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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또다시 피로 능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습, 260여명의 사상자를 내며 현재까지 9일째 살상을 저지르고 있다. 밖에서만 보면 지긋지긋한 싸움의 연장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들에겐 참혹한 죽음의 현장이다. 주류 언론들은 이 전쟁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보복을 가한 교전이라는 요지의 내용으로 보도했다. 비중도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이 싸움은 미국을 뒷짐에 둔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로 봤을 때, 교전이라기보단 '학살'이라고 해야 옳다. 지난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는 2015 회계연도 예산안을 승인하면서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을 위해 6억2160만달러(한화 약 6399억3720만원)를 지원했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마을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가자지구 접경지대에 3개 여단 병력과 탱크를 배치하고 예비군 4만명 동원령을 유지하는 등 지상군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마을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가자지구 접경지대에 3개 여단 병력과 탱크를 배치하고 예비군 4만명 동원령을 유지하는 등 지상군 투입에 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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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질 않는 이스라엘의 학살

​이번 공습에서 이스라엘이 백린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몸에 닿으면 살이 타들어 가는 백린탄은 내부 장기를 손상하거나 죽음에 이르게하는 잔인한 살상 무기다. 팔레스타인 폭격의 피해자 대부분은 어린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다.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이번 공습의 명분은 팔레스타인 정부단체 하마스에 대한 보복이다. 실종됐던 이스라엘 소년 3명이 20여일 만에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이 일을 하마스의 소행으로 단정했기 때문이다. 확실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최근 3년 동안 '무차별적으로' 이스라엘이 가한 하마스의 공격이다. 이스라엘 스스로 보복이 거듭되는 사태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다. 하마스는 엄연히 2006년 민주적으로 치른 총선을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한 '정부'다. 이스라엘은 지속해서 가자지구를 봉쇄, 팔레스타인을 위한 구호품 전달마저 어렵게 했다. 궁지에 몰린 쥐도 화가 나면 고양이를 문다. 분쟁 해결의 실타래를 꼬고 있는 이스라엘의 극우주의가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더욱 강경하게 몰아가는 셈이다.

​2003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본부는 반유대 증오 사이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85년 한 개뿐이던 반유대 사이트가 2003년 조사 당시까지만 4천여 개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미국 전쟁반대연맹 회원을 비롯한 반유대주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당시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며 "반유대주의와의 싸움이란 허울을 쓰고, 불관용과 인종차별주의를 부추기기 때문에 반유대 사이트가 증대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증오를 부르는 이스라엘의 증오에 대해 이스라엘 출신 우익 인사는 "증오를 직업으로 하는 새로운 세대들이 팔레스타인의 젊은이들을 선동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빈곤과 이-팔 분쟁을 반유대감정의 원인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자기 중심적 망상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극우성은 스스로를 병들게 한다

이스라엘의 강박적 극우성은 자신들의 내부까지 병들게 하고 있다. 2013년 6월, 텔아비브 법원의 한 판사가 법정에서 "일부 소녀들은 성폭행을 즐긴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13세의 이스라엘 소녀를 팔레스타인 청년 4명이 집단 성폭행한 사건을 재판하던 도중이었다. 이 판사는 이스라엘 네탸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투르당의 내부 법관 대표로 임명됐던 인물이다. 이런 문제적 인물이 국가 권력 상층부 자리에 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 사회 내부의 부조리를 짐작케 한다.

이스라엘은 경제적으로도 점차 대기업 독점 체제가 강화되면서 경제난을 호소하는 이스라엘 서민층이 늘어나고 있다. OECD는 지난 2일, "향후 50년간의 정책도전"이란 보고서에서 향후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해질 나라로 이스라엘을 세계 1위로 꼽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2010년부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중동의 작은 신생 국가. 오랜 역사적 핍박을 극복하며 얻은 지혜와 설움 가득한 문화를 지닌 이스라엘. 한 때 우리 사회도 '이스라엘 배우기' 분위기가 잔잔하게 퍼진 적이 있다. 증오로 증식된 '극우 암세포'로 일그러진 이스라엘. 새삼 그 진짜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다.


태그:#이스라엘, #중동분쟁, #팔레스타인, #국제분쟁,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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