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IS] 2화 캡처 죽은 기자가 남긴 사진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공안 기동 수사대팀

▲ [CRISIS] 2화 캡처 죽은 기자가 남긴 사진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공안 기동 수사대팀 ⓒ KTV


18일 <CRISIS 공안 기동 수사대 특수반(이하 CRISIS)> 2회에서는 아동 매춘, 청부 살인에 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사회적인 약자와 강자의 관계, 권력자들의 민낯을 속속들이 보여주었다. 힘있는 사람들이 고용한 청부업자도 등장해 세상의 어두운 일면을 묘사했다. 다소 무거운 주제들로 스토리를 전개한 드라마<CRISIS>는 관동지방 11. 2%, 관서지방 15,8% (비디오리서치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리스'를 찾아라!

이번 회는 제보자가 죽으면서 남긴 말인 '아리스'를 단서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주인공 사부로 타마루(니시지마 히데토시)에게 몰래 만날 것을 제안한 프리랜서 기자 후루가키 신이치로는 주인공 바로 앞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국가 위기와 관련해 긴급한 제보가 있다고 연락을 해왔던 터였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마지막으로 '아리스'라는 말을 내뱉고는 숨을 거둔다. 2회에서 특수반은 이 수수께끼의 해답을 찾기 위해 비밀리에 조사를 시작한다.

극이 중반에 이르기 전까지 '아리스'의 의미는 철저히 베일에 감춰져 있다. 교토, 이와테에 있는 지역명인지 테러리스트의 이름인지 사건은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아리스'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증은 더해만 간다. 마침내 정보분석가인 레이 오야마가 남겨진 사진을 분석해 장소를 찾아내고, 주인공 이나미(오구리 슌)과 타마루(니시지마 히데토시)의 탐문 수사로 결국 '아리스'의 의미도 밝혀진다.

정의 실현과 현실 타협 사이에서

'아리스'는 여자 아이 이름이었다. 고등학생 나이대의 청소년으로 다른 점이 있다면 학교에 가지 않고 매춘을 한다는 것. 드라마 속 어린 소녀는 중환자실에서 호흡기에 의지한 채 조금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지만 이를 둘러싸고 매춘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청부업자를 고용해 살해를 시도한 정치인들의 추악한 모습들이 드러난다. 정치인, 유명 정치 평론가, 언론계 간부들까지 관련된 매춘은 성매매를 한 어린 사람에 의해 세상에 밝혀지려다 다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다.

극 중 사부로 타마루는 이를 세상에 알리려던 기자가 살해 당하고 청소년이 더러운 권력자들의 성 노리개가 됐다는 사실이 명확해지자 자신이 소속된 경찰청 경비국장에게 찾아간다. 하지만 상관은 거대한 권력과 맞서기보다 타협을 하라고 권한다. 어차피 기자 살해 사건은 독극물이 몸에 남아 있지 않아 급성 심근경색으로 자연사 처리되었고, 증거가 없다. 청소년 매춘 건은 사회적 약자인 소녀에게 유력 정치인이 돈을 대주지 않으면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어 병원에서 쫓겨날 거라고 설득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주인공이 지금까지 배운 대로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 혼자만의 만족을 좇는 것이라며 충고한다. 결국 한 소녀의 인권과 생명은 권력 앞에, 자본의 힘 앞에 굴복한다.

[CRISIS] 2화 캡처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누워있는 아리스

▲ [CRISIS] 2화 캡처 의식불명으로 병원에 누워있는 아리스 ⓒ KTV


현실과 타협할 것인가

드라마는 이야기를 끝낸 뒤에도 '그래도 정의를 부르짖을 것인가, 아니면 주인공처럼 현실과 타협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실제 이런 문제들은 끊이지 않고 존재해왔기 때문이다. 많은 소녀들 혹은 여성들은 힘이 있는 자들에 의해서 성희롱, 성폭력을 당했어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합의를 요구 받고 심지어 강요 받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최근 명문대 교수가 학생을 성폭행한 사건만 봐도 그렇다. 국가 권력은 사건의 진상을 수수방관하고, 가해자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처럼 타성에 젖어 돌아가고 있는 더러운 순환의 고리를 드라마 주인공처럼 끊어놓지 못한다면 피해자만 고통 받을 뿐이다. <CRISIS>의 어린 소녀 아리스처럼.

누구를 위한 타협인 걸까. 아리스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병원에서 잠만 자고 있을 뿐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 게재
CRISIS 공안기동수사대 오구리슌 니시지마히데토시 아라키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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