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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5일 오후 2시 55분]

 

서울 강남·서초·송파를 합친 '통합 강남구청장'이 탄생했다?

 

6.2 지방선거는 끝났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서울지역 대부분의 구에서 패배한 반면 강남 3구 등에서 몰표를 받으며 기사회생한 것을 패러디한 기사가 인터넷상에서 화제다.

 

이 패러디 기사엔 "167만 구민의 에너지 모아 통합구 발전"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또한 부제로 "'화제의 기초단체장 - 오세훈 통합 강남구청장 당선자', 치열한 접전 끝 강남·서초·송파 통합 첫 구청장 '영예'"라고 적었다. 이 기사의 도입 부분은 다음과 같다.

 

"강남·서초·송파를 합친 통합 강남구의 초대 구청장으로 당선된 한나라당 오세훈 당선자는 '초대 통합 강남구청을 맡겨준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역량을 바쳐 위대한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라는 구민들의 준엄한 명령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강남구는 오는 7월 1일 출범한다."

 

"강남3구가 오세훈을 살렸다"

 

이 기사는 또 "강남구청장 선거는 3개 구의 통합으로 인구 167만 명의 '광역시장급' 구청장을 처음 뽑는다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통합 강남구는 수원(107만여 명)을 제치고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된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 기사는 "오 당선자는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 당선됐고, 6.2지방선거에서 시장이 아닌 구청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선거는 오 당선자 단독 입후보로 치러졌으며, 오 당선자는 구민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초대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고 적었다.

 

오 당선자는 "600년 전 형제마을이었던 3개 구가 다시 하나로 뭉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강동구, 용산구, 중구, 영등포구, 양천구 등은 주제를 알고 끼어들지 말라"며 "통합과정에서의 갈등과 지역 이기심 심화 등 현안 악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과 열정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오세훈 당선자는 6.2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강남 3구의 몰표 덕에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어렵게 승리할 수 있었다.

 

서울시장선거 개표결과에 따르면 오 당선자는 서울지역 전체 25개구 가운데 17곳에서 한명숙 후보에 졌고,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중구, 용산구, 양천구, 영등포구, 강동구 등 8곳에서 승리했다. 구별 선거에서는 17대 8로 패한 셈이다. 그러나 오 당선자는 우세 지역에서 큰 표 차로 한 후보를 앞섰다. 특히 강남 3구의 몰표가 서울시장 선거의 향배를 갈랐다.

 

오세훈 당선자는 2일 오후 9시 40분께(개표율 1.5%) 한명숙 후보에게 추월을 당한 뒤, 3일 오전 4시까지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끌려갔다. 하지만 개표율이 70% 중반을 넘어서면서 양상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4시 15분께 오 당선자가 한 후보를 400표 이상 앞서며 1위 탈환에 성공한 것.

 

문제는 강남이었다. 초반에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개표가 이뤄지면서 한 후보의 우세가 이어졌지만,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의 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오 당선자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다. 오

 

당선자는 강남 3구에서 39만7064표를 얻은 반면 한 후보는 27만134표를 얻는 데 그쳤다. 무려 12만6930표 차이가 난 것. 한 후보가 앞선 17곳 가운데 오 당선자를 가장 크게 따돌린 관악구의 표차가 3만5260표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강남 3구는 그야말로 오 당선자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개표 마감 결과 두 후보 간 전체 표차는 2만6412표에 불과했다. "강남3구가 오세훈을 살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강남 3구와 중랑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에 패했다. 오 당선자에게는 승리의 요인이 됐던 강남 몰표가 오히려 '강남시장'이라는 오명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오 당선자도 "승리였지만 상처뿐인 승리였다. 장수들을 모두 잃어버린 대표 장수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세훈 강남시장님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누리꾼들은 오 당선자의 '강남 몰표'를 희화화하며 꼬집고 있다. 특히 한 누리꾼(닉네임 '붙잡고도')은 다음 아고라 '응원서명' 게시판에 "오세훈 강남시장님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고, 4일 오후 5시 현재 300여 명의 누리꾼들이 서명했다.

 

이 누리꾼은 "강남 외엔 우세지역이 거의 없었는데, 죄송하지만 서울시장 당선으로 인정해 드릴 순 없다"며 "당선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느냐가 여론이자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남에서 몰표를 받고 당선되신 오세훈 강남시장님은 앞으로 강남의 재개발과 강남의 부동산 정책 등 부유층을 위한 정책에 더욱 힘써주시기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 'cjsro'는 "축, 강남3구청장 그리고 강남시장~ 사무실을 강남으로 이전하세요!! 서울광장은 시민들에게 돌려주시고"라며 서명했고, 'apache'은 "힘없고 돈 없는 가난한 서민들이 아니라, 돈 많은 강남시민들의 시장님, 축하드립니다"라며 서명했다.

 

'김정규'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고 당신과 다른 뜻을 가진 대다수 서울시민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여 성공한 시장이 되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는 말을 남겼다.


태그:#오세훈, #6·2 투표참여, #6·2 지방선거, #강남3구, #통합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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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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