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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마을 해바라기 밭 드넓은 들판에 온통 해바라기로 넘실댑니다. 평일인데도 많은 이들이 찾아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도 그럴 것이 이 너른 땅에 펼쳐진 해바라기 꽃을 보니, 눈이 밝아지고 황홀합니다. ⓒ 손현희
지역마다 경쟁하며 펼쳐지는 축제에 자주 다녔어요. 그 가운데에서도 참 남다른 풍경과 주제를 가지고 열리는 멋진 축제가 있네요. 그것도 아주 작은 마을에서 이런 일들을 스스로 해냈다는 게 놀랍습니다. 바로 경남 함안군 강주마을에서 펼쳐지는 해바라기 축제랍니다.

'창조적 마을 만들기'

올해로 네 번째 열리는 이 축제는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뜻을 모아 '창조적 마을 만들기'를 성공시킨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법수산 자락 아래 어릴 적 고향 같은 마을을 이루고 사는 이들이에요.

강주마을을 포함하여 인근 4개 마을이 함께 '마을을 새롭게 만들자', '마을 공동체를 되살려보자'라는 뜻으로 이뤄낸 아주 멋진 행사랍니다. 요즘은 시골에도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모두 도시로 떠나는데, 떠나가는 마을에서 돌아오는 마을을 꿈꾸며 실제로 한 가구 한 가구씩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 모가 이렇게 자랐네요. 요즘은 시골마을 다니는 기분이 남다릅니다. 눈이 시원해져요. 어느새 모가 자라 저렇게 시리도록 푸른 빛을 냅니다. 강주마을도 예외가 아니네요. ⓒ 손현희
해를 보며 피는 해바라기 꽃의 특성 때문에 '태양의 꽃'이라 하며 정열을 상징한다고 하지요? 더구나 행운과 부를 가져다 준다고 하여 집안에도 해바라기 사진이나 그림을 걸어놓는 일도 많아요. 지난 7월 8일부터 8월 7일까지 한 달간 펼쳐지는 이 축제에는 무엇보다도 드넓은 들판을 온통 해바라기 꽃으로 수놓은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요. 뜨거운 태양의 기운을 받으며 꽃을 피워낸 모습이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정열의 꽃 해바라기 해를 보며 자라는 해바라기, 부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도 하지요. ⓒ 손현희
해바라기 씨 이 꽃은 어느새 꽃잎을 다 떨구었네요. 대신에 저 큰 꽃 속에 촘촘히 박힌 씨앗을 품고 있어요. ⓒ 손현희
8만㎡에 이르는 넓은 산자락이 온통 노란 해바라기 꽃으로 넘실댑니다. 우리 사는 지역 둘레에서도 제법 많이 심어놓은 해바라기 꽃을 봤지만, 이렇게 많은 곳은 처음 봅니다. 눈이 휘둥그레지네요. 그 사이로 난 길에는 평일인데도 찾아온 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납니다.

저마다 해바라기 꽃이 됩니다. 모두가 이 아름다운 풍광을 놓칠세라, 열심히 사진기와 스마트폰으로 셔터를 누르기 바쁩니다. 어떤 이는 드넓은 해바라기 밭에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며 웃는 이도 있어요. 저는 사람이 있어도 해바라기 꽃과 함께 더욱 멋진 풍경이 되니, 그 풍경 또한 매우 아름답게 보입니다.

다섯 주에 걸쳐 펼쳐지는 이 축제는 평일에는 별다른 프로그램은 없이 마을 장터를 꾸리고 찾아온 관광객들한테 아름다운 꽃밭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주마다 금, 토, 일요일에는 갖가지 프로그램으로 꾸린다고 하네요. 여러 가지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어 찾아오는 이들한테 즐거움을 함께 안겨줄 거라고 합니다.
강주마을 해바라기축제 저마다 하늘을 보며, 뜨거운 해를 맘껏 즐기고 있어요. 사람들은 덥다고 아우성이지만, 해바라기는 해를 품고 살려고 합니다. ⓒ 손현희
강주마을 해바라기축제 해바라기 밭 사이로 거니는 이들이 모두 즐거워합니다. 자기들도 꽃 속에서 저마다 꽃이 됩니다. 아름다워요. ⓒ 손현희
이 강주마을에는 해바라기 꽃도 참 볼만 하지만, 또 다른 볼거리가 있는데, 바로 마을 벽화랍니다. 마을 벽화와 함께 마련해놓은 소품들이 더욱 정겹더군요. 벽화로 이름난 곳도 여러 곳 가봤지만, 규모는 작아도 참 예쁘고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남다릅니다.

또 하나, 강주마을 앞에 주차를 하고 들머리에 들어서면 '마을화폐교환소'가 있답니다. 한 사람에 3천 원씩인데, 이건 입장료는 아니고 마을 안, 장터에서 판매되는 먹을거리나 마을 특산품을 살 수도 있답니다. 대신에 거스름돈은 안 돌려준대요.

하기야 3천 원밖에 안 하니, 돌려받고 말고 할 것도 없답니다. 나도 이 마을에서 농사지은 멜론을 사가지고 왔는데, 값도 싸고 맛도 참 좋더군요. 또 이 마을에서는 해바라기를 가공하여 마을 특산품을 만들어내는 가공 공장도 세운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이 축제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듯 하네요.
마을화폐 발매소 강주마을 해바라기축제에 입장료는 아니지만, 마을 화폐를 바꾸어야 합니다. 한 사람에 3천 원씩... 축제장 안 마을장터에서 먹을거리를 살 수도 있고, 마을 특산품을 살 때 써도 된답니다. ⓒ 손현희
강주마을 해바라기축제 전봇대도 그냥 두지 않았네요. 앙증맞은 인형들이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끕니다. ⓒ 손현희
강주마을 벽화 벽화로 이름난 곳들을 여러 군데 다녀봤지만, 규모는 작아도 참 아름답게 잘 꾸며놓았어요. 자전거를 소품으로 벽화 앞에 세워두었는데, 모두가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 손현희
강주마을 벽화 강주마을 해바라기축제도 참 좋지만, 마을 벽화를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랍니다. 집도 풍경이 되고, 창가에 앉은 할머니도 풍경이 됩니다. ⓒ 손현희
강주마을 벽화 강주마을 들머리부터 이어지는 마을 담장에는 이렇게 예쁜 그림을 그려놓았어요 또 다른 볼거리랍니다. ⓒ 손현희
8월 7일까지 펼쳐지는 축제이니, 짬 내어 꼭 한 번 가보세요. 아름다운 풍경에 눈이 밝아질 거예요. 이왕이면, 금, 토, 일요일에 맞춰서 가면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좋을 거고요. 평일에 시간이 된다면, 마을 장터와 벽화, 그리고 해바라기 꽃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답니다.
태그:#강주마을 해바라기축제, #해바라기축제, #함안 해바라기축제, #강주마을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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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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