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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포스터
▲ 사춘기 메들리 메인 포스터
ⓒ 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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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드라마 스페셜 4부작으로 제작되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사춘기 메들리>가 연극으로 다시 태어나 대학로 레몬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곽인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 연극은 웹툰 애호가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드라마에 이어 제작되었다. 오디션을 통해 모집된 신인급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가 무대를 가득 채우고 웹툰과 드라마를 통해 이미 검증된 바 있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주인공은 전근이 잦은 아버지를 따라 잦은 전학을 해야 했던 사춘기 소년 '정우'다. 그리고 이야기는 잦은 전학으로 불만 투성이였던 사춘기 소년이 어느 시골 학교에서 마주한 한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심하고 평범한 소년이 시골 마을에서 순수한 친구들과 어우러져 보낸 한 철의 이야기, 소년과 소녀의 만남부터 이별, 재회까지의 이야기. 그것이 한 시간 반에 이르는 이 연극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에게는 공감을, 성인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이 연극은 사실 그리 풍성하거나 깊이있는 작품은 아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에 기본적인 수준의 구성은 갖추고 있으나 웹툰과 연극의 형식적인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연극 만의 독창적인 맛과 멋을 충분히 살려내진 못하고 있는 듯하다. 같은 내용이 앞서 드라마로 방영된 바 있음에도 연출과 연기 등을 통해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웹툰의 장점을 잃어버린 탓에 연극 만의 장점이 부각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설명해야 할 사실은 이 연극이 어째서 유치하고 촌스러운지가 아니라 왜 유치한 구성과 촌스러운 연출에도 이로부터 관객들이 만족을 얻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아마도 연극이라는 장르의 특성에 상당부분 기인하는 것일 테다.

배우들의 자부심과 열정이 담긴 연기가 객석에 앉은 관객들에게까지 에너지를 전해준다면 가끔은 이런 허술하지만 밝고 유쾌한 연극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바로 이것이 이미 완성되어 스크린을 통해 보여지는 영화와 연극의 근본적인 차이가 아닐까 싶다. 적어도 연극의 경우에는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 만으로도 얼마간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평범한 연출방식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야기나 구성에 특별함을 부여할 수 없었다면 형식적으로 참신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관객을 무대로 올리거나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오는 건 여전히 유효하긴 하지만 특별한 시도는 아니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전개 과정에서 소규모 공연의 특성을 한껏 살린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부분으로는 배우들이 노래하는 장면에서 조명장치가 작동함에 따라 잡음이 발생한 점을 꼽을 수 있겠다. 규모나 시설 면에서 제약이 따랐겠지만 그렇더라도 기본적인 시설점검은 사전에 이뤄질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극의 감상에 지장을 줄 수 있기에 사전 리허설을 통해 문제를 잡아내는 과정은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아쉬움과 작은 만족이 교차했던 연극 <사춘기 메들리>는 올 연말까지 대학로 레몬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태그:#사춘기 메들리, #레몬아트홀, #대학로 연극, #팀플레이, #곽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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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기자.글쟁이. 인간은 존엄하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을 간직한 사람이고자 합니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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