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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항에서 머나 먼 광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전라남도 순천이 고향인 스무 살 준려,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손녀 열아홉 희영, 모두 가나가와 조선학교(神奈川朝鮮中級学校)를 갓 졸업한 재일동포 친구들이다.

영상제작자가 꿈이라며 카메라를 돌려보는 준려, 방탄소년단의 남다른 열성팬 희영 모두 여느 남한 대학생들과 다름 없는 풋풋한 모습이다.   
 
준려와 희영이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 밝게 웃어보이는 준려와 희영 준려와 희영이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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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부터 26일까지 망월동과 전남대학교 등에서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의 주관으로 '재일동포 대학생 광주 역사기행'이 진행됐다. 재일동포 출신의 박영이 영화감독과 조선학교를 졸업한 김준려(리쯔메이관 대학, 1학년), 김희영(죠우치대학, 1학년) 그리고 광주 전남 대학생 총 25명이 함께했다. 이번 행사에서 재일동포대학생들과 한국 대학생들은 광주 5.18 역사를 폭넓게 배우고, 통일을 주제로 함께 교류했다.

외딴 땅 일본에서 조선학교를 다니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마음으로 배우고, 한글이름을 오롯히 지켜온 자랑스런 우리의 동포들. 우익들의 거센 탄압에도 민족의 혈통을 이어나가고자 했던 어리지만 당찬 준려와 희영. 그들의 특별했던 발자취를 따라가보자.

"우리의 소원은 통일" 기쁨의 환영회

통일의 노래를 부르며 뜨거운 박수 속에 시작한 환영회. 어린 티가 채 가시지 않은 준려와 희영이 쑥쓰러운 듯 밝게 웃어보인다. 12년간 조선학교를 다니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워 온 준려는 "증조할아버지가 나고 자란 전라남도는 나의 고향이기도 하다"면서 "조선학교에서 배웠던 광주 5.18의 역사는 아픈 만큼 의미도 깊기에 직접 와서 배우고 알아가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영화와 책을 통해서 광주 5.18을 배웠다는 희영은 "한국의 대학생들과 의미있고 즐거운 소통의 자리를 기대한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작은 간담회에서 준려와 희영이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대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준려와 희영 작은 간담회에서 준려와 희영이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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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조선학교 학생으로서의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은 희영은 "어릴 적 조선학교 교복(한복)을 입고 다니면 일본 시민들의 차가운 눈길을 받아 속상할 때가 많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선학교 고교무상화와 보조금 지원 문제로 시위할 때 우리 재일동포들이 일본 사회에서 차별받는 존재라는 걸 느꼈다"고 답했다.

또, 준려는 "조선학교 학생들이 축구할 때 일본 학생 팀과 경기를 할 때가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심판이 불공정하게 일본팀 편만을 들 때 차별을 느꼈고 화가 났다"면서 "등하교 때는 우익들의 행패와 욕설이 있어 특히 부모님들의 걱정이 컸다"고 전했다.
 
준려의 사진기로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을 찍고 있는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 준려의 사진기로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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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로서 통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희영은 "조선학교 전교생이 생방송을 통해 이번 4.27 정상회담을 보았다. 통일이 가까워짐을 느껴 마음이 뭉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철조망이 없는 3.8도선을 시민들과 함께 걸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준려는 "2000년 6.15 남북공동 선언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어 속상했지만, 이번 4.27 공동선언을 통해 재일동포 사회는 통일에 대한 기대로 축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나가서도 한반도의 통일에 꼭 이바지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망월동과 전남대학교 답사, 광주를 지킨 열사들을 만나다

뜨거운 햇빛에 지칠 만도 했지만, 망월동으로 향하는 희영과 준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여정의 둘째 날에 재일동포 학생들은 광주 대학생들의 인도로 민족민주열사묘역을 둘러본 후 신묘역에 갔다. 그곳에서 항쟁추모탑, 촛대, 군상들과 김경철 민병렬 열사 등의 묘역을 살폈다. 또, 구묘역에서는 백남기, 최현열 열사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5.18 열사 영정사진이 모여있는 추모관에서 설명을 듣는 희영은 눈물을 글썽였다. 국립5·18민주묘지의 518 민중항쟁추모탑 앞에서 준려는 큰절을 올렸다.
 
기록관에 앞에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기록관 앞에서 사진을 찍는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  기록관에 앞에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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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동 추모비 앞에서 한수진(전남대학교) 학생이 열사설명을 하고 있다
▲ 망월동에서 열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망월동 추모비 앞에서 한수진(전남대학교) 학생이 열사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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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동 비석들 앞에서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묵념을 드리고 있다.
▲ 묵념을 하고 있는 김준려 망월동 비석들 앞에서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묵념을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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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를 마치고 희영은 "영화보다 더 한 잔인함에 가슴이 아팠다. 동포들과 함께 광주 5.18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조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학교 후배들에게 광주의 역사를 직접 설명하고 싶다. 5.18 의 역사는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없는 역사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준려는 "시체가 들어갈 묘지가 부족할 만큼 희생자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나의 선조들도 그곳에 묻혀있을 것이기에 분노를 느꼈다"면서 "그러나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것을 넘어,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행동해 나가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전남대학교 학생 열사 추모비를 둘러보고 학생들이 벽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전남대학교 벽화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학생들 전남대학교 학생 열사 추모비를 둘러보고 학생들이 벽화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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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잃은 슬픔을 눈물로 듣다, 오월 어머니들과의 간담회 

"얼굴도 없는 애기가 우리 애기였어, 옷이라도 입혀 보낼 걸…."

광주도청 5.18 기록관 3층에선 광주 대학생, 재일동포들과 오월어머니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어머니들의 말 한 마디에 결국 눈물바다가 되었다. 오월어머니는 광주 5.18 당시 남편 혹은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다.

이들은 5.18 진상규명과 도청 내 건축물 복원을 위해 편치않는 몸으로 매일같이 도청에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5.18 당시 아들을 잃은 김점례, 이근례 오월어머니와 남편을 잃은 박형순 오월어머니와 함께했다.
 
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오월 어머니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오월 어머니 간담회 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오월 어머니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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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열 열사 어머니 이근례 오월어머니가 5.18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다
▲ 권호열 열사 어머니 이근례님 권호열 열사 어머니 이근례 오월어머니가 5.18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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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던 이근례 어머니는 목이 멘 채로 천천히 그날의 기억을 되짚었다.

"우리 아들이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오니까 나가 유골이 있다고 하는 곳은 애기 이름 부르면서 다 돌아다녔어. 27일 날 마침내 우리 아들을 만났는데, 글쎄 얼굴의 살조차 남아있지 않은 거여… 구더기 가득한 그 시체를 부인하려 했지만 결국 우리 아들이었제. 마지막에 옷도 헤 입혀 보내지 못한 게 여태 후회로 남아… 나가 삭발도 단식도 했어. 빨갱이라 해도 죽기 살기로 농성했제. 여느 어머니가 그렇게 아들을 잃고 안 그럴랑가." 

이근례 어머니는 울분으로 가슴을 쳤다. 
 
장재철 열사 어머니 김점례님 오월어머니가 5.18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다
▲ 장재철 열사 어머니 김점례님  장재철 열사 어머니 김점례님 오월어머니가 5.18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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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대학생들과 동포들이 경청하고 있다
▲ 경청하는 재일동포들과 대학생들 오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대학생들과 동포들이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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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아들을 잃은 김점례 어머니는 "우리 아들 죽인 놈들이 도청 사적지를 없애버릴라구두 했어. 나가 그거 막을라구 여기서 농성하러 매일 와, 벌써 4년째여"라고 전했다. 도청 농성은 오는 6월 2일에 1000일째를 맞이한다.

"황교안이 광주 오던 날, 어찌나 화가 났는지 몰러. 우리 애기가 폭도라니, 돈 벌려고 전시회를 한다니... 젊은 학생들이 역사를 이끄는 만큼 정확하게 지난 아픔들을 알았으면 해."
 
광주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오월 어머니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오늘을 밝히는 오월, 진실로! 평화로!" 포스터 광주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오월 어머니와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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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어머니들과 대학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간담회를 마치고 단체기념사진 오월 어머니들과 대학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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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내내 눈물을 보였던 준려는 "내가 사랑해왔던 한국이 자국민에게 그런 짓 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나의 고향은 전라남도이기에, 광주 시민들은 나의 가족이기도 하다"면서 "유가족분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일본에 돌아가서도 5.18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희영은 "많은 광주 시민들이 민주화를 위해 희생했다. 직접 경험했던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큰 고통이다. 우리 동포들과 광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전했다.
 
증조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을 찾아 준려의 고향, 순천을 향하다 

출신을 물으면 도쿄나 나고야를 말하지만, 고향을 물으면 고국땅을 이야기하는 조선학교 아이들. 비록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민족의 뿌리를 잊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의 고향은 늘 한반도에 있었다. 준려의 고향은 바로 '순천'이다. 증조할아버지가 살았던 빛바랜 주소지를 늘 기억하고 있던 준려.

순천 방문 소식에 그는 흥분된 얼굴을 숨기지 못했다. 꿈에서조차 그리워했던 그의 고향 순천, 과연 준려는 할아버지가 살던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전망대에서 준려가 자신의 고향 순천을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다
▲ 전망대에서 순천을 내려다보는 김준려 전망대에서 준려가 자신의 고향 순천을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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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순천에서 조곡동 골목골목을 들어가자 주소지에 기재된 장소에 다다랐다. 그토록 기대했건만,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나버렸을까, 안타깝게도 주소지에 적힌 집을 찾을 수 없었다.

수소문해 물었다. 도로를 넓히는 통에 바로 옆에 있던 준려 할아버지의 집이 헐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자, 준려의 표정에 허망함이 스친다. 터만 남은 주소지를 몇 번이고 서성이던 준려에게 느낌을 묻자 되려 씩씩한 답변이 돌아온다.

"그래도 고향 땅을 밞아 얼마나 기쁘고 벅찬지 모릅니다. 분명 증조할아버지도 여기 이 고향 땅에 다시 오고 싶었을 겁니다."
 
준려의 증조할아버지가 거주했던 집은 허물어지고 넓은 도로가 들어서 있다
▲ 김준려의 증조할아버지가 살았던 집 근처 준려의 증조할아버지가 거주했던 집은 허물어지고 넓은 도로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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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조할아버지가 과거 살아왔던 동네를 거닐어보는 준려
▲ 고향 땅을 처음 밟아보는 김준려 증조할아버지가 과거 살아왔던 동네를 거닐어보는 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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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려는 또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는 고향의 모습을 잊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전망대에서 드넓은 순천도 내려다 보고, 아름다운 낙안읍성도 돌아봤다. 준려는 그 어떤 일정보다도 다신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단의 아픔이 없었더라면 일본이 아닌 이 순천 땅에서 멋진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이라며 쓴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토록 고향 땅을 사랑하는 스무 살 청년을,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낙안읍성에서 희영이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어보이고 있다
▲ 카메라를 향해 웃어보이는 김희영 낙안읍성에서 희영이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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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민속놀이 체험터에서 준려가 제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 제기를 차보는 김준려 낙안읍성 민속놀이 체험터에서 준려가 제기를 체험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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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민속놀이 체험장에서 희영이 그네를 타고 있다
▲ 그네를 타고 있는 김희영 낙안읍성 민속놀이 체험장에서 희영이 그네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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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에서 동포들과 광주 대학생들은 잊지못할 추억을 쌓았다
▲ 낙안읍성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학생들 낙안읍성에서 동포들과 광주 대학생들은 잊지못할 추억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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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문화제에서 시민 합창단이 민중노래를 부르고 있다
▲ 촛불 문화제에서 합창을 하는 시민들 촛불 문화제에서 시민 합창단이 민중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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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촛불 문화제에서 광주 대학생들이 피켓을 들어 올리고 있다
▲ 피켓을 들어보이는 광주 대학생들 토요 촛불 문화제에서 광주 대학생들이 피켓을 들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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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주관으로 늦은 저녁 7시 도청에서 열린 '다시 촛불' 토요 문화제가 재일동포 대학생들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문화제는 전남대와 조선대 동아리 학생들과 민중당, 광주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자유한국당 해체, 황교안 대표의 망언 의원 징계 촉구를 외쳤다. 노래 공연과 율동 등의 순서도 있었다. 

준려는 "이번 집회에 참가하며 한국 정치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한국 정부가 정당한 징계를 통해 바른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시 한번> 촛불 문화제 옆으로 대학생들이 적어내린 포스터가 놓여져 있다
▲ 도청에서 진행된 대학생 촛불 문화제 <다시 한번> 촛불 문화제 옆으로 대학생들이 적어내린 포스터가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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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제 후 각자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동포들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포들 문화제 후 각자의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동포들이 웃음을 터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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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남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함께한 촛불 시위를 마치고 단체촬영을 하고있다
▲ 광주전남 대학생 촛불 문화제 광주 전남 대학생들과 재일동포들이 함께한 촛불 시위를 마치고 단체촬영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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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영과 준려의 광주 기행은 하루하루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 마지막 밤에 이르렀다. 닭볶음탕과 감자탕을 처음 먹어본다며 감탄하는 둘 덕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던 것도 잠시, 또 다시 기약없는 이별을 해야 하는 대학생과 재일동포들이 서로 손을 잡고 울먹이며 하고 싶은 말을 나눴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으로 재일동포의 존재를 알게 된 홍성빈(조선대학교, 1학년)은 "정말 뜻깊고 감동적인 만남이었다. 비록 일본에 살고 있지만 통일 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 문제에까지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며, 나 역시 통일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만남을 통해 나를 포함한 한국 국민들이 북한과 재일동포분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희영은 "재일 동포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용기를 받았다. 또 통일을 함께 노래해 고마웠고, 뜻깊었다. 짧았지만 이번 일정 동안 너무나 즐거웠고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준려는 "우리 조선학교 학생들은 일본 정부와 싸우고 있고, 여기 대학생들은 자유한국당이라는 정당 해체를 위해 투쟁하고 있다. 아무리 꺾여질지라도, 우리는 분명 홀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 바다 넘어 나의 동포이자 가족들이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겠다"라고 전했다.
 
10년 넘게 조선학교에서 우정을 이어온 두 친구가 낙안읍성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순천 낙안읍성에서 포즈를 취하는 김희영, 김준려 10년 넘게 조선학교에서 우정을 이어온 두 친구가 낙안읍성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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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만날 때는 꼭 경의선을 타고 오겠다는 준려, 하나 된 한반도에서 철조망 없는 3.8도선을 함께 걷자는 희영. 비록 아이들은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우리는 통일을 같은 마음으로 그리는 변치 않는 한 동포였고, 한민족이었고, 한 가족이었다.

훗카이도, 도호쿠, 간토 지방 등지에 있는 조선학교 학생들은 일본 우익 집단의 거센 탄압에도 고교무상화와 보조금 지원 문제 해결을 위해 여전히 아베 정부와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태그:#조선학교, #5.18, #제일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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