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로 인연을 맺은 것이 지난 2007년 6월이니 두 해가 지났다. 오늘(10일)까지 927개 기사를 썼으니 하루도 쉬지 않고 기사를 썼다. 대부분 잉걸 기사(845개)이니 기사 쓰기 능력은 형편없다. 요즘도 기사 3개를 쓰면 하나는 생나무이다.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기사도 있었지만 편집부는 어김없다. 어떤 때는 연거푸 5~6개가 생나무에 머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생나무이든 잉걸이든 상관없다.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좋다.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오마이뉴스>와 맞지 않는 논조가 있다. 나와 맞지 않기 때문에 <오마이뉴스>에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이 조금 의아스럽겠지만 설명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기독교 목사로서 보수신학을 배웠고, 지금도 보수신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알듯이 한국교회는 보수주의 신학이 견고하다. 보수주의 신학이 보수주의 이념과 결합하면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한국 교회는 서울광장에 모여 빨갱이 정권 때려 잡자는 집회를 심심하면 열었다. 지금도 이명박 정권이 잘못가고 있는데도 비판 한번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는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나 역시 한국교회가 공의와 정의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한국 교회를 향한 강한 비판을 읽을 때마다 마음 한 켠은 불편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 불편함이 좋았다. 불편함을 통하여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한국 교회가 어디로 가야할지 알게 되었다. 한국 교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바깥으로부터 비판이 없다면 한국교회는 갱신되기 힘들다. 비판이 불편할 뿐, 그 비판이 나와 한국 교회를 살리고 있음을 알 때 <오마이뉴스>에서 글을 쓰고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오마이뉴스>가 좋은 이유는 인터넷 신문으로서 '1등'이지만 아직 '기득권' 냄새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개혁은 비주류일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류일 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비주류일 때는 자기가 가진 권력이 없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사람과 세력을 마음대로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이 권력을 가졌을 때 그것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조중동>과 공중파 방송보다는 못하지만 1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쉽게 말해 비주류에서 주류 언론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는 말이다. 이럴 때 <오마이뉴스>가 처음 태어날 때 그 마음을 저버릴 수 있는데 아직 그 첫 마음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좋다. 하지만 '아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첫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마음을 버리지 않는 이상 <오마이뉴스>는 나에게 사랑을 받는 언론이 될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내가 불편한 것이 오히려 나를 도와주는 것이고, 기득권 냄새가 나지 않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8일 '10만인클럽'을 시작했다. "여러분께 <오마이뉴스>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 앞에 생각했다. 내 답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그것이 나를 살리는 것이라'였다. 그래서 가입했다. 하지만 시작은 초라하다. '1개월'이다.

1만 원으로 시작한 10만인클럽
 1만 원으로 시작한 10만인클럽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다른 분들은 6개월, 1년, 10년까지 가입했지만 나는 1개월에서 시작되었다. 1년, 2년, 10년, 평생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달마다 새로 가입하는 일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집이 다 그렇지만 아내는 5000원짜리 옷 하나 사 입는 것도 어려워한다. 남편과 아이들 옷은 몇 만 원짜리를 사도 자기 옷은 5000원이 아까운 것이다. 오늘 모처럼 아내 옷을 샀다. 5000원짜리 티셔츠 두 개와 1만 5000원짜리 셔츠 하나. 아내 얼굴은 싱글벙글이다. 2만 원 어치 옷을 사고서 싱글벙글 웃는 아내에게 넌지시 말했다.

"오마이뉴스에 월 1만 원 후원할까 하는데 당신 생각은?"
"나는 5000원짜리 옷도 아까운데."
"그래요 당신은 5000원짜리 옷도 아깝지요."
"옷 사 달리는 것 아니고, 말이 그렇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오마이뉴스가 그렇게 어려워요?"
"평직원은 20%, 간부는 30%, 대표는 40% 월급을 깎았대요."
"그렇게 어려웠나? 그럼 그렇게 하세요. 오마이뉴스 같은 언론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바른 길로 가지요… 1등신문이네, 할 말은 하는 신문이네 하면서 왜곡을 일삼는 <○○일보>와는 차원이 다른 오마이뉴스를 살려야지요. 5000원짜리 옷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은 일이잖아요."

5000원짜리 옷도 아깝다면서도 <오마이뉴스>를 후원하라고 한 아내 바람이 헛되지 않도로 <오마이뉴스>가 첫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첫 마음을 잃지 않으면 다음 달도 나는 10만인클럽에 가입할 것이다.



태그:#10만인클럽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