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2천 여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2천 여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화물연대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곤경에 처한 정부는 즉각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화물연대 파업 옥죄기에 나섰다. 화물연대는 물러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0시부로 총파업을 시작한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부산 북항과 신항, 경기도 의왕ICD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행동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사항을 살펴보면 도로법을 개정해 과적을 하는 화주도 처벌해 과적을 근절해달라거나, 고질적인 저운임 제도를 개선할 표준운임제를 도입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2003년 화물연대가 첫 파업을 벌인 이래 지금껏 큰 틀에서 변함없이 주장하고 있는 핵심 요구사항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화물연대와 정부는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화물 운송시장 발전방안'을 두고 맞붙고 있다. 이 방안으로 정부는 1톤 택배 트럭 같은 소형 화물차의 공급량을 제한하지 않고 신규 허가를 내주며, 기존 차량은 1.5톤 이상 '증톤'(화물차 적재 톤수를 늘려 대형차 운행이 가능하게 함)을 허용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면 가뜩이나 과당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화물차량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화물 운송시장 발전방안은 시대에 뒤떨어진 화물 운송시장의 낡은 규제를 개선하고 물류산업을 선진화하여 미래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위험천만 졸음운전으로 내모는 야간 요금 할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2천 여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화물연대 조합원 2천 여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화물연대의 요구사항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선 공약 이행을 주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어려운 화물운송 업자들을 지원하겠다며 '화물차 운송업자 지원'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공약은 밤 9시부터 새벽 6시까지 심야 시간에 국한하던 화물차의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시간대를 주간까지 확대해 전일제를 시행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집권 4년차인 현재까지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현행 제도대로 부산에서 수원까지 5종 화물차 통행요금을 낸다면 주간 요금은 3만3천 원 수준이지만, 심야 할인을 받으면 1만7천 원 수준까지 내려간다. 한 달이면 약 40만 원가량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화물차 운전자들이 무리한 야간 운행을 감행하게 되고, 사고로까지 이어진다는 게 화물연대 측의 주장이다. 실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최인호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를 보면 지난 한해 34명이었던 화물차 졸음운전 사망자가 올해 8월을 기준으로 38명으로 늘었다.

최 의원은 "화물운송업자들은 지입제 등 비효율적인 운송구조와 낮은 임금수준 등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다"면서 "심야 할인제도가 운송업자의 심야 운전을 부추기고 이로 인한 졸음운전 사고를 유발시켜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일반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끝까지 투쟁할 것"... 정부 "엄정하게 대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경찰 병력이 경비를 서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1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오전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경찰 병력이 경비를 서고 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화물연대 측은 이번 파업이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한 싸움임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파업 첫날 부산을 찾은 박원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장은 "이번에 바꾸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면서 "정부는 우리의 파업이 길어야 5일이라고 말하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물러서든 우리가 물러서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10일 오후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형화물차 위주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직접적 이해관계가 적은 사안에 대해 비현실적인 주장을 되풀이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국민불편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 명분 없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정당성 없는 이번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운송 거부자와 방해행위자에 대해서는 즉각 6개월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화물연대, #화물연대총파업, #과적, #증톤, #물류대란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