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앤은 참 재미있는 소녀다. 자신의 이름을 묻는 마닐라에게 '코딜리어'라고 불러달라고 하지를 않나, 주변의 사물에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주며 친구로 삼고, 하는 일마다 말썽을 일으키기 일쑤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사고뭉치에 머릿속은 하루종일 엉뚱한 공상으로 가득차 있는 고아 소녀지만 결국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에이번리의 교사가 될 수 있었던 앤의 저력을 알아보고자 한다.  
   
앤에게서 배우는 인생 십계명

① 삶에 대한 진한 감수성
앤은 매슈 커스버트와 처음 집으로 오는 길에 만난 가로수길과 배리 연못을 보고 각각 기쁨의 하얀길, 반짝이는 호수라고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는 그 아름다움에 감격했다는 듯이 기분 좋은 통증이 느껴진다며 매슈에게 그런 짜릿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냐고 되묻는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 또한 앤의 감정에 전염된 듯한 기분 좋은 황홀을 느꼈다. 삶에 대한 진한 감수성, 삶의 정수를 맘껏 즐기는 앤을 보면서, 이게 바로 인생을 사는 법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② 긍정적인 사고방식
'내 인생은 희망을 묻는 묘지다' 앤이 절망에 빠졌을 때 자신을 위로하는 말이라고 한다. 책에서 읽은 구절이라고 하는데, 절망 속에서도 이렇게 낭만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을 위로할 줄 아는 앤이 대단해 보인다. 절망과 슬픔조차 낭만으로 희석시키는 앤, 그녀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배워야겠다. 매슈도 이렇게 이야기했다. 
"너의 낭만을 다 버리진 마라, 앤. 낭만이 조금 있는 건 좋은 거란다. 물론 너무 많으면 곤란하지. 하지만 조금은 남겨두렴. 조금은 말이다."     

③ 샘솟는 상상력
앤은 고아 시절 토마스 아저씨 집에 살 때의 외로움을 책장 유리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이름을 붙여주고 친구로 삼으며 달랬다.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케이티 모리스라고 이름 붙여주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의지했다.

떠날 때 뜨거운 눈물을 흘릴 만큼 각별한 사이였다. 해먼드 아주머니 댁에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해먼드 아주머니 집 근처에 있는 골짜기에서 만난 메아리에게 비올레타라고 이름 붙여주며 친구가 된다. 이런 앤의 상상력이 고아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설 수 있었던 큰 힘이 된 듯하다.     

④ 우정을 소중히 하는 마음
앤은 이웃에 사는 다이애나와 절친한 친구가 된다. 다이애나와 손을 잡고 물이 흐른다고 상상한 후 우정의 맹세를 하며, 이 맹세는 앤이 에이번리를 떠나 퀸스 학교에 가서도 쭉 이어지고 지켜진다.     

⑤ 세상에 대한 호기심
"가끔 다이애나를 생각하면 아주 슬퍼져요. 하지만 아주머니, 너무 오래 슬픔에 빠져 있기엔 세상이 참 흥미롭지 않나요?" 무한한 상상력으로 슬픔에 빠지더라도 금세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음을 다잡는 앤. 앤의 이런 삶의 자세를 본받아야겠다.    

⑥ 세상에 대한 열정
이야기 클럽을 만들어 아름답고 낭만적인 소설을 써낸 앤, 연극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앤, 하루하루 사는 것 자체가 열정의 결정체인 앤의 삶을 배우고 싶다.     

⑦ 꿈과 야망을 가지고 계속해서 발전하는 점
"아, 야망을 갖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야. 난 야망이 많아서 참 다행이야. 야망이란 결코 끝이 없는 것 같아. 그게 제일 좋은 점이지. 하나를 이루면 또 다른 꿈이 더 높은 데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니까. 덕분에 인생이 이처럼 재미있잖아."
앤은 정말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다. 꿈을 하나씩 클리어하듯.     

⑧ 멈춰 서서 바라볼 줄 아는 능력
윌리엄 헨리 데이비스의 "멈춰 서서 바라볼 수 없다면"이라는 시를 연상시키는 앤의 삶의 자세. 시험을 코앞에 두고 다들 시험 생각으로 여념 없는 가운데에서도 밤나무 가지에 움트는 꽃눈과 거리 끝에 피어오르는 푸른 안개를 바라볼 수 있었던 앤의 여유로운 자세를 배우고 싶다.     

⑨ 좌절하지 않고 일어서는 회복탄력성
길모퉁이에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말하는 앤. 매슈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마릴라 아주머니의 시력이 감퇴하여 결국 에이번리에 남게 되었지만 그것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길모퉁이에서 새로운 풍경을 찾아 나선다고 생각하는 앤의 회복탄력성을 배우고 싶다.     

⑩ 가족에 대한 사랑
결국 한 가족이 된 매슈와 마릴라 남매에게 좋은 의지처가 되어준 앤. 고아라고 버림받을 위기를 극복하고 매슈와 마릴라 남매에게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든든한 가족이 되어준 앤처럼, 나도 우리 가족에게 든든한 딸, 자랑스러운 누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앤은 이렇듯 무지개빛깔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멋진 숙녀로 성장하였다. 비록 어려서는 고아라고 차별받고 무시 받는 아이였지만 자신만의 긍정성과 성숙함과 재능으로 매력적인 숙녀로 성장한 앤이 무척 자랑스러우며 닮고 싶고 배우고 싶어진다. 위에 열거한 앤에게서 배우는 십계명을 모두 지킨다면 분명 사랑하려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izzie0220/68


태그:#빨강머리앤, #빨간머리앤, #앤셜리, #루시모드몽고메리, #캐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꿈을 심어주고 싶은 선생님★ https://brunch.co.kr/@lizzie0220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