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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최근 당내 일각의 '비대위 흔들기'에 대해 "쇄신이 진행되는 이 시점에서 쇄신 자체를 가로막는 언행, 비대위를 흔드는 언행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염두해달라"고 당부하는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원이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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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정강·정책에서 '보수' 표현을 삭제하지 않기로 했다.

황영철 비대위 대변인은 12일 "더 이상 '보수' 용어 삭제와 관련된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것은 사실상 보수라는 용어를 삭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당 정강·정책에서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이라고 명시된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한나라당, '보수' 삭제 안 한다

이른바, '보수 삭제 논쟁'이 당의 쇄신동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상당수의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서 당내 분란이 심화된 데다, 이 문제가 이념·정체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엿보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당이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가 시대의 변화에 맞게 다시 다듬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책쇄신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보수(표현 삭제)와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보수논쟁 격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황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 삭제 논의가 여타 쇄신 논의를 왜곡하는 부분이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보수' 용어 삭제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했던 김종인 비대위원도 일단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그는 이날 회의 이후 "(보수 용어 삭제에 대한) 내 개인 생각은 추호도 바꿀 생각은 없지만 결정했으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보수 삭제 논쟁'이 급속히 진화되면서 남은 쟁점은 '정권 실세 용퇴론'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차례 유예됐던 비대위원과 의원 간의 연석회의가 오는 17일 열려,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과 친이계의 논쟁이 예상된다.  

황 대변인은 "비대위원들과 당 소속 의원들과의 소통 및 현재까지 논의된 의견들을 토론하기 위해 17일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소집해서 연석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비대위에서) 논의된 모든 내용들을 가감없이 토의하고 여기서 수렴된 의견들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설 연휴 이전 공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19대 총선 공천기준 방안의 '데드라인'을 16일로 잡았다. 비대위 산하 정치쇄신분과가 마련하는 공천기준안 등이 연석회의의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권 실세 용퇴론'을 두고 맞붙었던 비대위와 친이계의 끝장토론이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비대위원들은 이날 "비대위 참여 외부위원들은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결의하며 비대위의 '인적쇄신'에 힘을 실었다. 현재 비대위 참여 외부위원은 김종인·이상돈·이양희·이준석·조동성·조현정 등 총 6명이다.

박근혜 비대위 "KTX 경쟁체제 도입 안돼"... MB정부 정책 첫 반대

한편, 비대위는 이날 정부의 KTX 경쟁체제 도입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비대위가 현 정부 정책에 대해 처음으로 반대한 것이다.

황 대변인은 "KTX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해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가 높기 때문에 비대위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당정협의를 통해 정부의 추진방향이 수정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국민 눈높이 분과위를 맡고 있는 조현정 비대위원이 문제를 제기했고 모든 비대위원들이 이에 동의했다"며 "국민들이 질 높은 철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KTX 경쟁체제 도입 방침을 수정토록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