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월 22일, 생물다양성의 날을 앞두고 생물다양성증진을 위한국가전략수립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5월 19일, 국회환경포럼과 녹색연합, 한국환경생태학회,한국습지NGO네
트워크가 공동주관한 행사로 올해가 유엔이 지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을 기념해 열린 것이다.

지난 5월 19일, 국회에서 유엔 생물다양성의 해 기념 토론회가 열렸다.
▲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국가전략수립토론회 지난 5월 19일, 국회에서 유엔 생물다양성의 해 기념 토론회가 열렸다.
ⓒ 녹색연합

관련사진보기


환경부, 생물다양성 감소 이유 모르는 걸까 숨기는 걸까

이번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한 환경부 권군상서기관은 우리나라의 야생동식물 감소의 51% 이유가 밀렵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 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등으로 계속 감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해 올해 9월까지 생물자원 보존과 이용에 관한 법률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동욱소장(한국PGA습지연구소) 은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의 감소 첫 번째 이유가 서식지 감소인데 국내에서 밀렵이 50%가 넘는 이유라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 권군상서기관은 "밀렵을 중점으로 한 조사자료를 인용했기 때문에 정확한 자료가 아닐수도 있겠다.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요즈음 환경부가 4대강사업에 보이는 반응을 보면 수치의 잘못된 인용은 단순 실수가 아니라 생물다양성 감소 이유를 제대로 분석조차 하지 않거나 진짜 이유를 숨기려는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 구미시 도개면 신림리 일선교 일대의 모래톱 환경영향평가에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이 확인 된 곳이다. 준설작업이 상당히 진행되었다
▲ 낙동강살리기사업으로 훼손된 생물들의 서식처 모래톱 ▲ 구미시 도개면 신림리 일선교 일대의 모래톱 환경영향평가에 멸종위기종인 표범장지뱀이 확인 된 곳이다. 준설작업이 상당히 진행되었다
ⓒ 녹색연합

관련사진보기


멸종위기종 발견되어도 환경영향평가 모두 동의

4대강사업의 환경영향평가 조사는 여름철 1개월정도 현장 조사를 통해 자연생태분야 조사를 마쳤다. 사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자연생태의 특징을 조사할 수 없었던 건 당연한 일이다. 낙동강 하구의 경우 기존 자연환경조사 등을 통해 모두 36종 이상 법정보호종이 발견된 곳으로 겨울철새의 천국이다. 그런데 이 곳에서 멸종위기종은 전혀 없었고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하나만 발견되었다. 여름철에 조사했기 때문에 겨울철새는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최근 남한강 6공구 지역을 4대강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와 야생동물소모임이 조사한 결과 환경영향평가에서 조사되지 않은 멸종위기종 6종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그런데 환경부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모두 3개월만에 '동의'를 해주었다. 환경영향평가가 그동안 많은 국책사업에서 무용지물이 되기는 했었지만 빠른 속도로 대통령의 핵심사업에 화답한 사례로 남게 되었다.

▲ 남한강 부처울 습지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새끼. 국제적 멸종위기 2급(CITES)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부처울 습지는 4대강 사업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된 수리부엉이 ▲ 남한강 부처울 습지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새끼. 국제적 멸종위기 2급(CITES)인 수리부엉이가 남한강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부처울 습지는 4대강 사업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 4대강사업저지범대위

관련사진보기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범 - 녹색성장이 생물다양성 위협

실제 국토를 훼손하는 많은 개발사업이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라는 지적은 여러번 있어왔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백두대간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없는 생태벨트인데, 도로로 8km 마다 단절되어 있고, 57개의 풍력발전기가 건설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녹색성장의 어두운 그림자가 백두대간에도 드리워져 있다. 또 국립공원 꼭대기에 케이블카까지 만들겠다고 해서 논란이다. 부산대 최송현교수는 "슬리퍼를 신고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는 덕유산 같은 곳은 국립공원에서 해제하든지 구역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정부에서 의견수렴을 통해 잘 만든 삭도지침까지 이번 정부가 개정해서 케이블카 추진을 하고 있다"면서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로 사실상 보호구역의 의미가 유명무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국가보고서가 나올 수 있을까. 각국이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에 제출하는 자국의 국가보고서를 바탕으로 전세계 생물다양성의 현황과 대책을 마련하기 때문에 국가보고서를 객관적이고 포괄적으로 작성하는게 중요하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올해 국가보고서에 최근 4대강사업과 각종 연안 매립으로 인한 생물다양성감소의 가능성을 기록할 것을 요구하였다.

포스트 2010를 위해 우리도 특단의 조치 필요

환경부의 국내 대응전략이 주로 생물자원의 이용에 치우쳐져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동욱소장은 "생물다양성협약의 핵심 3대 목표는 보전, 지속가능한 자원이용, 이익의 공평한 분배인데 우리 정부의 대응은 보전보다는 이용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다. 사무국에 제출하는 국가전략보고서에도 보전 내용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또 환경부가 준비하고 있는 생물자원 보존과 이용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도 산림, 해양 등 각 분야별 생물자원에 대한 보존과 이용에 관한 내용이 부처별로, 여러 법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환경부가 새로 만드는 법이 실효성이 있겠냐는 질문이 있었다. 생색내기용 법률제정보다는 기존의 계획을 통합하는 방안이 더 우선이라는 것이다. 해양수산개발원 박수진 연구원은 "국가전략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계획을 만들기 전에 부처별 의견을 수렴을 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고, 보고서를 작성한 이후에는 또 연계성이 끊겨버린다"면서 사실상 환경부가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에 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의견수렴을 형식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올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10차 당사국 총회에서는 지난 2002년 2010년까지 생물다양성감소 속도를 늦추기로 한 지구정상들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감소 속도가 늦춰지지 않기 때문에 내년부터 어떻게 감소속도를 막을 수 있을지 특단의 조치를 결정하기로 한 중요한 회의다. 유엔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라는 생물다양성협약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녹색성장'으로 치장된 각종 규제완화와 개발사업으로 단양쑥부쟁이, 흰수마자 등 많은 생물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있다. 포스트 2010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도 속도전이 불붙으면서 각종 불법이 난무하는 4대강사업의 중단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태그:#생물다양성, #녹색성장, #4대강사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기후위기의 시대, 지역과 페미니즘을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