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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응하기 위한 초동대처가 실패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이안 되면서 많은 국민이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정확한 방역지침도 없어 일선 지자체에서 엉뚱한 방역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충남 예산군보건소와 예산교육지원청이 과도하고 무모한 예방행정을 펼쳐 "불안을 자초한다"며 입방아에 올랐다. 보건소 및 교육지원청은 지난 9일 이후 메르스 예방을 위해 군내 각급학교에 대량의 청소용 살균소독제(락스·크린액 2600병)를 공급했다.

살균소독제 수령한 보건교사들 "황당하다"

예산군내 한 학교 창고에 공급받은 청소용 살균제 170여 병이 쌓여 있는 모습.
 예산군내 한 학교 창고에 공급받은 청소용 살균제 170여 병이 쌓여 있는 모습.
ⓒ <무한정보신문>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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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보>에 전화를 한 한 학부모는 "학교로 많은 소독약이 들어갔다는 데 메르스가 퍼진 게 아니냐"고 물으며 오히려 불안감을 드러냈다.

살균소독제를 수령한 학교 보건교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살균소독약을 수령했다는 군내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메르스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어서 청소용 살균제로 죽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보건교사는 "우리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개인위생과 면역력 강화를 위한 예방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며 "그런데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살균제를, 어떻게 하라고 주는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매뉴얼에 의한 살균제 공급이냐고 물으니 '두고두고 필요할 때 쓰라'고 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어디 있느냐"고 어이없어 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전시행정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 불안해한다"며 "살균제를 누구 돈으로 샀는지 이거야말로 예산낭비 아닌가"라고 목청 높여 행정당국을 비판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의 보건교사도 "학교급식실과 화장실, 교실 등 방역소독은 규정에 따라 용역업체에서 정기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살균소독제가 이렇게 많이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위험해서 취급하기 어려운 살균제인데 정말 처치 곤란이다, 차라리 메르스 예방을 위한 손세정제와 마스크를 더 많이 공급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학교와 상의해서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학교에 살균소독제를 공급한 것은 정해진 매뉴얼이 아니라, 예산군보건소 자체판단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소 예방의약담당 공무원은 "학교와 터미널 등 다중집합소에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자는 차원에서 살균제를 공급한 것이다"며 "이 살균제가 메르스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아니하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위생을 청결히 하자는 좋은 취지로 한 일이니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메르스, #메르스 살균제, #예산군 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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