기가 끝난 뒤 강릉고 선수들이 상대 덕아웃에 인사하고 있다.

18일 황금사자기 강릉고와 경기상고의 경기가 끝난 뒤 강릉고 선수들이 상대 덕아웃에 인사하고 있다. ⓒ 박장식

 
이변 없는 강릉고등학교의 4강행이었다. 하지만 경기상고도 끝까지 경기를 가져가려 애썼다. 18일 열린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의 8강전 오전 경기에서 강릉고등학교가 4-3으로 경기상고를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고교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김진욱은 무실점 10K 피칭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날 오후 치러진 경기에서는 대전고등학교가 마산고등학교를 꺾고 26년 만에 황금사자기 4강에 진출했다. 대전고는 주장 김성용의 두 점짜리 홈런과 이재희 선수의 호투에 힘입어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경기로 결승으로 오르는 마지막 매치, 강릉고와 대전고의 매치가 성사되었다.

벼랑 끝 강릉고 살린 김진욱의 '언터쳐블'
 
오전 열린 강릉고교와 경기상고의 경기에서 먼저 웃은 쪽은 강릉고였다. 강릉고는 1회 김세민의 희생번트와 김선우의 적시타에 힘입어 두 점을 먼저 따냈다. 강릉고는 3회에도 득점을 얻어내며 점수를 0-3으로 벌렸다.

그러자 4회와 5회 경기상고가 균형을 맞췄다. 경기상고는 박성재의 홈런으로 4회 1점을 따라갔고, 5회에는 문보성과 안진의 적시타로 두 점을 따라잡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강릉고는 6회 1점을 달아나며 추격을 막았지만 언제 경기를 따라잡힐 지 모르는 상황. 더욱이 경기상고 마운드에는 이번 대회 깜짝 스타로 떠오른 에이스 전영준이 올라 있었다.
 
 18일 강릉고와 경기상고가 맞붙은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강릉고 김진욱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18일 강릉고와 경기상고가 맞붙은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강릉고 김진욱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 박장식

 
그 상황 김진욱이 빛났다. 6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강릉고의 에이스 김진욱은 경기상고의 타선에 단 1피안타를 허용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김진욱은 무사사구에 10탈삼진을 뺏어내는 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경기상고는 9회 대타작전을 시도하는 등 막판 주도권을 잡으려 했으나 결국 강릉고가 3-4 스코어로 승리, 4강에 진출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진욱이가 살아났고,투수진의 힘이 좋아진다"면서도 "타자력과 수비력이 견고해진다면 우승권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상대했던 경기상고에 대해 "어려운 팀을 모두 이기고 8강에 진출했던 만큼, 쉬운 팀이 아니었음을 체감했다"며 칭찬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4강까지 왔으면 우승을 해야 하지 않겠냐"라면서, "선수들이 이길 수 있게끔 정신 무장을 하도록 해서, 우승으로 강릉고의 45년 야구 역사를 쓰겠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상고는 1점 차이로 아쉬운 패배를 가져갔지만, 그럼에도 재창단 2년만에 전국대회 8강 진출이라는 혁혁한 성과를 냈다. 최덕현 감독은 "매 경기 선수들이 팀워크를 발휘했다. 오늘 경기도 졌지만 정말 좋은 경기였다. 선수들에게 정말 열심히 해줘서, 팀워크를 잘 발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번 8강 진출은 우연도, 기적도 아니다. 준비가 되어있었음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번 일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주말리그와 다음 전국대회를 통해 꾸준히 보여주고 싶다"라며, "경기상고 하면 전통 있고, 상대하기에 껄끄러운 팀으로 기억되게 하고 싶다. 경기상고의 팀 컬러에 맞게, 근성과 화이팅으로 학생다운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앞으로의 계획 전했다.

김성용의 극적 홈런... 대전고 승리의 영웅 되었다
 
 18일 열린 황금사자기 대전고와 마산고의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낸 김성용 선수가 환호하며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18일 열린 황금사자기 대전고와 마산고의 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낸 김성용 선수가 환호하며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 박장식

 
오후 경기에서는 마산고등학교와 대전고등학교가 각각 영남과 호서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었다. 경기 초중반 대전고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1회 말 만루 상황 김성용의 3루 쪽으로 가는 타구가 순식간에 삼중살로 연결되며 득점 기회를 놓쳤다. 3회 초 마산고가 조현진의 2루타 등으로 2득점을 이루기까지 했다.

그러자 대전고도 4회 말 임규완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가며 경기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다시 5회 초 마산고 김도영의 2루타가 터지며 1점을 달아나자, 대전고는 5회 말 다시 두 점을 달아나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6회에도 두 학교는 한 점씩을 주고받으며 4-4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나갔다.

경기를 뒤집은 것은 7회 말 김성용의 역전 투런포였다. 김성용은 상대 투수 송진욱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을 터뜨려냈다. 첫 이닝 삼중살의 아쉬움을 씻는 축포였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대전고는 투수 이재희의 좋은 피칭에 힘입어 경기 후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최종 스코어 4-6으로 4강에 진출했다.

김의수 대전고 감독은 "대전고에 부임한 지 6년 만에 첫 4강에 진출했다. 8강만 여덟 번을 해서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뭉친 덕분에 4강 진출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선수단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용 선수에게도 "1회 트리플 플레이를 다시 만회하는 홈런을 해줬다"고 평했다.

"이재희 선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음에도 잘 풀어줬다"는 김 감독. 그는 "강릉고가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말하면서도 "어쨌든 '고교 야구'다. 내일 모레 시합에 들어가서, 결과를 떠나 열심히 하라고 선수들에게 일러주었다"며 심기일전의 모습을 보였다. 

19일 오전 10시 30분부터는 김해고와 부경고가 첫 전국대회 4강이냐, 26년 만의 황금사자기 4강이냐를 두고 다툰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부터는 3년 만의 전국대회 4강을 노리는 율곡고와 34년 만의 황금사자기 4강을 노리는 광주진흥고가 일전을 펼친다. 율곡고와 광주진흥고의 8강전 경기는 SPOTV에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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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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