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 폭염이 가을장마로 잠시 선선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늦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이럴 때는 초록의 숲이 있는 산사나 정원을 찾아 시원함을 느껴보는 것이 좋습니다.
구례는 산사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등 많은 사찰이 있으며 천혜의 자연환경이 보존된 지역답게 지리산정원, 쌍산재 등 숲과 정원이 산재해 있습니다.
폭염과 장마에 지친 몸과 마음을 산사와 정원의 도시, 구례에서 치유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1. 화엄음악제 2018올해로 13회를 맞는 화엄음악제는 고즈넉한 산사에서 은은히 울려 퍼지는 영성음악제입니다. 9월 14일(금) 여는 마당을 시작으로 9월 16일(일) 닫는 마당을 끝으로 2박 3일간 화엄사에서 열립니다. 또한 일 년에 딱 한 번 공개되는 국보 제301호 화엄사 영산회 괘불탱 모사도가 둘째 날인 9월 15일 공개됩니다.
높이가 약 13m, 가로가 약 8m에 달하는 영산회괘불탱은 경배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가치가 큰 화엄사의 대표적인 문화재입니다,
8월부터 10월까지 야간 개방으로 화엄사의 야경은 가을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한낮의 번잡함을 피해 불 켜진 법당에서 예불을 올리는 불자도, 여행의 피곤함을 보제루 마루에서 쉬어가는 여행자도 모두 가을밤 산사의 아름다움에 취하기 충분합니다.
2. 화엄숲길과 연기암산사와 정원의 도시답게 구례는 산사 내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엄사 계곡을 따라 연기암까지 이어지는 왕복 약 4km의 화엄숲길은 가을 단풍으로 물들기 전 마지막 초록숲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풍부한 화엄숲길은 구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책로입니다.
화엄숲길을 천천히 걸어 도착한 연기암은 국내 최대 문수보살상으로 많이 알려진 곳입니다.
화엄사의 원찰로 알려진 연기암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섬진강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S자형 물줄기가 구례읍과 오산 사성암을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3. 천년의 차향이 흐르는 구층암연기암에서 화엄숲길을 되돌아 내려오면 화엄사의 또 다른 암자인 구층암에 이르는데 구층암은 모과나무 기둥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산 모과나무 두 그루와 죽은 모과나무 기둥이 공존하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아담하고 소박한 암자입니다.
구층암을 관리하는 스님께서는 화엄사 주변의 야생차밭을 관리하며 매년 봄에 수확한 찻잎으로 죽로야생차를 만들어 암자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내어주십니다. 구층암 죽로야생차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화엄사 계곡 깊은 곳, 대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슬을 머금고 자란다고 해서 '죽로야생차'라고 부릅니다.
4. 비밀의 정원, 쌍산재구례를 정원의 도시라 부르는 이유는 최근 조성된 지리산정원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마도 비밀의 정원인 쌍산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지역의 고택과 달리 구례 쌍산재는 옛집의 고즈넉한 정서와 숲이 주는 정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고택입니다. 마치 외갓집 할머님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옛집입니다.
현재 쌍산재를 관리하고 있는 오경영씨의 고조부의 호를 빌어 '쌍산재'라 이름을 붙인 서당채는 아름다운 쌍산재의 최고의 포토존입니다. 쌍산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옛집이자 정원입니다.
5. 천상의 화원, 지리산 노고단지리산 3대 주봉인 노고단은 아마도 지리산을 가장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봉우리입니다. 천은사부터 이어진 지리산 일주도로를 지나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하면 노고단 탐방로가 이어집니다. 봄에는 연둣빛 새순이, 여름에는 초록의 신록이 아름다운 노고단 탐방로는 이제 가을 단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고단 정상까지 이어지는 탐방로는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 이어집니다.
1507m의 노고단은 원래 이름은 길상봉으로 국태민안을 위해 지리산 산신에게 제사를 지냈던 곳입니다. 천상의 화원인 노고단 정상 부근을 가기 위해서는 탐방 예약을 해야 합니다.
6.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촬영지, 천은사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찾는 천은사는 화엄사보다는 소박하고 아담하며 연곡사보다는 다양하고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특히 일주문을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수홍루는 천은사 최고의 풍경을 자랑합니다.
천은사 극락보전은 드라마에서 자주 비치는 법당으로, 구동매(유연석 분)이 애절한 독백을 한 곳이며 고애신(김태리 분)이 선교사의 장례를 부탁하는 장소로 묘사되었습니다.
천은사 계곡을 따라 이어진 소나무 숲길은 구례 숲길 중 최고의 숲길입니다. 약 700m의 짧은 숲길이지만 포장되지 않은 흙길에 낙엽이 쌓여 푹신한 길이 옛 시골길의 정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편백나무 보다 월등히 많은 피톤치드를 내뿜는 소나무가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고 계곡물이 흐르며 일으키는 계곡 바람이 걷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해 줍니다.
산사와 정원(숲)이 어우러진 구례에서 가는 여름과 오는 가을을 함께 즐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구례에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