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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49재 광경.
▲ 49재 종교의식 광경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49재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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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행사장에 걸려있는 광경.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 고인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행사장에 걸려있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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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 한 시대가 당신으로 비롯되었습니다. 이 땅 한 시대가 당신으로 닫힙니다. 어기차게, 어기차게 오르신 이 땅을 그토록 황망히 내리시다니요. 사람 사는 세상이기엔 봄꽃 한 떨기도 다 피우지 못할 짧은 시절 인연이었습니다" - 시인 김윤곤님의 끝마중 중에서.

10일 오후 7시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가 열렸다.

600여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민주광장에 나와 바보 노무현의 죽음을 슬퍼했고 그의 허망한 떠남에 원통해 했다.


시민들은 노상에 마련된 임시분향소 옆에서 바보 노무현을 상징하는 노란 리본에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귀로 그의 떠남에 대한 슬픔을 추슬렀다.

민예총대구지부 김용락 지부장의 사회로 시작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의 종교의식과 함께 시인 김윤곤의 추모시 '끝마중'과 추모조사, 시민발언, 추모퍼포먼스 등으로 이어졌다.

49재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회 주최 측에서 나눠준 노란 풍선을 쥔 채 먼저 간 바보 노무현을 추모했다.

솔아엄마라고 밝힌 한 주부는 바보 노무현의 죽음을 슬퍼했다.
▲ 시민발언 광경. 솔아엄마라고 밝힌 한 주부는 바보 노무현의 죽음을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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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라고 적힌 글귀를 든 채 49재 추모행사를 가졌다.
▲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한 시민이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라고 적힌 글귀를 든 채 49재 추모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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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윤곤씨는 자신이 직접 쓴 '끝마중'을 통해 그에 대한 미련과 원망, 그리고 용서를 빌었다.

"당신을 이승에서 마지막 떠나보내는 오늘 우리는 비로소 당신을 맞습니다. 오늘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배웅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 당신을 마중하러 나왔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배웅할 수 있단 말입니까?"

모자이크화되어 걸려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 모자이크화되어 걸려있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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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조사에 나섰던 대구노사모 일꾼이라고 밝힌 '광야'(ID)는 "열심히 공부하시어 성공한 판사 자리는 왜 집어 던지시어 고생을 하셨습니까? 잘 나가는 세무변호사만 하시지 인권변호사는 왜 하시는 고생을 하셨습니까? 민주화 운동으로 얻은 국회의원 자리를 계속 하시지 삼당야합은 왜 반대하시어 고생을 하셨습니까?"라고 조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삶과 죽음은 너무 다릅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 정권과 검찰과 언론이 원망스럽습니다. 운명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당신을 뜨거운 항아리에 절대 모실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아주 큰 비석으로 남기겠습니다. 오래된 생각입니다"라며 바보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풀뿌리 솔아 엄마라고 밝힌 한 주부는 <바보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며>라는 시민 발언을 통해 "저는 도저히 님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님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라며 "하지만 오늘은 반칙이 난무하는 이 무서운 현실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으로 보내 드리려 합니다"라며 고인과의 이별을 슬퍼했다.

일부 시민들은 멀리서나마 그의 49재를 지켜봤고, 어떤 이는 못내 아쉽고 원통했는지 눈물로 그의 죽음을 위로했고, 또 두 손 모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생을 기원했다.

자녀와 함께 현장에 나왔던 문미화씨는 "평상시에 지지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라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 분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노란 리본에 그에 대한 그리움을 빼곡히 적어놓았다.
▲ 바보 노무현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의 모습. 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노란 리본에 그에 대한 그리움을 빼곡히 적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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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민 김영여씨도 노란 리본에 "당신을 존경합니다.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은 것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고 강조하면서 "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죽음이 안타깝다"고 하였다.

2시간 가량 진행된 49재는 극단 함께사는세상의 박연희 대표의 추모 퍼포먼스를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져 공연을 펼쳤다.

49재 추모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던 노란 풍선을 하늘로 띄워보내는 것으로 바보 노무현을 그렇게 떠나 보냈다.


태그:#바보 노무현, #노무현 , #49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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