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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생가. 2년 전 벼가 익어가는 계절의 풍경이다.
 김대중 생가. 2년 전 벼가 익어가는 계절의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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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영원한 지도자, 근·현대사의 큰 인물,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다시 한번 시선을 모으고 있는 곳이 있다. 신안 하의도, 아니 대한민국 하의도다.

요즘 이 하의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민주당 당직자는 물론 서울과 경기, 부산, 광주 등지의 일반인들까지 줄을 잇는다. 하의도에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다시 한번 돌아보려는 이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는 하의도 후광리에 있다. 1921년 이 마을에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보통학교(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 목포북초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이후 그 집은 헐리고 집터는 마늘밭으로 변했다.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당시엔 생가였음을 알리는 표지판만 하나 덩그러니 서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생가 복원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하의도를 방문했던 대구 노인복지대학 노인회원들이 생가 복원에 써달라며 성금 120만원을 내놓으면서 복원사업의 불씨를 당겼다.

김대중 생가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은 학생들이 분향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대중 생가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은 학생들이 분향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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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생가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이 국화꽃 한 송이씩 놓고 묵념을 하고 있다.
 김대중 생가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은 사람들이 국화꽃 한 송이씩 놓고 묵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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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문중이 나서고 독지가들이 힘을 보태 1999년 생가를 원형대로 복원했다. 복원된 생가는 대지 740여 평에 18평의 6칸 접집으로 안채와 창고, 화장실, 헛간 등으로 이뤄져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동서화합의 상징이란 얘기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분향소는 이곳 생가와 면사무소에 차려져 있다. 조그마한 섬에 두 곳의 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국장 기간 이곳 생가를 돌아보고 조문을 한 다음, 김 전 대통령의 어릴 적 삶을 떠올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생가 부근엔 김 전 대통령이 어렸을 때 공부를 했다는 덕봉서당도 있다. 이곳 출신 유학자 초암 김연 선생이 후학양성을 위해 지은 서당이다. 당시 선생의 높은 학문을 배우러 나주에서까지 제자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여기엔 성리대전 등 고서적 160여종, 1400여권이 소장돼 있다. 지난 4월 고향을 찾은 김 전 대통령이 이 학당을 직접 방문하면서 알려진 곳이다.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하의도 등 3개 섬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건 토지 탈환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하의도 등 3개 섬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건 토지 탈환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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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개관식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 4월 개관식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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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개관한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도 가까이 있다. 신안군 하의면 대리 옛 하의초등학교 대광분교 자리에 들어선 기념관은 지난 4월24일 개관했다. 조선후기부터 해방 전후까지 360여 년 동안 악덕지주와 일제, 미군정 등을 상대로 하의도와 상태도와 하태도 등 3개 섬지역 주민들의 목숨을 건 토지 탈환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당시 개관식에 참석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하의 3도 토지소유권 탈환운동은 동학농민운동과 더불어 역사에 남을 자랑스러운 운동이었다"며 "하의 3도 농민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을 가지고 끝까지 굴하지 않고 투쟁해 대통령에 당선되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기념관은 안내센터, 정보검색실, 토지항쟁기념실, 농경문화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토지항쟁기념실은 '역사의 땅, '항쟁의 땅', '평화의 땅' 등 3구역으로 나뉘어 토지항쟁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농경문화실은 하의 3도의 민속마을, 농업실태 등을 소개하고 있다.

하의도에서 들러볼만한 곳은 또 있다.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이 길에서 하의도의 명물로 알려진 '큰바위얼굴'을 만날 수 있다. 하의도에 특별난 관광지는 없다. 그러나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과 그 아래로 떨어지는 일몰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4월 하의도를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큰바위얼굴이 보이는 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하의도를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큰바위얼굴이 보이는 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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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늘면서 교통편도 좋아졌다. 목포에서 쾌속선과 철부도선이 각각 세 차례씩 다니고 있다. 목포에서 하의도로 가는 배편은 쾌속선이 오전 7시10분, 10시30분, 오후2시30분에 있다. 하의도에서 나오는 배는 오전 8시20분, 12시30분, 오후 3시40분. 소요시간은 1시간 안팎이다.

차량을 가지고 들어가는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철부도선은 목포에서 오전 6시50분, 10시10분, 오후 1시30분에, 하의도에서 오전 9시20분, 오후 2시30분, 4시30분에 각각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 안팎이다.

이번 주말과 휴일 나들이를 하고 싶다면 하의도여행이 어떨까. 300여 년에 걸친 농민운동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하의도에 한번 가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자녀들에게도 살아있는 근·현대사 교육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웅곡항. 하의도와 뭍을 연결해 주는 관문역할을 하는 곳이다.
 웅곡항. 하의도와 뭍을 연결해 주는 관문역할을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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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대중 , #하의도, #김대중 생가,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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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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