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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 명단 확인하는 학부형들 (안산=연합뉴스) 신영근 기자 = 16일 오전 2학년 학생들이 수학여행길에 여객선 침몰사고를 당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학부형들이 학교측이 확인한 구조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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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 16일 낮 12시]
단원고 "학생 75명, 교사 3명 생존"

숫자가 점점 달라지고 있다. 단원고는 17일 오전 "현재 교사·학생 78명이 구조됐고, 학생 3명과 교사 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사망자는 2학년 4반 정차웅·임경빈·권오천 학생과 2학년 9반 담임 교사 최혜정씨다. 하지만 중앙안전대책본부가 오전 11시 기준으로 추가 사망자를 발표하면서 또 다른 교사 남윤철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학교 쪽은 구조된 학생 61명과 교사 3명은 전날 밤 고대 안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3명은 귀가했다고 했다. 숨진 학생들의 시신은 17일 오전 9시 50분쯤 같은 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고 교사들의 시신도 조만간 운구될 예정이다. 안산시와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등은 이들의 합동분향소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

단원고는 이날 오전 버스 2대를 출발시키는 등 전날부터 총 버스 18대를 마련해 학부모들의 사고현장 방문을 지원했다고 했다. 

[4신 : 16일 오후 8시]
"친구가 제주도 간다고 들떠 있었는데..."

"처음 제주도에 간다고 많이 들떠 있었어요."

친구 소정이를 떠올리며 차분하게 말을 잇던 이수정(17·선부고) 학생은 갑작스레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었다. 그는 흐느끼다 말다를 반복하며 아직 생사를 확인 못한 친구 김소정(2학년 2반) 학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다 중학교 3학년 들어 절친이 된 소정이는 전날 동창들의 단체 채팅방에 수학여행을 간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16일 오전 9시 43분 이상한 메시지가 왔다.

"나 어떡해 지금 제주도 가는데 배가 완전 기울어짐."

이수정 학생은 "그런데 그 다음에 연락이 없어요"라며 또다시 울먹였다. 학교를 마치자마자 다른 친구 4명과 단원고 4층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을 찾은 그는 "애들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걱정이고 가족들 보니까 더 애들 생각이 난다"며 힘들어했다. 소정이 말고도 아직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이 5명 정도 더 있다고 했다.

대책본부가 있는 3층 교무실 앞 칠판에는 한때 구조 여부를 확인한 학생들의 명단이 걸려 있었다. 그러나 동명이인 등으로 집계에 혼선이 빚어지자 학교는 '경찰청 공식자료가 오면 바로 게시하겠다'는 메모를 남긴 채 기존 명단을 치웠다. 바로 옆 단원중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텅 빈 칠판 옆에서 갑작스런 오빠의 사고소식에 당황한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

오후 7시 20분 현재 단원고 학생들 가운데 생존자 숫자는 더 늘지 않았다. 학교 쪽은 지금껏 소재를 파악한 학생은 78명, 교사는 2명이라고 했다. 그 사이 사망자는 2명이 더 늘었다.

가족들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져가는 동안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신아무개(17·남) 학생은 이날 오전 9시 27분쯤 어머니에게 "엄마 내 말 못할까봐 보내 놓는다, 사랑한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여객선 침몰사고를 모르고 있던 어머니는 그저 아들의 애정표현이라고 여겨 "나도 아들. 사랑한다"라고 답했다.

신아무개(17·여) 학생은 오전 10시께 아버지에게 "아빠 걱정하지마, 구명조끼 메고 애들 모두 뭉쳐있으니까. 배 안이야. 아직 복도"라고 보냈다. 아버지는 "구조중인 건 알지만 침몰 위험이 있으니 가능하면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딸은 "아니, 아빠 지금 걸어갈 수 없어. 복도에 애들 다 있고 너무 기울어져 있어"라고 답했다.

딸의 친구가 걱정이 돼 찾아왔다는 장아무개(49·여·자영업)씨는 "아이 엄마가 자기 차로 진도에 내려갔다"며 "'그쪽에선 선실에 갇힌 것 같다고 했다'더라, 통화 내내 울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듣기로는 사고 당시가 자유시간이라 아이들이 더 흩어져 있었는데, 그래서 더 상황이 더 나빠진 것 같다"고 했다.

장씨는 "제 딸이 재학 중인 신길고 등 주변 학교 학부모회에서 음료수와 빵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다 똑같이 아이들을 키우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5시 15분쯤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단원고를 방문했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1명이라도 더 구조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이 전달이 잘 되도록 개선하고, 기다리는 동안 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때 김 지사 주변을 언론이 둘러싸고 있어 학부모들은 그를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가족들은 "누구랑 얘기하러 온 것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3신 수정 : 16일 오후 6시 52분]
학부모 "기상악화로 출발 연기했다던데... 배 왜 띄웠냐"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과 교사 등 339명 등 450여명이 탑승한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한 가운데 전날 기상악화로 수학여행 일정이 연기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기상 악화에도 출항을 강행한 것 아니냐고 항의하고 있다.

단원고 2학년 3반 김주은(17) 학생 어머니 최상희(54)씨는 15일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전날 딸에게서 '안개가 껴서 출발을 못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예정된 출발시각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주은 학생은 어머니에게 "선생님들이 논의한 끝에 출발하기로 정했다더라"고 연락했다. 최씨는 아직 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6반 이다운(17·남) 학생 아버지 이기홍씨도 취재진에게 "날씨가 안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안개가 잔뜩 낀 인천항 주변을 아들이 찍어 보낸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다운 학생 역시 구조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듣고 학교로 달려온 다른 학부모들은 교무실 앞에서 "날씨가 안 좋은데 배를 왜 띄웠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아직 이번 사고 원인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 '쾅' 소리를 들었다는 승객들의 증언과 ▲ 이날 오전 8시 55분 '여객선 세월호에 물이 새고 있다'는 첫 신고가 접수된 상황 등을 볼 때 암초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고 있다. 해경은 별도로 선박에 파공 부위가 있는지 확인하기위해 특공대를 투입,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해양조사원은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해역지점 주변에 뚜렷한 암초는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최초 사고위치와 침몰위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세월호의 항로를 살펴봐야 암초 충돌여부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상황이란 설명을 덧붙였다.

세월호가 항로를 이탈했는지 여부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해경이 세월호가 권고항로를 이탈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세월호 항로를 추적해본 결과 통상 항로와 거의 비슷하다"며 "현재로선 사고 원인을 짐작하기힘들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소유한 청해진해운 쪽은 공식 브리핑에서 "항로 이탈 여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단원고는 이날 4시 23분 현재 학생 78명과 교사2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2신 : 16일 오후 3시]
단원고 "학생 1명 사망, 77명 생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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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 잃은 책상 16일 오전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이 좌초된 가운데,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인 잃은 책상에는 '31번 정차웅, 목표 공부 열심히 하기'고 적혀 있다. (# 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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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는 "16일 오후 2시 20분 현재까지 학교와 직접 연락이 닿아 구조여부를 확인한 인원은 77명이고 2학년 4반 정차웅 학생이 사망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희훈 교무부장은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다"고 한 뒤 "현장에는 소재가 파악된 교사 2명이 구조된 학생들을 안정시키고 인원을 파악해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장은 현장으로 이동 중이고 학부모 300명도 현장에 가고 있는데 후발대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구조 등을 위해 전 교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구조 상황 등은) 추가로 확인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게 '전원 구조 완료'란 문자를 잘못 보낸 것을 두고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교무부장은 약 2분 만에 브리핑을 마친 뒤 상황본부가 차려진 3층 교무실로 퇴장했다.

한편 브리핑 장소는 사망한 정차웅 학생이 수업을 받던 2학년 4반 교실이었다. 주인을 잃어버린 책상 위에는 '목표 : 공부 열심히 하기'라는 스티커만 남아있었다. 


[1신 : 16일 낮 12시 30분]

2학년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이 수학여행길에 여객선 침몰사고를 당한 1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강당, 한 엄마에게 수백 명의 눈길이 쏠렸다.

"인서야, 누구누구랑 같이 있니? 이름 좀 불러봐."

2반 이인서(17·여) 학생의 어머니였다. 주변에 모인 학부모들은 "OOO도 있는지 물어봐주세요", "어떻게 해"라고 소리를 지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엄마에게 전화한 이인서 학생은 자신은 무사하고, 다른 학생 11명과 함께 진도 한국병원으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3반 정현진 학생의 다리가 부러진 상태고, 자신은 물에 휴대폰을 빠뜨려서 다른 전화를 빌렸다고 했다. 자녀와 전화 연결이 된 몇몇 학부모들도 "2학년 O반 OO도 통화됐어요!"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아직 많은 학생들의 소재 파악이 안 돼 학부모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서해해양경찰청은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 162명이 구조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전인 오전 11시 6분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학생 324명 전원 무사히 구조 완료되었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해경 공식 발표와 너무나도 다른 숫자에 학부모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 언론 보도만 믿냐! 자기 자식이면 이럴 거냐"
"몇 명이 구조됐는지 숫자라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전원 구조됐다면서…애들한테 무슨 일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건데, 안개가 끼었으면 출발을 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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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에서 학부모에게 16일 오전 11시 6분 보낸 '전원구조 완료' 공지 문자. 그러나 이 내용은 사실과 달라 학부모들의 반발을 샀다. (엄지뉴스 #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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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한 한 학부모는 학교 관계자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까지 출동했다.

상황이 좀 가라앉자 박경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이 나서서 "명단을 확보 중인데, 통화가 다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모두 배에서 구조된 것은 확실한데 해경 쪽 배에 탄 애들이 있고, 어선을 탄 사람도 있고 해서 취합에 시간이 걸린다"며 "저도 학부모라 마음이 똑같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아직 자녀와 통화하지 못한 부모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9반 이한솔(17) 학생의 어머니 문미정(41)씨는 "전날 수학여행 잘 다녀오겠다며 인사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면서 불안해했다. 사고 소식에 직장에서 조퇴를 하고 상황실이 꾸려진 학교 강당으로 뛰어온 문씨는 "제발 무사히, 안 다쳤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원고 학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학교는 10시 30분쯤 다른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교문 앞에서 만난 최혜정(16·여·가명) 학생은 눈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그는 "연극부 선배들 10명이 수학여행에 갔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친구 오유진(16·여·가명) 학생은 "오전 9시쯤 한 선배가 연극부 단체채팅방에 '배에 물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며 "계속 전화해봐도 연결은 안 된다, 선배들이 빨리 구조돼서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학부모들은 우선 130여 명이 안산시청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낮 12시쯤 진도로 출발했다. 단원고는 추가로 버스를 알아보는 중이다. 학생들은 현재 진도 한국병원 등 병원 3곳과 진도실내체육관 등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현장 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낮 12시 10분까지 학교와 전화 연결이 된 학생은 모두 4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