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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조형물 제막식에 참석한 유가족. 오른쪽부터 여동생 임경화, 남동생 임종철, 부인 이연순, 그리고 장녀 임수연(왼쪽에서 두 번째) 남편과 딸.
 임종국 조형물 제막식에 참석한 유가족. 오른쪽부터 여동생 임경화, 남동생 임종철, 부인 이연순, 그리고 장녀 임수연(왼쪽에서 두 번째) 남편과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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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문제 연구의 선구자인 재야 사학자 임종국 선생 27주기 추모식 및 조형물 제막식이 13일 오후 2시 천안 신부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제막식에는 임종국 선생의 부인 이연순 여사와 남동생 임종철 전 서울대 교수, 여동생 임경화 여사, 선생의 장녀 임수연씨와 가족이 참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함세웅 신부와 임헌영 소장,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회장과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양승조 국회의원, 임정 국무위원 동암 차리석의 아들 차영조 선생을 비롯해 민족문제연구소 회원과 천안시민 2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추모사를 하고 있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추모사를 하고 있는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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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막식에선 임종국 선생이 타계하기 1년 전인 1988년 임헌영 소장과 진행한 CBS라디오 대담 프로그램 <오늘을 생각하며>에서의 육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선생은 대담에서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근본 원인은 친일파를 등용한 미군정과 친일파 청산세력을 빨갱이 공산당으로 내몰면서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독재자 이승만에게 있다고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임종국 선생과 대담을 나누었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추모사에서 "임종국 선생 조형물 건립에 참여한 수많은 분들을 통해 친일파가 청산되고 있음을 본다"면서 "천안시민들이 임종국 선생의 정신을 살린 이 공원을 독립정신을 살리고 다지는 역사공원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임종국 선생 조형물을 충남지역 학생들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임종국 선생 조형물을 충남지역 학생들의 역사교육 현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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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친일파가 단상에서 상과 훈장을 주고 독립군과 후손들이 단하에서 상과 훈장을 받던 치욕의 역사를 이제는 씻자"면서 "충남 지역 학생들이 임종국 선생 조형물을 찾도록 하겠다. 그래서 민족정기와 역사를 가르치는 현장으로 삼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습니다.

또한 양승조 의원은 "(천안시의 부지제공 유보로) 존경하고 받들어야 할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 제막식을 기분 좋게 하지 못하게 되어 죄송하다"면서 "제막식을 계기로 민족정기와 친일청산 정신을 높이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습니다. 양 의원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천안의 자산인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이 빛날 수 있도록 주변 조성 등을 해줄 것을 천안시에 촉구했습니다.

천안시에 신부공원을 민족문화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이용길 추진위원장.
 천안시에 신부공원을 민족문화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이용길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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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 이용길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부지 제공 관련해) 역사의식도 없이 이중 잣대를 들이댄 천안시장과 담당공무원들에게 실망과 유감을 전한다"면서 구본영 천안시장에게 "평화의 소녀상과 임종국 선생 조형물이 세워진 신부공원을 민족문화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임종철 전 서울대 교수는 유족 인사를 통해 "형이 1966년 펴낸 <친일문학론>은 지배계급의 백안시와 지식인들에게 무관심을 당했다"면서 "친일문제를 파헤치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으려는 형의 노력은 외로운 투쟁이었다. 그런데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해 여러분들의 노고로 조형물이 만들어져 감격스럽다. 지하에 계신 형도 기뻐하실 것이다. 모금에 동참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장병화 회장은 임종국 조형물 건립에 공을 세운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 전훈진 집행위원장, 김영수 천안시의원, 역사 독립군 임종국 작가 조호진 시인 등 3명에게 공로패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모금된 1억2천만 원 중 조형물 제작비 등의 비용을 제외한 잔액은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에 전하기로 했습니다.

"청와대에서 굿판하지 않았다? 이보다 더한 굿판이 어디 있나!"

천안 신부공원 임종국 조형물 개막식에서 시국강연을 하고 있는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천안 신부공원 임종국 조형물 개막식에서 시국강연을 하고 있는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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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이자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인 함세웅 신부는 이날 임종국 선생 추모 및 시국강연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을 준 2009년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 1과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권력을 휘두른 나라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비판하면서 "BBK 주가조작 사기범인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무혐의 처리하면서 대통령으로 만든 나라, 무혐의 처리를 한 최재경 전 인천지방검찰청 지검장을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나라의 상황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함 신부는 이어서 "새누리당은 독재와 부정부패로 나라를 망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과 같은 무리이자 친일파의 뿌리인 정당"이라면서 "나라를 팔아먹어도 깨지지 않을 것이란 박근혜에 대한 철벽 지지율 30%를 깨트려 준 최순실이 감사하다. 역사의 은총이 시작됐으니 다시는 거짓된 자들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함세웅 신부는 "5천만 민족이 깨어나서 친일잔재, 독재?유신잔재를 청산해 아름다운 민족공동체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함세웅 신부는 "5천만 민족이 깨어나서 친일잔재, 독재?유신잔재를 청산해 아름다운 민족공동체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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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 신부는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굿판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최태민과 어울려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그 딸 최순실의 조종을 받으면서 벌인 굿판보다 더한 굿판이 어디있냐"면서 "대통령 체면 때문에 사법처리를 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퇴진시킨 뒤에 시민 박근혜를 조사하면 된다. 시민 박근혜는 감옥에 가서 속죄하길 바란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구속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함 신부는 끝으로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 100만의 시민이 모였다. 이제는 200만, 500만, 5천만 민족이 일어나 깨어나서 친일잔재와 독재․유신잔재를 청산해 아름다운 민족공동체를 만들자"면서 "천안에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을 만들어 졌으니 남북통일을 이룬 다음에는 평양에도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이 만들어지길 기도하겠다"는 말로 시국강연을 마쳤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작가가 제작한 임종국 흉상

임종국 조형물 제막식 현장.
 임종국 조형물 제막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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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역사 독립군 3626명이 부활시킨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나, 둘, 셋~ 하얀 천이 벗겨지면서 친일문제 연구에 목숨을 바친 재야 사학자 임종국 선생의 굳건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임종국 조형물에 대해 설명하는 '평화의 소녀상'의 김서경-김은성 부부 작가.
 임종국 조형물에 대해 설명하는 '평화의 소녀상'의 김서경-김은성 부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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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신부공원에 건립된 임종국 선생 조형물.
 천안 신부공원에 건립된 임종국 선생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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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석 등의 재질로 만들어진 임종국 조형물은 가로 4.5m, 세로 3m, 높이 4.2m 크기로 지난해 신부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은성 부부 조각가가 만들었습니다. 역사의 산처럼 표현된 임종국 선생의 흉상 배경에는 역사 레지스탕스 임종국 선생의 강렬한 팔과 꼿꼿한 펜이 검은색 조형물로 표현됐습니다.

임종국 조형물.
 임종국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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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선생 조형물 하단에는 시인이자 서예가 김성장 전 옥천여중 국어교사가 임종국 선생의 '영광의 기록만이 역사는 아니다'라고 쓴 글이 새겨졌습니다. 오른쪽 측면에는 임종국 선생의 유고를 고(故)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가 생전에 썼던 글로 새겼습니다.

임종국 조형물.
 임종국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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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한 일제하의 행위가 문제가 아니라 참회와 반성이 없었다는 해방 후의 현실이 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한 발본색원의 광정(匡正)이 없는 한 민족사회의 기강은 헛말이다. 민족사에서 우리는 부끄러운 조상임을 면할 날이 없게 되는 것이다."

임종국 조형물
 임종국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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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이 바친 꽃다발과 임종국 조형물.
 유가족이 바친 꽃다발과 임종국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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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선생 조형물 뒷면에는 모금에 참여한 역사 독립군 3626명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졌습니다. 그리고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 명단과 조형물 건립 과정과 취지의 글이 새겨졌습니다. 역사 독립군 임종국 선생이 부활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역사의 산으로 우뚝 솟은 선생의 정신과 유업을 받들어 친일청산과 역사정의의 나팔을 크게 불면서 전진해야 합니다.

"친일문제 연구의 선구자 임종국 선생(1929~1989)의 실천적 삶과 학술 업적을 널리 알리고 후세에 전하고자 시민들의 소중한 정성을 모아 이 조형물을 세운다. 선생은 1965년 국민적 반대 속에 굴욕적인 한일협정이 체결되자 우리 근현대사 왜곡의 근본 원인이 과거사 청산의 부재에 있음을 직시하고 반민특위 와해 이후 금기시되고 있던 친일파 연구에 착수했다. 1966년 <친일문학론>을 발표하여 한국사회에 충격을 던졌으며, 그 외에도 문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역작들을 남겨 한국지성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선생은 천안에 은거하면서 가난과 병고에도 굴하지 않고 필생의 과업인 <친일파총서> 편찬을 추진하다 1989년 11월 12일 시대의 과제를 후학들에게 남긴 채 6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선생의 유업을 계승한 민족문제연구소와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많은 이들이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2016년 7월 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모금운동을 전개하였으며 역사정의의 실현을 희구하는 시민 3626명이 참여하여 건립에 이르게 되었다.

수많은 항일애국지사들을 배출한 독립정신의 성지이자 임종국 선생이 '친일청산'의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고 현재 선생의 유택이 모셔져 있는 이곳 천안에 세워진 이 조형물은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김운성씨가 제작하였으며, 온갖 역경 속에서도 금단의 역사를 파헤친 선생의 굳은 의지와 헌신을 표현하고 있다."

2616년 11월 13일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

고문 구본영 김삼웅 김성헌 김영호 김지철 박완주 복기왕 양승조 윤경로 이해찬 임경화 임헌영 장병화 전종한
자문 김순흥 김영수 김용기 김재광 김종선 박성필 박성호 박용진 심상정 양수철 여인철 유희종 이순옥 이윤기 이윤상 이충렬 장명진 전재진 정한구 최만정 최영봉 최종진 홍소연
추진위원장 이용길 집행위원장 방학진 전훈진 집행위원 김병구 김용자 전혜리

임종국 조형물 제막식을 마친 역사 독립군들의 기념촬영.
 임종국 조형물 제막식을 마친 역사 독립군들의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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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안 신부공원, #임종국 조형물, #제막식, #친일청산, #임종국선생조형물건립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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