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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7 15:48최종 업데이트 17.11.17 15:48

우리는 몰랐고, 최순실은 알았던 ODA

[시민, 네팔 개발협력 현장에 가다 ①] 우리는 왜 네팔로 갔나

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는 (재)바보의나눔 '공익활동 지원사업'으로 공적개발원조(ODA)의 납세자인 시민이 직접 해외 현장을 감시하는 '시민현장감시단'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르완다에 이어 올해는 네팔에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활동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현지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시민들의 눈으로 본 현장은 어떤 모습인지 그 생생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기자 말

가지런히 두 손을 모아, 미소를 띤 얼굴을 살짝 숙인다. "나마스떼"(Namaste)라고 인사를 건네면, 누구도 낯설어하는 기색 없이 우리의 손짓과 눈길을 따라 "나마스떼"라고 답한다.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인사합니다'라는 뜻을 가진 네팔의 인사는 부드럽고 온화했으며, 거룩했다. 네팔 사람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공통적인 느낌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히말라야의 품처럼 넉넉하고, 거대한 기운이 흐르는 네팔로 향했다.

격변의 세월을 견뎌온 네팔

 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불탑으로 알려진 네팔의 보우더나트(Boudhanath)
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불탑으로 알려진 네팔의 보우더나트(Boudhanath) ⓒ 발전대안 피다

힌두교를 국교로 하는 네팔은 지난 2007년, 238년간 지속해온 왕정을 폐지하고 연방민주공화국으로 새롭게 거듭났다. 그동안은 왕정을 상대로 봉기한 공산 반군의 영향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었지만 2006년 반군과의 평화협상 이후 2014년 연방제를 채택한 헌법을 공포하면서 올해 5월, 20년 만에 지방선거를 실시했다. 5만 명이 넘는 입후보자가 등록하고, 3개 주 283개 지역구에서 시장과 부시장 등을 선출하며 민주주의의 기초를 닦아나가고 있다.

2015년에는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고, 삶의 터전과 문화유산이 파괴되는 등 국가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무너진 일상을 회복해나가는 중이다. 한국 정부와 여러 NGO들도 네팔 사람들이 지진의 고통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구촌을 위해 4만원을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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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낸 후원금으로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NGO들도 많지만, 매년 국가에 내는 세금 중 일부도 지구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고 있다. 이를 국가 간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원조인 '공적개발원조', 줄여서 흔히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라고 한다. 

"6.25 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주는 나라가 됐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한국은 사실 ODA 규모 면에서는 그리 떳떳하지 않다. 국민총소득 대비 ODA 비율(ODA/GNI)이 0.14%로 OECD 회원국 평균인 0.32%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제규모를 생각한다면 절대적인 금액 자체가 매우 적은 수준이다.

물론 한국 정부도 2020년까지 0.2% 달성 목표를 세우고 매년 2000억 원 이상씩 증가시키고 있어 올해 ODA는 2조7286억원, 내년에는 3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를 1인당 금액으로 나누면 한 사람이 매년 4만2000원 정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시민들은 몰랐지만 최순실은 알았다, 감시의 사각지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급조한 ODA 사업 '코리아에이드(Korea-Aid)'의 차량. 사업추진과정에 최순실, 미르재단 등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계기로 급조한 ODA 사업 '코리아에이드(Korea-Aid)'의 차량. 사업추진과정에 최순실, 미르재단 등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문화홍보원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세금으로 이뤄진 ODA가 목적에 맞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2017년 현재 ODA를 시행하는 곳은 지자체를 포함해 총 42개로 너무 많은 부처, 기관에 분산돼 있어 이를 제대로 감시하는 주체가 없다. 또, 대부분 해외에서 쓰이는 데다 공개되는 정보도 극히 일부이고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난해 최순실은 이러한 빈틈을 정확히 알고 악용했다. 미르재단을 통해 한식과 K-POP을 홍보하는 정체불명의 ODA 사업 '코리아에이드'(Korea-Aid)를 추진했을 뿐 아니라, 700억 원 규모 'K타운 프로젝트'에 본인의 대행사를 끼워 중간에서 이익을 챙기려 했다. 나아가 외교부 산하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이사장 인선에도 개입했다.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위해 쓰여야 할 돈이 한 개인을 배불리는 데 이용된 것이다.

내가 낸 ODA가 어떻게 쓰이는지 보러, 시민이 직접 간다

 시민현장감시단이 네팔 현지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시민현장감시단이 네팔 현지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 발전대안 피다

그렇다면 ODA가 제대로 잘 쓰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여름, 6명의 한국 시민들은 우리가 낸 세금이 정말 현지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현지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 2주간 네팔에 다녀왔다.

이들은 시민이 직접 개발현장을 감시한다는 일명 '시민현장감시단'의 이름으로 한국 ODA 자금으로 건립한 네팔의 기술훈련센터와 수력발전소,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을 방문해 잘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또, 네팔 현지 마을주민들과 청년단체를 만나 ODA뿐 아니라 한국 NGO들의 비윤리적인 모금·홍보 방식에 대한 생각들도 나눴다.

네팔 사람들과 둘러앉아 한바탕 수다의 장을 펼치고 나니, 사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은 그리 다르지도, 거창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네팔 사람들의 믿음처럼 개인의 존재와 삶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을 꽃피우는' 한국 원조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

* 네팔 시민현장감시단의 활동내용을 담은 다큐를 상영하고, 다녀온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는 다큐콘서트를 11/25(토) 오후 2시, 종각 마이크임팩트 살롱E룸에서 개최합니다. 관심있는 누구나 참석 가능합니다.
* 관련 사이트 : http://pida.or.kr/221136330808


#ODA#네팔#발전대안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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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대안 피다(구 ODA Watch)는 시민들과 함께 '개발'을 넘어 '발전'을 고민하고, 국내의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개발을 '감시'하며 '대안'을 찾아가는 시민사회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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