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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시점에서 빅데이터인가? 여기저기서 너도나도 심심찮게 말하는 이 용어는 말 그대로 엄청나게 큰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크다는 내용만 내포하진 않는다. 하루에 카카오톡,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문자나 그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에는 동의할 것이다. 또한 수많은 채널을 통해 문자, 그림,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있음도 인지해야 한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밤낮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아는 채널을 통해 그보다 훨씬 많은 알 수 없는 채널을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기기, 다양한 물건, 다양한 기계들 사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카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신한카드는 최근 TV 광고를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상품을 만들었음을 밝혔고, 빅데이터가 미래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을 시작으로 수많은 생활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마켓 아마존 닷컴은 방문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나가면 웹 로그를 분석하고 고객 프로필에 기록해뒀다가 차후 다시 찾아왔을 때 그가 원할 만한 것을 먼저 보여준다. 또한 1차 방문 때 검색한 걸 보여 주면서 다른 추천제품을 함께 보여주고, 고객의 관심도에 따라 특정 비율 이하면 다른 경로를 보여주는 식으로 방문자의 구매를 최대한 유도한다. 

그뿐인가. 최근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통해 '예측 배송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즉 구매 패턴과 생활 패턴을 예측해 미리 구매 가능한 상품을 고객에게 배송하는 것이다. 아무 구매 의사나 구매 결정을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아마존은 예측 배송 시스템에 의해 배송된 물건이 고객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수거하고, 수거된 물건은 봉사에 활용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되파는 방식을 통해 예측이 빗나갔을 때를 대비한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분석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에서 나온 솔루션이다.

IT 분야의 세계적 리서치 기관인 가트너가 최근 전 세계 3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73%가 빅데이터에 이미 투자했거나 2년 내 투자할 계획이고, 현재까지 빅데이터를 적용한 기업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기존의 데이터 웨어하우스나 BI(Business Intelligence)에서 하던 것처럼 전략 수립 및 의사 결정을 위한 분석이 대부분이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경우는 시범적이거나 파일럿 프로젝트에 그쳤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시범 및 시험 프로젝트이긴 하나, 작년에 비해 빅데이터를 적용한 기업이 7% 증가했다는 것은 빅데이터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기업의 의지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매우 고무적이다.

가트너는 주목받는 기술로 매년 10개 키워드를 선별해 공개했다. 2015년 시장을 주도할 기술로 꼽힌 것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선정된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함께 보편화된 첨단분석(Advanced, Pervasive, Invisible Analytics)이 새롭게 진입했다. 즉 사물인터넷, 소셜 미디어,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성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적절히 분류하고, 알맞은 정보를 제때 필요한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분석 기술은 모든 곳에 보이지 않게 내장될 것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 기술은 이제 보편적이고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활용될 것이란 의미다. 어쩌면 모든 기기나 물건들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생성될 데이터가 어떻게 적용되고 활용될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며, 즉각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들이 상호 교류되는 순간에 가치있고 의미있는 통찰력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 불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해답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리사 카트 가트너 책임 연구원은 최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는 광범위한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면서 "빅데이터 활용이 가장 시급한 분야로 고객 경험 향상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효율성 개선이 꼽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통, 보건, 보험, 미디어, 소매유통, 뱅킹 분야의 고객 경험 향상 분야에서 빅데이터 도입이 가장 활발하고, IT와 제조 업체 및 정부 기관 등 정보를 활용한 제품 개발로 데이터를 수익화하려는 기업들 사이에서도 빅데이터 활용이 증가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 이제 본격적으로 빅데이터가 활발하게 적용될 시점이다. 보안과 개인 정보 프라이버시를 넘어 데이터를 생성하고 만들어내는 소비자들에게 기업은 혜택과 이익을 가져다 줘야 한다.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반응하는 소비자는 사라졌다. 이제는 기업이 선택하지 않고 소비자가 선택하는 시대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기업은 망한다. 난공불락이라고 여겼던 소니도 흔들리고,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이미 망했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데이터를 원천으로 고객의 마음을 훔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올 것이다. 다가오는 2015년은 데이터가 혁신을 주도하고, 데이터가 경영을 지배하며, 데이터가 세상을 지배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태그:#빅데이터, #빅데이터 적용, #가트너, #아마존, #신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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