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스트시즌 10장의 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매우 치열하게 격돌하는 내셔널리그(이하 NL)와 아메리칸리그(이하 AL) 덕분에 점점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미국 프로야구(MLB)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AL은 다시 돌아온 보스턴과 양키스의 1위 경쟁과 함께 최근 비교적 약팀이라 불렸던 서부지구의 오클랜드와 시애틀이 무서운 기세로 와일드카드와 휴스턴의 지구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더군다나 NL은 세 지구 모두 1~2위가 단 3경기도 차이가 나지 않고 와일드카드 2자리를 놓고 무려 7~8팀이 경쟁하고 있어 매경기가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킨다.

치열한 경쟁 속에 리그의 10년을 책임져줄 슈퍼스타들의 성적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 2012년과 2013년의 NL MVP이자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료로 활동하는 버스터 포지와 앤드류 맥커친은 30줄에 접어든 뒤 전성기급 성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영 3회, MVP 1회 수상 경력의 클레이튼 커쇼(LAD)도 올 시즌 부상 여파 때문인지 구속이 점점 줄어 아직까지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또 2010년 사이영상의 주인공인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SEA)는 8승-10패 5.74ERA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내며 결국 불펜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는 중이다.

수상 시기를 최근으로 줄여봐도 이 현상은 두드러진다. 2015년의 MVP 듀오인 브라이스 하퍼(WSH)와 조쉬 도날드슨(TOR)은 팀과 개인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퍼는 홈런 28개(NL 공동 3위), 90볼넷(NL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전반기 타율 .211로 바닥을 쳤으며, 팀도 애틀란타와 필라델피아에 뒤진 지구 3위에 머무르고 있다. 도날드슨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 부상에 부진까지 겹치며 36경기 5홈런 .234로 엔카나시온과 바티스타가 빠진 타선의 리더가 되지 못하고 팀도 52승-64패로 추락하고 있다.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과 리그 MVP에 빛나는 크리스 브라이언트(CHC)도 부상으로 현재 76경기만 소화한 채 11홈런 44타점 .854OPS로 특급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2018시즌 MVP와 사이영상 유력 후보에 오르는 선수들 중엔 새 얼굴들이 많다. 먼저 AL MVP는 건재한 마이크 트라웃과 함께 보스턴의 무키 베츠와 J.D. 마르티네즈, 클리블랜드의 호세 라미레즈&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언급되고 있다. 작년 MVP 3위의 라미레즈는 올해도 34홈런 27도루 7.7fwar를 기록, 모두 전체 TOP 2 안에 들어가는 엄청난 성적을 남기고 있다. 린도어는 29홈런 19도루 99득점 6.8fwar를 라미레즈와 함께 타선을 이끌고 있으며, 보스턴의 영입생 J.D. 마르티네즈는 연봉 23.75M이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으로 현재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를 노리고 있다(37홈런-104타점).

올해도 MVP 투표 최상위권을 유지할 마이크 트라웃(30홈런 21도루 1.083OPS 7.6fwar)도 대단하지만, 2년 전 경험한 2위의 설움을 풀려는 무키 베츠의 페이스도 무척 뜨겁다. 최근 시즌 첫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그는 27홈런 23도루 .351/.439/.669로 타율과 장타율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AL MVP는 그나마 항상 MVP 순위권에 들어왔던 선수들이 여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NL MVP는 정말 미로 속에 빠져있는 상태이다. 먼저 작년 MVP 지안카를로 스탠튼(NYY)은 AL로 이적했고, 2~3위인 조이 보토(CIN)와 폴 골드슈미트(ARI)도 지난 시즌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4위의 놀란 아레나도가 올 시즌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팀 동료 찰리 블랙먼이 부진하고 있는 올해, 29홈런 82타점 .307 4.8fwar로 작년의 4위를 딛고 개인 최고 순위를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중부지구의 두 내야수들이 말릴 수 없을만큼 폭주하고 있다.

먼저 지구 선두 컵스의 하비에르 바에즈는 리조와 브라이언트가 주춤하고 있는 팀 타선의 중심에 있다. 113경기 25홈런 19도루 89타점 .295 .906OPS를 기록하며 NL 홈런&도루 7위, OPS 6위, 타점 1위에 올랐고, 개인 첫 20홈런-20도루와 30홈런을 노리고 있다. 출루율이 .328으로 다소 아쉽지만 그의 주루 센스와 안정적인 수비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

그리고 상승세인 카디널스의 톱타자 맷 카펜터는 시즌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게 타율이 1할대에 그쳤었다. 5월 중순에 .140까지 떨어졌던 타율은 현재 .278로 거의 2배나 뛰어올랐다. 특히 5월 15일 이후 97안타 29홈런 52타점 .331/.431/.720의 성적으로 대폭발하고 있는 그는 단숨에 NL 홈런(32), 장타율(.595), fwar(4.9) 부문 리더가 되었다. 타점이 65점으로 다소 떨어지지만 이는 그가 1번 타자로 나오기에 어쩔 수 없다. 카펜터는 2013년에 MVP 4위에 오른 적이 있고, 바에즈는 아직 한 표도 받지 못했다.

AL 사이영은 여전히 크리스 세일(BOS)과 저스틴 벌렌더(HOU), 코리 클루버(CLE)가 여전한 가운데, NCAA의 원투펀치 출신이면서 사이가 좋지 않은 게릿 콜(HOU)과 트레버 바우어(CLE)가 레이스에 가세했다. 세일이 2.04ERA(1위), 207K(공동 2위), 피안타율과 WHIP 모두 AL 1위를 기록해 올해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작년 수상자인 클루버는 14승-2.74ERA, 2011년 MVP인 벌렌더는 11승-2.50ERA로 여전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세일에 비교하면 다소 가능성이 커보이지 않는다.

게릿 콜의 AL 적응기는 길지 않았다. 첫 5경기 연속 QS+(7이닝 2실점 이하)를 기록했고, 첫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을 잡았다. 최근 다소 기세가 꺾였으나, 10승-2.75ERA-207K로 팀의 최강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세일의 진짜 상대는 트레버 바우어이다. 선발투수 중 가장 많은 25경기에 출전한 그는 벌써 166이닝(1위)을 소화했고 탈삼진도 214개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12승-2.22ERA-5.9fwar은 각각 리그 6위, 2위, 1위이다. 현재 페이스대로 간다면 크리스 세일과 트레버 바우어의 양강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세일은 6년 연속 사이영상 TOP 6지만 수상은 한 번도 하지 못했고, 바우어는 바에즈와 마찬가지로 표를 얻지 못했다.

NL 사이영상은 2.28ERA의 맥스 슈어저(WSH)의 3년 연속 수상이 유력하다. 현재 15승-161.2이닝-216K, 피안타율(.182), WHIP(0.90) 모두 NL 1위이다. 3년 연속 탈삼진 타이틀에 커리어 4번째 다승 타이틀에 앞서갔지만, 팀이 아직 그를 못 따라가고 있다(60승-57패).

하지만 그를 조용하고도 암울하게(?) 추격하는 자가 있으니 바로 메츠의 고독한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이다. 1.77ERA로 현재 ML 유일한 1점대 투수이고, fwar도 5.8로 세일과 슈어저를 모두 제쳤다. 탈삼진도 183개로 NL 공동 2위, WHIP 2위, 이닝과 피안타율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단 6승에 그치고 있다. 등판할때마다 매번 최소 QS는 해내고 있지만 최근 2개월여 만에 6승째를 따냈다. 그만큼 팀 성적도 안 따르고, 개인 승운도 없는 상태이다. 오죽하면 한 의사가 '메츠팬은 정신과 치료 무료'라는 웃픈 말을 하기도 했다.

현재 최소 승수 사이영상 수상자(선발투수 한정)는 아까 언급한 2010년 13승의 펠릭스 에르난데스이다. 하지만 10승도 못할 분위기의 디그롬이 만약 슈어저를 제치고 사이영상을 수상한다면 이 기록이 8년 만에 깨지는 것이다. 디그롬이 1점대 ERA를 수성할지 아니면 10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가 시즌 관전포인트 중 하나이다. 디그롬 외에는 애런 놀라(PHI)가 13승-2.28ERA-154이닝 모두 NL 2위에 오르며 수상 가능성은 낮지만 생애 첫 사이영상 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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