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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국 커리큘럼 정책위원회에서 한국어 반 개설의 필요성 및 당위성에 관하여 발표하고 있다.
▲ 교육국 커리큘럼 정책위원회에서의 발표 교육국 커리큘럼 정책위원회에서 한국어 반 개설의 필요성 및 당위성에 관하여 발표하고 있다.
ⓒ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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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과학적이고 창의적이라서 몇 시간 안에 글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의 여섯 번째 무역 파트너입니다".
"한국 학생들뿐 아니라 외국 학생들도 한국어 수업을 듣고 싶어 합니다".

한국어 강좌를 미국 고등학교에 정규 수업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한 후에 교육국의 요청으로 '커리큘럼 정책 위원회'에서 '한국어 반 개설의 당위성과 계획'에 대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국 교육부에서 파견한 총영사관의 교육원장님과 한국 학생들이 적어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급조한 한국 학부모회 회원들과 함께 발표에 참여했다.

지난해 혹시나 하고 그 학교 교장선생님에게 한국어 반 개설 의향을 묻는 이메일을 보낸 것에서부터 일이 시작됐다. 그 이후로 이렇다 저렇다 답장이 없어서 포기하고 있던 차에 본인이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한국어교육재단에서 주최한 '한글 창제 기념식'에서 그 학교 한인 학부모를 만나면서 그 학교에 한국 학생은 적지만 한인학생회는 물론이고 케이팝을 좋아해서 케이팝 댄스를 추는 동아리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 교장선생님이 한인학생회 임원들에게 수요 조사를 해보라고 지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즉시 한인학생회에 연락을 해서 그 다음 주에 모임에 참석하여 한국어 반 개설에 대한 홍보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모임에서의 홍보 후에 바로 온라인을 통하여 한국어 반 개설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학생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인학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교장선생님과의 회의 날짜를 잡을 수 있었다. 그 회의에서 교장선생님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고 그 후에도 여러 차례의 회의와 이메일 교환을 통해 교육국에 정식으로 한국어 반 개설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드디어 교육국의 커리큘럼 정책 위원회에 초청받아 발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정규 학교에 한국어 반 개설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것은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있는 비영리단체에서 교육전문위원으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각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학부모 세미나를 하고 교육국 관계자들을 만나고 그렇게 교육국으로부터 한국어 반 개설을 허락받으면 다시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설득해서 한국어 반에 등록하도록 설득하고 주정부 한국어 교사자격증 소지자들을 찾아서 교육국에 소개하고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교사 훈련까지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다.

사실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이 프로젝트지만 그 어떤 일에서도 느낄 수 없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기에 계속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 것 같다.

발표를 마치고 질의 응답 시간에 그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나오셔서 직접 가능성과 당위성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해주셨고 그 학교 중국어 선생님도 갑자기 손을 드셔서 순간 경쟁 과목 선생님이라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학생들에게도 한국어 수업을 들으라고 했다고 하면서 큰 힘을 주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해 줘서 고맙고 한국어가 개설될 수 있도록 자신은 꼭 투표하겠다고 하는 위원들의 소감과 훌륭한 발표를 해줘서 고맙고 위원회의 통과를 확신한다는 교장선생님의 이메일을 보면서 3월에 있을 위원회의 투표 결과에 기대를 걸어본다.

돈도 안 생기고 그렇다고 명예가 생기는 일도 아니지만 이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바로 백성들이 쉽게 한국어를 익혀 널리 사용하기를 원하셨던 세종대왕님의 뜻을 받들어 한국어의 세계화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태그:#한국어 수업, #어드로이트 칼리지, #구은희, #교육국, #미국 한국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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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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