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감독의 암 진단 소식을 전하는 CNN

세비야 감독의 암 진단 소식을 전하는 CNN ⓒ CNN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세비야는 많은 여행객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다. 이슬람 풍과 대항해 시대의 건축물이 함께 어우러져 발산하는 자태가 눈부실 정도.

물론 세비야의 아름다움은 '도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축구 클럽' 세비야FC는 도시만큼이나 '아름다운 축구'를 펼치기로 유명하다.

역습과 거친 파울로 상대를 제압하는 여타 팀들과는 달리 세비야는 오랜 세월 동안 세밀하고 정확한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는 전통의 플레이스타일로 승리를 추구한다.

지난해까지 유로파 리그 3연패(2013~2014, 2014~2015, 2015-2016)의 대업적을 이룩했던 세비야는 올 시즌 FC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 AT마드리드 등에게 밀려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축구를 고수한다.

세비야 팬들은 구단의 지지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아름다운 축구를 펼치는 선수단에게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며 그들의 활약을 독려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축구를 펼치던 세비야에 최근 가슴 아픈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지난 7월부터 세비야의 '뷰티풀 사커'를 계승하고 있는 에두아르도 베리조(48, 아르헨티나) 감독이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CNN 등 주요외신들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베리조 감독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며 조만간 수술을 받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감독들은 엄청난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때문에 각종 병마에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고, 이로 인해 감독직에서 씁쓸히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때 FC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았던 티토 빌라노바 감독도 재임 시절 암(귀밑샘 종양)에 걸려 씁쓸히 물러나야 했고, 끝내 운명까지 달리하며 많은 축구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베리조는 강한 사람, 우리는 그를 기다릴 것이다"

세비야는 지난 22일 홈구장 라몬 산체스 스타디움에서 리버풀FC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경기를 펼쳤다.

이 날 세비야는 전반에만 3골(피르미누 2골, 사다오 마네 1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패배가 유력시됐던 세비야는 후반 경기 시작과 함께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더니 3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천금 같은 동점골을 넣은 귀도 피사로(아르헨티나)는 베리조 감독 곁으로 달려가 진한 포옹을 나눴고, 필드에 있던 선수들도 감독 곁으로 다가가 얼싸안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에 따르면, 베리조 감독은 전반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모인 라커룸에서 자신의 암 진단 소식을 선수들에게 알렸다.

이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몇몇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눈물을 흘렸고, 암 진단에도 불구하고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베리조를 위해 '절대 지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한다.

한편, 챔피언스리그 경기 하프타임에야 감독의 암 진단 소식을 듣게 된 세비야 구단은 베리조 감독의 건강 호전을 위해 최일선으로 지원하고 끝까지 그의 지휘봉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세 카스트로 세비야 구단주는 24일 스페인 현지 라디오 채널에 직접 출연해 "베리조 감독은 강한 사람"이라며 "우리 구단은 베리조 감독의 치료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칠 것이고, 그가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비야 구단과 2019년 7월까지 계약을 맺은 베리조 감독도 24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암 치료를 받고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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