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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일반 편의점(왼쪽)과 한강공원 편의점 '세븐 카페' 판매 가격은 2배 차이가 났다.
 세븐일레븐 일반 편의점(왼쪽)과 한강공원 편의점 '세븐 카페' 판매 가격은 2배 차이가 났다.
ⓒ 조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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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3일 오전 11시 30분]
세븐일레븐 "한강에서 '세븐 카페' 철수 검토"

세븐일레븐은 3일 "한강시민공원 편의점에서 '세븐 카페'용 드립 커피 머신 철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편의점에서 일반 편의점과 동일한 드립 커피를 용량만 늘려 2배 비싸게 팔고 있다는 <오마이팩트> 보도에 따른 것이다.

세븐일레븐 홍보팀 관계자는 이날 "세븐 카페 기본 가격은 같지만 일부 매장과 협의해 판매 가격을 올리기도 해 소비자들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오마이뉴스> 취재 이후 한강공원 매장에서 드립 커피 판매를 중단했고 앞으로 '세븐 카페' 머신 철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강공원 커피 판매 가격을 일반 편의점 수준에 맞춰 내리는 대신, '세븐 카페 철수'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결국 한강공원 편의점에선 기존 2천 원짜리 '에스프레소 커피'만 판매하겠다는 의미여서 소비자 선택권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 이에 이 관계자는 "본사 영업부서, 한강체인본부 쪽과 협의해 더 원만한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1신 : 3일 오전 8시 38분]

한강공원 프리미엄일까? 더 고급 커피일까? 이름은 같은 '세븐 카페'인데 일반 편의점에서는 한 잔에 1000원이지만, 한강시민공원 매장에서는 2000원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오마이팩트>에서 사실 확인에 나섰다.

매일 양화대교를 건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조영용(52)씨 부부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원두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게 낙이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같은 커피인데도 가격이 2배 차이가 나는 걸 이상하게 여겨 <오마이뉴스>에 알렸다.

CU, GS25와 더불어 국내 3대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1월부터 '세븐 카페'란 이름으로 즉석 드립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세븐 카페 판매점은 전국 8200여 개 매장 가운데 3000여 곳에 이른다. 여기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영업하는 14개 매장도 포함돼 있다. 그런데 한강공원 매장 커피 가격은 일반 매장과 달랐다.

한강공원 매장은 드립-에스프레소 커피 병행, 500~1000원 더 비싸

일반 매장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레귤러(일반) 사이즈가 1000원인 반면, 한강공원 매장은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000원이 더 비싼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31일 오후 서울 종로에 있는 일반 편의점과 서울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에 있는 편의점을 직접 찾았다. 우선 일반 편의점에는 세븐 카페용 '드립커피 머신' 1대가 설치돼 있다. 레귤러 사이즈 따뜻한 커피는 1000원, 아이스 커피는 1500원이고, 레귤러보다 1.5배 정도 큰 라지 사이즈는 각각 1500원, 1800원이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 카페' 아메리카노 드립 커피 가격은 레귤러 사이즈가 1000-1500원이었다. 라지 사이즈가 1500-1800원이었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 '세븐 카페' 아메리카노 드립 커피 가격은 레귤러 사이즈가 1000-1500원이었다. 라지 사이즈가 1500-1800원이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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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강공원 편의점에는 커피 머신이 2대였다. 일반 편의점과 같은 드립커피 머신은 따뜻한 커피 '라지' 사이즈를 2000원에, 아이스 커피 '레귤러' 사이즈를 25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일반 매장과 비교하면 따뜻한 커피는 500원, 아이스커피는 1000원 더 비싼 셈이다.

또 다른 커피머신은 종이 필터로 커피를 내리는 드립 방식이 아닌, 고압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방식이다. 따뜻한 커피 레귤러 사이즈는 2000원, 아이스커피는 역시 2500원을 받고 있다. 일반 편의점에서 파는 드립 커피보다 1000원씩 더 비싸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세븐일레븐 매장 커피 머신. 세븐 카페용 드립 커피 머신(오른쪽) 외에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왼쪽)이 한 대 더 있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세븐일레븐 매장 커피 머신. 세븐 카페용 드립 커피 머신(오른쪽) 외에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왼쪽)이 한 대 더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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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일한 크기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한강공원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500~1000원 정도 더 비싸게 받고 있는 셈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세븐 카페 판매 가격은  전국 매장이 동일하다"면서도 "한강공원 매장의 경우 과거 이곳에서 매점을 운영하던 (주)한강체인본부와 컨소시엄을 맺어 그쪽에서 가격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한강체인본부 관계자는 "한강공원 매장들은 세븐 카페와 별도로 이미 5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여와 원두커피를 판매하고 있었다"면서 "커피 머신 가격이 더 비싸고 원두도 더 좋은 것을 써 가격이 비싼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이들 매장에서 사용하는 스위스제 에스프레소 머신(Egro)의 시중 가격은 2000만 원대 안팎의 고가였다. 

하지만 제보자 조영용씨는 "원래 같은(에스프레소) 커피를 1000원에 판매하다 1년 전쯤 2000원으로 갑자기 가격을 올렸다"면서 "기계 성능이나 원두 품질이 다르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선 더 값싼 원두커피를 마실 기회를 빼앗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강공원 매점 '바가지 상술' 악명... 매달 가격 조사해 공개

일반 편의점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세븐 카페' 드립 커피(왼쪽)와 한강공원 편의점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아 2천 원에 판매하는 커피. 한강공원 쪽이 더 진하지만 맛은 취향 차이다.
 일반 편의점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세븐 카페' 드립 커피(왼쪽)와 한강공원 편의점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아 2천 원에 판매하는 커피. 한강공원 쪽이 더 진하지만 맛은 취향 차이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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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강공원 매점들은 과거 '바가지 상술'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맥주, 소주 등 주류나 컵라면을 일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비싸게 팔아 원성을 샀다. 이에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 2012년부터 한강공원 편의점 판매 가격을 매달 조사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 2월 조사 자료를 살펴보니, 캔 맥주(355ml) 1850원, 신라면 큰사발 1050원, 삼각 김밥 800원 등으로 일반 편의점 판매 가격과 동일하거나 비슷했지만 유독 '세븐 카페' 가격만 2배 차이가 났다.

이에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강공원 편의점이 주택가 편의점보다 비싸다는 민원이 종종 있어 터무니없이 비싸게 팔지 않도록 가격 지도를 하고 있다"면서 "커피 가격이 일반 편의점과 다른 건 커피 종류가 달라선 인 걸로 아는데, 가격 차이가 허용되는 범위인지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두 곳 커피 맛을 비교해봤다. 일반 편의점에서 1000원에 파는 드립 커피는 연하면서 구수한 맛이, 한강공원 매장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은 2000원짜리 커피는 좀 더 진한 맛이 났다. 커피 맛은 취향 차이여서 '가성비'를 따지긴 쉽지 않다. 어차피 커피 머신이 두 대라면 한강공원 매장에서도 1000원짜리 드립 커피를 함께 파는 게 맞지 않을까?


태그:#세븐 카페, #편의점, #한강공원, #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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