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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19 11:57최종 업데이트 09.06.19 11:57

역사 속 꿈 이야기

홍순래 지음, <꿈으로 본 역사>(중앙북스)

 <꿈으로 본 역사>
<꿈으로 본 역사> ⓒ 김주석

신라 김유신 장군의 작명기(作名記)를 들어보자. 아버지 서현의 꿈과 어머니 만명의 꿈이 작용하였다.

 

서현은 경진일 밤에 세 별이 자기 몸으로 내려오는 꿈을, 만명은 황금갑옷의 동자가 대청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다.

 

<동경잡기>에 김서현은 "경(庚) 자와 유(庾) 자가 서로 비슷하고 진(辰) 자와 신(信) 자가 음이 서로 가깝다" 하여 '유신(庾信)'이라 지었다는 것.

 

이 책을 처음 폈을 때 읽은 곳은 경대승의 이야기다.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꿈 이야기다. 경대승의 독특한 점은 아버지 대의 삶에 대한 자식 대의 반성과 그 이행이다. <고려사절요>의 내용이다.

 

"경진(경대승의 아버지)은 성질이 탐욕스럽고 비루하여 남의 논과 밭을 많이 빼앗았는데, 그가 죽은 뒤에 대승이 그 논밭의 문서를 모두 선군(選軍)에 나누어 주고 하나도 남기지 않으니, 사람들이 그의 청렴함을 탄복하였다. (…) 어느 날 밤에, 홀연히 정중부가 칼을 잡고 큰 소리로 꾸짖는 꿈을 꾸고서 병을 얻어 죽었는데, 향년 30세였다." (책 168~169쪽)

 

신라 제45대 왕인 신무왕은, 꿈에 자신이 죽인 이홍이라는 사람이 쏜 화살을 맞았는데 깨어나 보니 등에 종기가 났고 이로 인하여 죽게 된다.

 

"꿈에서 화살을 맞거나 창을 맞는 등등의 꿈은 그 맞은 부위에 질병이 나는 것으로 실현되어, 안 좋은 결과를 낳음을 알 수 있다. 꿈은 반대가 아닌 상징표상의 이해인 것이다." (책 163쪽)

 

공민왕은 꿈에 어떤 중이 자신을 구해 주는 꿈을 꾼 후에 놀랍게도 실제로 신돈이 자신에게 나타남으로써 꿈의 내용이 실현된다.

 

"이전에 왕(공민왕)이 꿈을 꾸니, 어떤 사람이 칼을 뽑아 왕을 찌르려 하는데, 어떤 중이 왕을 구원하여 죽음을 면하게 되었다. 이튿날 왕이 대비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때마침 김원명이 편조를 왕에게 보였는데, 모습이 꼭 같았다." (책 210쪽)

 

꿈을 너무 믿고, 싸움에 나가지 않았다가 오히려 죽임을 당한 사람이 있다. 송희미다. 기생이 꾼 자신의 흉몽(도둑이 자신의 목을 베어가는)을 꺼려 적의 침입에 제때 대응하지 않았다가 결국은 군법에 의해 사사된 것이다.

 

"꿈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기생이 꾼 꿈이 사실적인 미래투시 꿈의 경우라면, 실제로 도둑이 머리를 베어가는 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상징적인 꿈인 경우 자신이 죽는 꿈은 새로운 탄생이나 부활로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롭게 변화의 길로 나아감을 뜻하기도 한다." (책 184쪽)

 

유성룡의 꿈에 경복궁의 연추문이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된다. 꿈 속에서 그가 배회하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처음 궁궐의 자리를 정할 적에 너무 아래로 내려갔으니 고쳐 지을 때는 약간 높게 산 쪽에 가깝게 자리를 정하라 한다. 그리고 이 꿈이 있은 후 5개월여 뒤에 왜란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이 꿈을 불길하게 여겼지만 이 꿈이 한양 수복과 왜적 격퇴를 암시하는 꿈으로 이해하게 된다. 한편 유성룡의 꿈에 대한 이해의 글도 읽을 수 있다.

 

"아직 현실로 닥쳐오지 않은 미래의 일을 꿈에서 보게 되는 것이 어떤 이치인지를 알 수가 없으나,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본디 형체는 없지만 신령스러워 일의 조짐을 먼저 알아내게 되는 것이다. 나는 평생에 꿈꾼 바 징험이 많았는데, 몸소 널리 돌아다닌 곳이 거의 반 이상은 꿈 속에서 본 것이었다." (책 83쪽)

 

이 책을 읽다 보면 몽중시(夢中詩)도 만나게 되고, 파자(破字)도 만나게 된다. 허균, 허난설헌, 홍연길의 아들, 정이오 등이 전자의 예요, 이의민, 이괄 등은 후자의 예다. 우선 관심이 가는 인물을 선택하여 해당 페이지를 읽어 나가는 것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한 요령이다.

덧붙이는 글 |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꿈으로 본 역사 - 정사와 야사 속에 남아있는 놀라운 기록들

홍순래 지음, 중앙books(중앙북스)(2007)


#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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