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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제3야전군 사령부 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경기도 용인 제3 야전군 사령부를 방문해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제3야전군 사령부 방문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경기도 용인 제3 야전군 사령부를 방문해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가 최고점을 향해가고 있다. 북한군이 20일 오후 두 차례 포사격을 한 데 이어 오후 5시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천명하면서, 22일 오후 5시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

"국가의 역할이 뭔가. 충돌 상황에서 확전을 막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도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하지 않으셨나. 사태를 수습하자는 김양건 대남 비서의 서한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상황을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완전무장한 전시상태로 진입하라는 명령을 내린 데다, 48시간 이내에 대북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에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나왔다는 점에서, 중대기로에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이기도 한 그는 "김양건 대남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보낸 서한에는 현 사태를 수습하자는 것 뿐 아니라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며 "북도 현 상황에 대한 출구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김 대남비서의 서한에 대해 "북한이 포격 도발 자체를 부인하는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대화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축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지뢰폭발 사건 이후 남북간에 치킨싸움 양상이 전개되는 가운데 북한이 김양건 비서의 서한을 통해 손을 내밀고 나온 것"이라며 "현재 우리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컨트롤라인은 상황 전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화를 통해 북의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우리도 북에게 책임자 처벌과 사과를 요구하고 비무장지대에 대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전쟁중에도 대화가 필요하다' 해놓고 지금 상황에서 대화를 피하는 것은, 그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해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에 폐막식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을 방문한 황병서 총정치국장 등 북한 최고위급인사들이 김관진 안보실장과 만나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10일 일부 탈북자 단체의 전단살포에 대해 북한이 고사총 총격을 가하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왔다.

박 대통령은 그 직후인 13일 통일준비위 2차 회의에서 "남북고위급 접촉을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 놓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긴장완화를 위해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정성장 "청와대와 북 국방위 접촉통해 접점 모색해야"

 (동두천=연합뉴스)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사건에 대응해 한미 양국 군이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된 21일 긴급 지원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 지역의 한 미군부대에서 기동장비들이 대기하고 있다.
(동두천=연합뉴스)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사건에 대응해 한미 양국 군이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확인된 21일 긴급 지원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 지역의 한 미군부대에서 기동장비들이 대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정성장 박사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군 전방부대 장병들의 사기를 현저하게 떨어뜨려 북한군의 정신전략에 큰 타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한은 확성기 방송이 전 전방으로 확대되기 전에 초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보려고 필사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박사는 이어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매우 큰 위기의식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만약 우리 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한다면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우리가 초강경으로 대응하고 다시 북한이 초강경으로 대응한다면 남북 양쪽에 많은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박사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응징하되 전선을 지나치게 확대시키지 않는 절제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박사도 북한의 김양건 대남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서한을 보낸 온 것은 "북측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협상 의제화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청와대와 북측 국방위원회 간의 고위급 접촉을 통해 접점을 모색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군사평론가 김종대 <디펜스21 플러스> 편집장은 "현재 상황이 2013년 한반도 전쟁 위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편집장은 "당시 북한은 전쟁위기 상황을 김정은 제1위원장 주도로 북한의 전쟁지도 기구, 여러 가지 시스템을 굴려보는 기회로 삼았는데, 지금도 그때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 군이 예상할 수 있는 상태로 북한이 도발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이 사태를 잘못 관리한다면 실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전망했다.

치밀하게 상대방의 의도를 관찰해가면서 확전을 방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합리적 위기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희생도 무릅쓰고 이번 기회에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겠다고 강경책을 구사한다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포격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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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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