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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학생, 교사는 변화하고 있다. 학교나 교사에 비해 학생의 변화가 빠르고 역동적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의 차이가 학교에서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키고 교육 위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교사와 교사 사이에도 세대 간의 차이는 존재하고 교사와 학생간의 세대 차이는 더욱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책임감과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 학교 조직 속에서 존경과 지시에 익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교사들, 현실적이며 직장인 같은 교사들, 그리고 자기의 할 일은 잘하지 못하면서도 권리를 내세우는 학생들과 교사라는 직업이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학교교육은 어려워지고 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40대 남자교사와 담임으로 있는 학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교사의 얼굴이 상기되면서 "선생님 학급학생들에게 배신감이 느껴져요, 저는 학급 학생들과 소통이 잘되고 있고 그들도 나를 신뢰한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1년동안 최선을 다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저에게 이럴수가 있어요?"

내용은 이랬다.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학급의 여학생과 다른 반의 남학생이 1년동안 사귀고 있었고, 그 두학생은 학교 탈의실 안에서, 복도, 또 학급의 학생들이 있는 교실 뒤쪽에서 지나친 스킨십을 했었다고 한다. 학급의 학생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이런 행동을 오랫동안 모르고 지내고 있었는데 복도를 지나치다가 상황을 보게 된 다른 교사가 이야기해줘서 알게 되었다.

더욱 더 선생님을 당황하게 했던 것은 이 일로 학급의 임원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상황을 늦게 알게 되어서 담임으로서 정말 미안하다, 그렇지만 너희들도 나에게 알려줄 수는 없었니?"라고 했더니 아이들 모두 황당한 얼굴로 "그건 걔네들의 사생활이잖아요? 왜 이야기해야 돼요?"라고 했다고 한다.

평소에 학생(중학생)들은 담임교사에게 찾아와 많은 이야기를 했었고, 알고 싶지 않던 아주 사소한 이야기도 전해주던 학생들에 익숙했던 교사는 당황스럽다 못해 배신감이라는 극한 감정까지 느꼈던 것이다.

최근에 인접한 지역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성과 관련한 사건이 발생되면서 긴장을 하고 있었던 담임교사는 학교에서 이성교제를 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늘 가까이서 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시간이 나면 학급으로 가서 학생들을 보고 관찰했던 교사지만 학생들의 이성교제에 대해서는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수줍은 고백 같은 모습만 상상했다. 그런데 학생들은 교사가 보지 않는 곳에서 대담한 애정표현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학급의 다른 학생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다.

이처럼 요즘 학생들은 자기표현이 분명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데 비해 교사들은 구성원간의 관계와 협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에서 사고의 차이를 분명하게 했다. 이러한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빠르게 변화되는 학생들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이해하려는 많은 노력과 사회변화에 따른 인성교육과 생활교육에 대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에 의해 진정성을 간직한 인간관계가 만들어져서 의사소통이 가능할 수 있다. 물론 의사소통의 관계복원은 학교와 교사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사회와 가정에서도 학교와 교사가 걸맞은 노력을 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영미씨는 현재 중학교 교사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권연대 주간 웹진 <사람소리>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학생, #교사 , #의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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