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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낮과 밤처럼 확연하게, 북한의 꼭두각시 체제와 한국을 구별해주던 민주주의적 자유를 박근혜 대통령이 퇴행시켜려고 골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려스럽다       -뉴욕타임스

하 수상한 시절이다.

대통령이 멀쩡한 국민들을 '테러집단 IS'라 칭하고 경찰은 몇십 년 만에 백골단을 부활시키는 시대. 어르신들은 여전히 태평성대를 외치며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정작 조국의 미래를 젊어질 청년들은 자신이 태어난 이 땅을 '헬조선'이라 부르며 이민을 기획한다. 오죽하면 이역만리 떨어진 외국의 언론마저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나섰을까.

덕분에 2015년 대한민국의 소시민으로 살기는 매우 힘들다. 개인적으로도 먹고 살기 빠듯하기만 한데 TV를 틀면 온갖 절망적인 소식들로만 가득하니 눈 둘 데가 없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위로를 받아야 할지, 어디에서 희망의 씨앗을 찾을 수 있는 건지 암담하기만 하다.

혹자들의 말처럼 진짜 우리 대한민국이 이렇게 망하는 것은 아닐까?

희망의 근거, 우리의 아이들

개인적인 희망의 씨앗
▲ 희망의 근거 개인적인 희망의 씨앗
ⓒ 정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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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바로 내 곁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 때문이다. 천방지축 아무 것도 모르고 뛰어노는 까꿍이와 산들이 그리고 복댕이. 나는 녀석들에게서 작은 희망의 씨앗을 본다.

사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전, 온 세계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나는 내가 잘 살기 위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원했고, 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골몰했다. 비록 '공공의 이익'을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지만, 그것은 곧 나의 욕망과 동의어이기도 했다.

이런 내가 달라진 건 결정적으로 첫째 까꿍이를 낳고 나서였다. 출산과 육아라는 거대한 자연의 순환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얼마나 가볍고 무책임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나는 결코 내가 잘 나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아님을 그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

다음은 첫째 아이가 태어난 무렵 내가 녀석에게 쓴 편지다.

아가야. 아빠는 너로 인해 세상을 새롭게 배우기 시작했단다.
이제껏 내 잘난 맛에, 나만 잘 하면  세상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던 내가,
그 모든바 나의 욕심임을, 내가 할일은 너의 디딤돌이 되는 것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네가 나를 딛고 좀 더 높이 오를 수 있다면,
네가 나의 시선을 넘어 좀 더 넓게 볼 수 있다면,
그리고 네가 나의 꿈을 안고 좀 더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임을.
아가야. 하여 너의 탄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진보란다.

결국 아직 우리 사회에 희망이 남아 있는 건 각자의 마음속에 담겨져 있는 아이들 때문이다. 그것이 혈연으로 묶여있든, 사회적인 관계로 묶여있든 우리는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좀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려는 것은 인류의 유전적인 본능이요, 지금까지 인류가 번성해 온 근거이다.

정부는 많은 시민들이 이번 '교과서 국정화'에 왜 이리 반발하는지 모르는가? 그것은 결국 본능 때문이다. 나의 아이가 좀 더 나은 것을 배우고 잘 살면 좋겠다는 극히 인간적인 욕구가 현재 이 거센 저항의 바탕인 것이다.

또 하나의 희망의 씨앗, <오마이뉴스>

나의 아이가 내가 이 시대에 절망하지 않는 개인적인 이유라면 여기 사회적인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오마이뉴스>다.

<오마이뉴스>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첨병이다. 개인이 개인의 이야기를 공적으로 펼 수 있고, 그 이야기가 사회 구성원들을 공감시켜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오마이뉴스>는 그 자체로 모든 시민들이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발현이다.

<오마이뉴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시민들의 소소한 삶. 혹자들은 그것을 일기라고도 폄훼하지만, 그것들은 특종기사와 비견하여 절대 밀리지 않는 가치를 지닌다. 결국 역사란 개인들의 삶의 합인 바, 그런 소소한 개인들의 일상의 공유가 사회 변혁의 바탕이 되고, 또한 이를 통해 개인들은 참여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육아일기나 귀농일기 같은 한낱 일기가 무슨 기사거리가 되느냐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일기를 쓰고 그것을 서로가 보게 된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그렇다면 세상은 절대 타락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오마이뉴스>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민주주의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언론의 감시 기능이 매우 중요한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자본과 권력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시민들의 공론장을 만들 수 있는 언론은 <오마이뉴스>가 거의 유일하다. <오마이뉴스>는 각 개개인들이 기사를 생산해내는 언론의 오래된 미래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보수 일간지의 칼럼을 돌이켜 보자. 간장 종지를 가져다주지 않은 중국집에 대한 개인적인 분노가 버젓이 칼럼이 되어 신문에 실릴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현재 우리 사회 언론들의 지면이 사유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시민들의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해야 하는 언론이 자본과 권력의 게시판이 되어 그들에 대한 감시는커녕 사회의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강의를 통해 <오마이뉴스> 공유한다
 강의를 통해 <오마이뉴스> 공유한다
ⓒ 강동구마을지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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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글쓰기
 시민기자의 글쓰기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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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오마이뉴스>는 이 사회가 아직 절망적이지 않음을 증명하는 소중한 존재다. <오마이뉴스>는 내게 마냥 용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며, 단순히 강의의 소재거리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조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수단이다.

'만인보 캠페인'을 지지한다

그런데 현재 그런 <오마이뉴스>가 적지 않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권력의 오랜 압박으로 인한 자금난 때문이란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들이 행동할 때다. 우리가 나서서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오마이뉴스>를 보호해야 한다. 눈으로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굴하지 않도록 우리가 그들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며, 이 사회에 퍼지고 있는 절망에 굴하지 않고 작은 희망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나의 이야기에 좀 더 많은 이들이 귀기울이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에 이 사회가 변화되길 바란다면, <오마이뉴스>를 후원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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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박순옥 기자



태그:#만인보,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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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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