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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법정
 이혼법정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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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혼 도와주는 남자, 이도남입니다. 작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30여 차례 넘게 여러분과 이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제 서른 네 번째 이야기를 끝으로 9개월간의 대화를 마쳐야 할 때가 왔습니다.

제가 의뢰를 받은 이혼 상담건수만 해도 수백 건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저는 법전과 수천 건의 판결문을 뒤지면서 여러분의 고민을 해결해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부족한 점도 있었고, 이혼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1년에 이혼남, 이혼녀가 20만 명이 넘는 현실에서 이혼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는 너무 적었습니다.

이혼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기보다 인생에서 한 번 겪을까 말까한 아주 특수한 경험입니다. 게다가 고민을 털어놓을 공간도 많지 않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혼을 결심하거나 이혼소송을 당한 이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헤어지는 과정에서도 서로 깊은 상처를 주면서 원수가 되어 갈라서는 부부가 대다수입니다. 저는 이혼은 신중하게 고민하되, 불가피하게 이혼하게 될 경우에 따르는 법적인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자는 취지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수많은 이혼 사연에 대해 법률적인 답변과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행히도 수백만 네티즌이 읽어주고 격려를 해 주신 덕분에 34회까지 연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도남은 마치지만 제대로 된 이혼 문화를 만들어가자는 고민은 계속해보겠습니다. 저는 부부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이혼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기 살기 위한 차선책이 이혼일 수는 있겠다고 봅니다. 다만 이혼이 차선책이 되려면 결혼보다 몇 배 신중하게, 제대로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마지막 이야기로 결혼과 이혼에 대해 꼭 알아야 할 30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글을 끝으로 이도남은 물러갑니다. 그동안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조만간 좀 더 좋은 기획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결혼과 이혼 일반]

- 결혼은 몇 살부터 할 수 있나.
"성인은 부모 동의없이 누구나 자유로이 결혼이 가능하다. 단 미성년자라도 만 18살이 넘으면 부모 동의를 얻어 결혼할 수 있다. 참고로 2013년 7월부터는 민법상 성인 나이가 만 19세 이상으로 바뀌므로, 만 18세는 부모 동의를 얻어서, 만 19세부터는 자유로이 결혼할 수 있다." 

- 아내의 빚을 남편이 대신 갚을 의무가 있나.
"민법에 따르면 부부 사이에는 일상가사대리권이 있다. 생활비, 의료비, 주택구입비, 교육비 등으로 어느 한 쪽이 채무를 부담하면 상대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 이혼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
"현행법상 이혼하는 법은 협의이혼과 재판상이혼 2가지가 있다. 부부가 갈라서기로 합의했을 때는 협의이혼, 한쪽이 동의하지 않거나 서로 상대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재판상이혼을 하면 된다."

- 협의이혼은 서로 도장만 찍으면 이혼이 되나.
"그렇지 않다. 이혼에 합의한 부부가 함께 법원에 출석해서 도장을 찍은 이혼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법원은 1~3개월 후로 협의이혼확인기일을 정해주는데 이때 두 사람이 판사 앞에서 이혼의사를 밝힌 뒤 이혼신고를 해야 비로소 법적으로 남남이 된다."

- 협의이혼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2008년부터 도입된 숙려기간 때문이다. 이혼 후 자녀 양육문제, 재산문제 등을 정리하는 숙려기간은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3개월, 없으면 1개월이다. 협의이혼을 할 때도 의무적으로 자녀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를 마쳐야 한다."

- 이혼 전력을 호적에서 지울 수 있나.
"불가능하다. 가족관계증명서에는 현재의 배우자가 나오지만 혼인관계증명서에는 개인의 결혼, 이혼에 관한 사항 전부가 나타난다. 오히려 이혼 전력을 숨기는 것이 혼인취소나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으니 떳떳하게 밝히는 게 상책이다."

[재판상이혼에 대해]

- 이혼소송은 아무나, 어떤 이유로도 제기할 수 있나.
"재판이혼은 법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발생했을 때만 가능하다. 그리고 원칙적으로 혼인파탄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유책배우자)는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 재판상 이혼사유에는 어떤 게 있나.
"다음과 같이 6가지다. ①배우자의 부정행위, ②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③배우자(또는 시부모, 장인·장모)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④자기 부모가 배우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⑤배우자 생사가 3년이상 불분명할 때, ⑥기타 혼인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 배우자가 잘못이 더 큰데도 오히려 나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반대로 내가 이혼소송을 걸 수는 없나.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원칙이다. 하지만 서류접수단계에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유책배우자도 소송을 걸 수는 있겠지만 원하는 판결을 받기는 어렵다. 상대의 잘못이 이혼사유가 된다면 반소를 제기할 수도 있다. 반소를 제기하면서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함께 청구할 수도 있다."

- 이혼소송 중인데 양쪽 다 이혼을 원하고 있다.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없나.
"이혼소송을 취하하고 협의이혼하는 방법이 있다. 이때는 재산문제나 자녀양육문제에 대해 잘 합의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법원의 이혼조정에 응해서 종결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이성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만으로도 이혼사유가 되나.
"한두 건이면 문제가 안 되겠지만 수백 건 수천 건이 되고 연인 간에 주고 받을 만한 은밀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 '부정행위'로 볼 수 있다. 이혼사유가 된다."

- 남편이 딴 여자와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사진을 찍었다. 간통으로 고소가 가능한가.
"고소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간통죄가 되려면 성관계(그것도 반드시 성기의 결합)가 있어야만 하므로 증거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간통고소는 이혼 후 또는 최소한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에만 가능하다."

부부간 별거기간이 길어지면 자동으로 이혼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자동이혼이란 없다.
 부부간 별거기간이 길어지면 자동으로 이혼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자동이혼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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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간 별거는 이혼사유로 볼 수 있지 않나.

"별거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중요하다. 정당한 사유없이 일방적으로 별거했을 때는 '악의로 상대방을 유기했을 때'에 해당하여 이혼 사유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나갔다거나 폭력을 피해 잠시 대피했다거나 한쪽의 강요로 나갔다면 이혼사유가 아니다. 참고로, 부부간 별거기간이 길어지면 자동으로 이혼이 된다는 속설이 있는데, 자동이혼이란 없다. 이혼방법은 협의이혼과 재판상이혼뿐이다."

- 고부간의 갈등, 장모와 사위의 갈등도 이혼사유가 되나.
"단순한 갈등 정도로는 안되고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할 때는 가능하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심하게 구박하거나 낙태를 강요한 경우, 장모가 사위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폭행을 하는 경우엔 이혼사유가 된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시댁·처가와의 갈등이 결혼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고통이 된다면 이혼이 가능하다."

- 남편이 무정자증이라서 아이를 낳지 못하고 있다. 배우자의 불임도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
"신체적 결함이 의도된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생식불능이고 성적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판례도 있다. 여성의 불임증, 남성의 무정자증 모두 그것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지 않는다."

- 성적 불만도 이혼사유가 되나.
"부부는 동거의무가 있다. 여기에는 성적 교섭 의무도 포함된다. 정당한 이유없는 성관계 거부나 성적 불능은 이혼사유가 된다. 다만 일시적인 성기능 장애나 단기간 성적 접촉단절, 치료나 대화로 회복이 가능한 경우라면 이혼사유가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 부부 사이에는 언제나 잠자리 요구에 응해야 하나.
"부부라고 해서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강요할 수는 없다. 부부 사이에도 배우자와 성관계를 하는 방식과 시기 등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다."  

- 혼전순결도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
"부부간 정조의무는 결혼 때부터이다. 과거를 문제삼을 수 없다. 오히려 혼전순결을 내세워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 오히려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

- 그동안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된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
"판례를 보면 ▲ 배우자의 범죄(성범죄 등 파렴치범죄) ▲ 합리적 이유 없는 지속적인 성관계 거부 ▲ 장기간 지속되는 회복불가능한 정신병 등 불치병 ▲ 지나친 신앙생활 ▲ 부당한 피임, 성병 감염 ▲ 사실상의 별거 ▲ 지나친 사치와 낭비 ▲ 알콜 중독과 도박 ▲ 자녀에 대한 심한 학대 등이 있다."

[이혼과 재산문제]

-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어떻게 다르나.
"위자료는 혼인파탄에 책임있는 사람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해 배상을 받는 것을 말한다. 이와 달리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에 협력하여 취득한 재산을 이혼하면서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다." 

- 위자료 금액 수준은 얼마나 되나.
"법에 정해진 기준은 없고, 혼인파탄 원인과 책임, 이혼 경위, 재산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사가 정하게 된다. 통상 1천만 원~5천만 원 선이다. 수억 원의 위자료가 인정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나.
"부부는 이혼할 때 누구나 재산분할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혼인파탄 책임과 무관하게 부부가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은 분할 대상이다."

- 재산분할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법에 정해진 방식은 없으나 법원은 통상 비율로 나누는 방식을 쓴다.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전체 재산액을 합산하고 5:5, 7:3과 같은 식으로 부부 양쪽의 비율을 정하는 것이다."

-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주부에게는 재산분할이 불리하지 않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재산 중 여성의 몫을 40~60%로 인정한 판결이 60%를 넘었다. 결혼생활이 길수록 여성의 몫도 늘어나고, 가정주부의 가사노동도 재산분할에서 비중을 높게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이혼과 자녀문제]

- 이혼할 때 결정해야 할 자녀문제는 어떤 게 있나.
"누가 아이를 키울지(친권자, 양육자 결정), 아이의 양육비는 얼마를 어떻게 지급할지(양육비 지급), 함께 살지 않는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만날지(면접교섭)를 결정해야 한다."

- 친권과 양육권은 어떻게 다르나.
"친권은 미성년 자녀의 신분과 재산에 관한 사항을 결정할 권리를 뜻한다. 양육권은 자녀와 함께 살면서 자녀를 보호하고 교육할 권리이다. 친권이 훨씬 더 넓은 개념이다."

- 협의이혼할 때 아내가 아이를 키우기로 합의를 보았다. 그런데 아이를 너무 방치한다. 내가 다시 키울 수 없을까.
"친권자나 양육자는 한 번 정해지면 영원한 것은 아니다. 사정이 달라지면 변경될 수 있다. 다만 가정법원에 친권자 및 양육자변경신청을 통해야만 한다."

이혼 할 때 해결해야 할 자녀 양육 문제.
 이혼 할 때 해결해야 할 자녀 양육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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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혼 후 생활이 곤란한데도 아이 양육비를 꼭 줘야 하나.

"양육비는 아이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법적의무다.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는 자신의 생활을 유지한 뒤에 부조하는 2차적 의무가 아니라 자신의 생활과 같은 정도를 보장해야 하는 1차적 의무이다.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 양육비 금액 산정기준은 어떻게 되나.
"부모의 재산상황이나 경제적 능력 등을 주로 고려한다. 판례를 보면 보통 자녀 1명당 매달 30~100만 원선이 일반적이고, 많게는 100~200만 원이 되기도 한다."

- 남편과 이혼하고 초등학생 아들과 살다가 재혼했다. 그런데 아들이 새아빠와 성(姓)이 달라서 놀림을 받는다. 어떻게 해야 하나.
"법원에 성(姓)과 본(本) 변경 신청을 하면 된다. 새아빠의 성으로 바꿀 수 있다. 아예 새아빠의 친양자로 입양할 수도 있다. 그러면 친자와 같은 관계가 되므로 자동으로 성이 바뀐다. 대신 이때는 친아빠와 부자관계가 단절이 되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김용국기자는 법원공무원으로, 일반인을 위한 생활법률 책 <생활법률상식사전>과 <생활법률해법사전>을 썼습니다.



태그:#이도남,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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