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날씨답게 쌀쌀한 바람이 분다.
오랜만에 북한산 백운대에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소나무 숲길을 홀로 걷는다. 솔잎 향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이날 산행은 효자비-숨은벽-백운대-백운봉암문-용암문-용암사터-중성문-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순으로 진행했다.
숨은벽으로 가는 길은 밤골에서 올라오는 계곡과 만나는 길에서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북한산의 겨울
숨은벽 능선을 오르기 위해서는 급경사길을 올라야 한다. 가쁜 숨을 쉬며 오르다 보니 몸에서 열이 나며 추위가 사라진다.
나는 철 구조물을 잡고 우회해 숨은벽 전망대에 올랐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이 날은 태양이 백운대 위에 있어 숨은벽 계곡으로 햇살이 내려온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가 숨은벽능선길을 오른다. 겨울바람이 차갑다. 상의 등산복에 달려있는 모자까지 쓰고나니 따뜻하다.
계곡으로 내려가 백운대를 향해 오른다. 계곡을 넘어서니 따스한 햇살이 반갑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으로 점심을 떼운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백운대를 오른다. 평일이지만 꽤 많은 등산객들이 백운대를 오르내린다. 바로 앞에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백운대를 오른다. 맨손으로 철 구조물을 잡고 오르는 모습이 추워보인다.
백운대 정상의 태극기는 오늘도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백운대 태극기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다. 백운대 정상의 넓은 바위에서 등산객들이 컵라면을 먹기도 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기도 한다. 그 앞에는 길 고양이들이 먹을 것을 달라는 표정으로 앉아 있다.
천천히 하산한다. 백운봉 암문을 지나 용암문 방향으로 걷는다. 계단을 오르다 돌아 보면 백운대의 거대한 바위산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게 보인다. 용암문을 지나 북한산대피소(용암사터)의 양지바른 곳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니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중흥사, 중성문을 지나 북한산성 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얼음 아래로 계곡물이 힘차게 소리를 내며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