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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마라 국립 보호구역.
▲ Masai mara national reserve 마사이마라 국립 보호구역.
ⓒ 박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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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마사이마라(Masai mara national reserve)를 2박3일 동안 다녀온 뒤 떠오른 첫 생각은, " 쟤네들이, 끝까지 가봐서 결국엔 나갈 수 없는 보호구역임을 느끼지 않고, 야생에서 살다 가는 걸로  느꼈으면..." 이라는 오지랖 다분한 생각이었다.

물론 그 생각은, 마사이마라가 순수한 야생이라는 느낌보다는 일종의 보호구역으로서의 인상이 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케냐의 관광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사이마라 국립 보호구역은 그 아성만큼, 탄자니아의 그 영역과 함께 인간이 리얼한 야생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남은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적어도 그 보호구역을 들어서는 순간, 조련사들이 먹이를 주는 장소가 아닌 동물들이 자기 나름의 본능에 의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보호구역을 들어서게 되면 제일먼저 눈에 띄는 임팔라들
▲ 임팔라 보호구역을 들어서게 되면 제일먼저 눈에 띄는 임팔라들
ⓒ 박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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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의 세렝게티 초원과 이어지는 마사이마라는, 마사이족과 마사이 강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여행하는 사람들조차도, 동물들이 떼 지어 세렝게티와 마사이마라 사이를 이동하는 것쯤은 알고 있을 만큼 유명한 관광지이다.

그러면 어떻게 방문을 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한 상품은 많이 있지만, 실제로 그 여행을 주도하는 곳은 현지여행사들이다. 실제로 케냐 현지에서도 각 호텔들이나, 여행사나 롯지(LODGE:호스텔같은 숙박업소의 개념)에서 마사이마라 투어를 손쉽게 예약할 수 있다.

나이로비 시내 길거리에서도 관광객처럼 보이는 외국인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상품광고도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각 판매하는 곳들도 가격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직접 주도하는 것이 아닌 상품을 가져다 판매하는 곳들이 많기에, 숙소는 어떤지, 식사와 하루일정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좋다.

얼룩말은 흰색이 바탕일까, 검은색이 바탕일까?
▲ 얼룩말 얼룩말은 흰색이 바탕일까, 검은색이 바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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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마사이마라로 한번 떠나볼까?

항간엔, 탄자니아와 케냐에 걸쳐있는 보호구역의 25%가 케냐이므로 동물을 발견하기가 더 쉽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가 있다.

본능에 의해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기위해 가는 것이고, 또한 참여하는 동안 다양한 동물을 실제로 보는 것이 큰 소득이므로, 그 안에서 동물을 찾아다니는 것도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전시돼 있는 동물들이 아닌, 그들이 실제로 물을 찾아 이동하기도 하므로, 어떤 얘기가 맞다 그르다 라고 하기 어렵다.

실제로 '내가 참여했을 때, 보고싶은 동물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보았는지' 의 주관적 만족이 가장 중요할게다. 마사이마라 보호구역을 돌아다니는 전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태운 지프차들은 운전기사끼리의 교신이 상당히 중요하다.

유유자적 걷던 기린이 얼굴을 돌려 눈이라도 마주치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 기린 유유자적 걷던 기린이 얼굴을 돌려 눈이라도 마주치면 반하지 않을 수 없다.
ⓒ 박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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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구역에 사자가 먹이를 먹는다.' 혹은 '어느 구역에 레오파드가 나타났다'는 이슈들은 평화로운 초원에 갑작스러운 기대감의 파장을 일으킨다. 이는 그들이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이다. 물론 이 정보들은 방문자들의 만족감과 흥분을 야기하는 중요 요소이다.

철장너머로 보는 사자가 아닌 것도 신기한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별말 없이 조용히 운전하던 운전기사의 잔뜩 숨죽인 탄성이 새어나온 것이다.

"이햐~ 저것봐라. 사자가 먹이 먹고 있는 것 보입니까?"

식사중인 사자 우두머리.
▲ 사자 식사중인 사자 우두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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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때문에 아직도 시뻘건 누(소 과에 속하는 동물 wildbeast)의 장기가 다 들여다보였다.
일제히 한 차에 탄 우리 모두의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모습이 신기한 것은, 사자가 누를 먹는다는 그 사실을 확인하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옆에서 암컷이 한발자국 다가오자, 식사를 하고 있던 수컷은 있는 한껏 이빨을 드러내 보이며 으르렁댔다. 주위에 있던 다른 수컷들은 아예 근처에는 오지도 못하는 상황.

좀 나눠먹을 것이지 앙칼지게 으르렁대는 수컷 사자 앞에서 우리도 잔뜩 긴장하고 숨을 죽였다. 눈을 반짝이는 우리들을 위해 운전기사는 "걸리면 큰일난다"고 하면서도 들어가서는 안 될 제한선을 넘어 좀 더 가까이 차를 대주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언제라도 닫을 수 있는 지붕 뚜껑은 필수.
▲ 야생동물을 만나기 위한 지프차 언제라도 닫을 수 있는 지붕 뚜껑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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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의 본능에 충실한 사자를 보며 야생의 생존법칙을 그대로 느꼈다. 잔인하고 냉정한 야생의 세계에 근접하면 할 수록 사람들은 눈을 반짝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그는 이런 융통성이 관광객들의 만족을 자극하여, 본인의 팁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게다.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은 딱 보면 구분이 간다.
▲ 갈 수 있는 길 갈 수 있는 길과, 갈 수 없는 길은 딱 보면 구분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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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길 봐요. 저 나무 위. 레오파드가 남겨놓은 먹잇감 보입니까?"
또한 초원을 누비던 지프가 솦 속에 들어서자 속도를 줄이며 기사가 꺼낸 말이었다.
"와아!"
커다란 누(소 과에 속하는 동물 wildbeast)가 나무 위에 걸쳐져 있었다.

레오파드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 큰 누가 나무 위에 걸쳐져 있는 것을 보니, 더욱더 흥미진진했다. 운전기사는 레오파드가 먹잇감을 걸쳐놓은 것이라며, 어두워지면 이 곳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단거리 우등생 치타는 역시 몸매도 날렵하다.
▲ 치타 단거리 우등생 치타는 역시 몸매도 날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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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지난 2009년8월부터 2010년 1월까지의 총 6개월의 여정을 바탕으로 기고합니다.
외래어의 경우, 소리나는 대로 발음 표기하였습니다.



태그:#아프리카, #마사이마라, #케냐, #아프리카 종단, #야생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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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담은 사진에세이 [same same but Different]의 저자 박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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