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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자락 산청 차황면 상법·신촌·만암마을 주민들이 창원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위원장 최명일)는 11일 오전 농어촌공사 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를 외쳤다.

농어촌공사는 손항저수지 바로 위에 상법저수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주민설명회와 기본설계 설명회 등을 열었으며, 현재 실시설계 적격심의를 받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주민동의서를 받은 뒤 계획대로 할 경우 올해 안에 공사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담수량을 보면, 상법저수지는 기존 손항저수지(57만톤)보다 10배 많은 600만 톤 규모다. 제방높이는 48m로, 진주 남강댐(34m)보다 훨씬 높다. 주민들은 저수지가 아니라 '대형 댐'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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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사업은 '4대강정비사업'의 하나로 저수지 둑 높이기 턴키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남강댐에 물이 들어오는 경호강 상류에 있다.

마을이장 김태조씨는 "주민 80~90%가 반대하는데 농어촌공사는 무시하고 강행한다"며 "우리 마을은 물이 풍부하다. 그런데 큰 저수지를 왜 만들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마을이장 김동건씨는 "남강댐 식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를 짓겠다고 하는데, 우리를 똥오줌도 못 가리는 바보천치로 아는 모양이다. 물 많은 지역에 무슨 댐이냐. 대형 저수지가 만들어지면 농사도 못 짓고 황매산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 지역은 동서남쪽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황매산 자락 천내골 안 쪽의 '분지형 골짜기'에 있다"며 "그나마 트여있는 남쪽의 골짜기 입구조차 불과 10년 정도 밖에 안 된 기존 '손항저수지'가 틀어막고 있다. 바깥에서 보면 그 존재조차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런 지역에 또다시 저수지를 들여세우는 것이 과연 국가정책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저수지 신설은 우리 지역에 수많은 피해를 양산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청난 기후·환경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최명일 위원장이 성명서를 낭독하는 모습.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최명일 위원장이 성명서를 낭독하는 모습. ⓒ 윤성효

대책위는 "농어촌공사는 인허가 요건인 '주민동의'를 억지 맞춤하기 위해 이 사업과 아무 상관 없고, 엄청난 예산이 추가될 수 밖에 없는 각종 주민민원사업들의 해결을 전제로 한 '조건부 찬성여론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피해는 적으면서 보상금 수혜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일부 수몰 대상 토지소유주들을 부추겨 상류 피해지역 주민들과 서로 갈등, 반목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대로 가다간 오랜 세월 우애 깊고 평화롭게 지내온 지역공동체가 한 순간에 붕괴되는, 실로 참담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상황까지 농어촌공사는 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설치로 인한 안개일수 증가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앞으로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고,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은 둑 높이기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또 농어촌공사는 "둑 높이기 사업으로 일부 이설도로의 수몰은 불가피한 실정이나 주변여건과 부합되며 적절한 안전시설의 보강 등 교통환경 개선과 주민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도로의 기설기준을 충분히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어촌공사는 "수몰되는 천내계곡은 저수지 주변에 수변공원과 산책로, 주민 쉼터 조성 등 저수지와 연계된 친환경적인 친수공간을 조성하여 지역민과 관광객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산청 ‘상법저수지 백지화대책위원회’는 11일 오전 창원 소재 농어촌공사 경남본부 앞에서 “4대강 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한국농어촌공사#상법저수지#손항저수지#4대강정비사업#저수지 둑 높이기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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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cjnews) 내방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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