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은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과 관련해 "국정화가 강행될 경우, 교육부장관(이준식)의 국회 출석 금지 및 해임 추진, 나아가 교육부 폐지 등의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교육부가 전달한 국정 역사교과서를 공개하면서 "외형은 뽀대나게 좋게 나왔지만 모두가 우려했던 대로 '친일파'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표현하며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정 교과서가 이승만·박정희 정권에 대한 지나친 미화 등 편향된 역사관으로 기술해 학계와 현장의 극심한 반발이 우려된다"며 "이같은 (정부의) 행위는 불난집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정밀검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보다 더 정밀하게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검토할 것"이라며 "그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거듭 국정 역사교과서 취소를 요구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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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 “친일파 단어 삭제, 임시정부 정통성 부정, 이승만·박정희 정권 미화…불난 집에 기름 끼얹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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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누리과정 예산 역시 박근혜 정권의 적폐해소 차원에서 반드시 이번에 마무리돼야 한다"며 "정세균 국회의장은 가장 합리적 평가를 받는 특별회계법률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적정 예산을 반드시 계상해 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국정교과서는 많은 반대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밀어붙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모인 학생들도 국정교과서 철회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철회해 바른 역사의 길을 열기 바란다"며 교육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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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에 열린 시민단체 기자회견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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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계기로 다시 반대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전교조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바로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국회 교문위 소속 야당의원들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공개된 국정교과서의 문제점으로 "집필진 7명 중에 현대사 전공자는 없었고, 4명이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나 '교과서포럼'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남은 2명 역시 교학사 교과서 찬성자거나 '5.16 군사혁명'을 주장한 사람들로,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집필진으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무장독립운동 축소 서술, 4·3항쟁 왜곡 서술, '대한민국 수립'으로 서술해 임시정부 법통 부정, '한일 회담' 등 박정희 정부의 정책과 독재 미화, 재벌 미화, 위안부 피해자 문제 은폐, 축소, 정부의 노동운동 탄압 사실 관계 왜곡, 노태우 정권을 민주정부 반열로 승격 등을 꼽았다.

더민주당는 이날 당내에 국정교과서 저지 특위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유은혜 의원을 선임했다. 유 의원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공은 포장하고 과는 축소시키는 내용들이 확인됐다"며 "내일 바로 특위 회의를 진행해 관련 대응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원내부대표도 "애초부터 이 교과서는 탄생해서는 안되는 교과서였다"며 "국정교과서는 오직 박근혜 대통령이 자기 부친의 친일행적을 역사에서 지워내려는 사적 욕망이 만든 교과서다. 국정교과서는 사유화된 권력이 만든 괴물 교과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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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28일 공개된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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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주요사항 “역사교과서는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하여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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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28일 공개했다.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역사교과서는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하여 개발했다"고 설명했고,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특정 이념으로 치우친 편향성을 바로 잡고, 실사구시의 자세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정교과서와 관련해 "철회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고, 교육부와 청와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