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냐오차오에서 열렸던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활활 타올랐던 2008 베이징올림픽의 성화가 오늘 17일간의 축제를 마치고 꺼집니다. 오마이뉴스는 오늘 하루 베이징 시내 곳곳의 표정과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게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는 소회와 올림픽 이후 중국 사회의 전망을 들어볼 계획입니다. [편집자말]
베이징 올림픽 특별취재단

취재 : 유창재 송주민 박상익 홍현진 박선민 기자
사진 : 유성호 기자 동영상 : 박정호 기자
총괄 : 김경년 기자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열린 폐막행사에 의장대가 입장하고 있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열린 폐막행사에 의장대가 입장하고 있다. ⓒ 유성호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 유성호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 유성호


[최종신 - 냐오차오 : 25일 새벽 2시]

"베이징 베이징 워 아이 베이징!"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17일간 타올랐던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가 13억 중국인의 아쉬움 속에서 마침내 빛을 감췄다.

17일간 열전을 벌였던 베이징 올림픽의 폐막식은 24일 저녁 8시 정각(이하 현지 시각)에 시작됐다. 지난 8일 저녁 8시 정각에 열린 개막식과 같은 시각이다. 폐막식을 보기 위해 관중은 폐막식 시각 4시간 전부터 냐오차오를 찾았다. 뜨거운 햇살에도 출입문 밖을 거닐며 입장 시간을 기다렸다.

오후 4시 30분, 기다리던 입장 시간이 되자 폐막식을 보러온 관중은 냐오차오를 채우기 시작했다. 가장 싼 입장권 가격이 400위안(한화 6만원)이었다. 개막식 1시간 전이 되자, 냐오차오에는 빈자리가 드문드문 보일 뿐 거의 가득 채웠다. 촘촘한 자리 때문에 몸에서 나오는 열기와 화려한 조명을 위해 설치된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로 자리에 앉아 있는 데도 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사람들의 열기와 함께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내세운 폐막식이 시작됐다. 개막식 때도 보여줬던 화려한 축포로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를 밝혔다.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 총연출도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맡았다.

이날 개막식 식전 행사로는 마치 거대한 서커스를 보는 듯한 무대가 펼쳐졌다. 중국 하면 떠오르는 '자전거'와 기예, 노래, 춤 등으로 폐막식을 앞두고 흥을 돋우기 위해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또한 주최측은 관중에게 미리 불꽃을 표현할 수 있는 부채와 작은 모형의 성화, 북 등을 나누어주고 함께 폐막식을 만들었다.

관중석 거의 대부분은 중국인들이 차지했고, 이들은 열성적으로 폐막식 행사에 동참했다. 손에는 저마다 디지털 카메라와 소형 캠코더로 폐막식 장면 하나 하나를 담았다. 번쩍번쩍 터지는 플래시도 좋은 볼거리였다.

올림픽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표현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가 열린 가운데 스타디움 위에서 천고(天鼓)가 떠올라 고수가 북을 두드리고 있다.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열린 폐막행사 스타디움 위에서 천고(天鼓)가 떠올라 고수가 북을 두드리고 있다. ⓒ 유성호


폐막식을 알리는 30초 카운트와 함께 저녁 8시 정각 시작된 폐막식은 공중으로 떠오른 거대란 두 개의 북소리에 맞춰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함께 귀빈들이 등장했고, 냐오차오를 가득 메운 중국인들이 "베이징"을 환호했다.

한 눈에 들어오는 파란 하늘을 상징하는 바탕 그림 위에서 활활 타오르는 붉은 형상과 황금빛이 펼쳐지면서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또 중국을 상징하는 빛깔과 함께 전통적인 북과 첨단기술로 만들어낸 음향으로 청각적인 요소를 통해 중국인의 '열정'을 표현했다. "와~" 하는 탄성이 주변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의 슬로건인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 나타내듯,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의 새로운 출발을 전달하기 위한 요소들이 돋보였다. 장이머우 감독의 새로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판타지적 요소도 빠지지 않았다. 관중의 눈을 황홀하게 하는 색과 귀를 현혹하는 소리가 '새둥지' 냐오차오를 채우면서 제1부는 15분간 감동을 전달했다.

이어 올림픽 참가국의 대표 기수들이 자국의 국기를 들고 등장했고, 이어 올림픽에 참가했던 모든 선수가 냐오차오 네 개의 문을 통해 입장하고 본 행사에 들어갔다.

우선 이날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 6분 32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케냐의 사무엘 완지루에 대한 금메달 세리머니가 있었다. 또 올림픽 기간에 선수 못지 않게 고생한 자원봉사자 대표에게 새로 선출된 문대성 IOC 선수위원 등이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짜이찌엔, 런던에서 만나요... 성화, 중국인의 가슴으로 옮겨 붙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열린 폐막행사에서 자크로케 IOC 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기를 건네받고 흔들어 보이고 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자크로케 IOC 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기를 건네받고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베이징올림픽의 폐회 선언과 다음 개최지인 영국 런던으로 올림픽기가 전달됐다. 귀진룽 베이징시장은 16일간 베이징을 뒤덮었던 올림픽기를 힘차게 흔들어 보인 후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에게 건넸다. 올림픽기를 건네 받은 존슨 시장은 전 세계 선수들과 중국인들에게 4년 뒤인 2021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런던시는 이날 폐막식에서 런던을 상징하는 빨간색 2층 버스를 등장시켰다. 그리고 'London-Beijing-London'이 적힌 2층 버스가 순간 변신을 하면서 영국을 대표하는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3·LA)을 깜짝 출연시켜 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장이머우 감독이 준비한 2부 행사가 밤 9시 25분부터 시작했다. 운동장 가운데 있던 원형 구조물이 하늘로 솟아오르며 회색 사각 철탑이 만들어졌다. 그 철탑 위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불꽃을 만들면서 냐오차오를 밝혔던 성화가 꺼졌다. 성화 점화 방식이 그러했듯 소화 방식도 하나의 성대한 쇼로 진행됐다.

철탑에서 중국 전통 문양이 그려진 붉고 황금빛을 담은 거대한 천이 꽃 수술 모양으로 펼쳐졌다. 새둥지가 화려한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백 년의 꿈' 불꽃으로 타오르다

다시 폭죽 세리머니가 이어졌고, '광란'의 제3부 행사로 이어졌다. "베이징 베이징 워 아이 베이징"이란 노래 가사가 냐오차오에 울려퍼지면서 낯익은 얼굴도 등장했다. 냐오차오 양 쪽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한류스타 '비'가 비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여성팬들의 "와~" 하는 환호도 들렸다. 

이어 모든 출연자와 선수가 어우러진 축제의 한마당이 만들어졌다. 특히 세계 3대 테너 중 한 명인 플라시도 도밍고(67)와 중국 민요의 여왕 쑹쭈잉(42)의 합동 공연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조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밤 9시 45분경 올림픽 열기는 아쉬움을 남긴 채 각국 선수들과 응원단, 중국인들의 가슴으로 전달되면서 2012년을 약속했다. 모든 행사 참가자들이 냐오차오 중심으로 모였고, 중국을 대표하는 스타인 청룽과 류더화 등이 헤어짐의 아쉬움을 노래했다.

이때 중국인의 '백년의 꿈'인 베이징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자축하는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화려한 폐막식을 마무리했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가 열린 가운데 차기 개최지 런던을 알리기 위해 2층 버스와 배우들이 나와 공연을 하고 있다.

차기 개최지 런던을 알리기 위해 2층 버스와 배우들이 나와 공연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 유성호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 유성호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이 24일 저녁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서 '광란과 열정'을 주제로 폐막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에서 7위를 차지하였다. ⓒ 유성호


[8신 - 스차하이 : 25일 새벽 1시 20분]

올림픽 마지막의 밤, 베이징 곳곳은 축제 분위기

왕푸징 거리에서 스차하이로 향하는 택시 안, '탁탁'하는 소리와 함께 오색불꽃이 베이징 하늘을 수놓기 시작했다. 택시도, 거리의 사람들도 모두 가던 길을 멈추고 약 20분간 진행된 화려한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라디오에서는 폐막식 현장을 중계하는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린다.

골목길 여행으로 유명한 스차하이에 도착하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휴일인데다 올림픽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스치하이는 매우 들뜬 분위기다.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맥주를 마시며 스크린에서 방송되고 있는 폐막식을 보고 있다. 스피커에서는 17일간의 올림픽 기간 동안 수없이 들었던 베이징 올림픽 주제가인 '유앤미'와 '베이징 환잉니'가 흘러나온다.

저장성에서 온 황평(42)은 부인 황수지(42), 딸 황인지(16)와 함께 스차하이 거리를 거닐며 올림픽 폐막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는 "중국에서 이런 성대한 행사를 벌여 너무도 자랑스럽고, 오늘 밤 베이징이 너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세계가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의 우수한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베이징 올림픽은 세계화합을 위한 장이 됐던 행사"라고 강조했다.

주간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왕팅(25)과 지앙흐어(25)도 동료 4명과 함께 스차하이의 술집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올림픽 분위기를 즐겼다.

이들은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이 한 명의 중국인으로서 너무 기쁘다"며 "올림픽을 통해 다소 후진적으로 보이는 중국의 이미지를 한 단계 개선하고, 세계에 중국을 각인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흡족함을 내비쳤다.

거리 곳곳에는 맥주병을 들고 다니며 올림픽 뒤풀이를 하고 있는 외국인들도 눈에 띈다. 인딩챠오 다리 위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던 루이사, 킴, 스콧, 더스틴은 "이번주 금요일 육상경기장에서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되었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맺어 준 인연인 것이다. 루이사는 영국, 킴은 호주, 스콧과 더스틴은 미국에서 왔다.

루이사는 "베이징에 오기 전에는 공기오염도 심하고 그리 깨끗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좋았다"며 만족해했다. 기념사진을 찍으려 하자, 오성홍기 스티커를 얼굴이 붙인 이들은 장난감 성화와 올림픽 손깃발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흥겨운 분위기 속에 17일간의 축제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마지막날, 시민들이 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마지막날, 시민들이 거리에서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있다. ⓒ 박상익


올림픽 폐막맞아 축제 분위기 된 베이징 시내 폐막식이 열린 24일 밤 베이징 스치하이 거리 전경.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맥주를 마시며 폐막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 올림픽 폐막맞아 축제 분위기 된 베이징 시내 베이징 스치하이 거리 전경.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맥주를 마시며 폐막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 송주민


중국 기자 "한-중 모두 좋은 성적 기뻐... 류승민 탈락 안타깝다"

24일 저녁 9시 현재 베이징 올림픽 취재기자들이 모여 있는 베이징국제미디어센터(BIMC)에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폐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 8일부터 무려 17일간 올림픽 취재경쟁을 벌였던 기자들은 자국팀이 활약했던 크고작은 게임들을 회상하면서도 폐막을 아쉬워했다. 이들은 대부분 올림픽이 끝나고 하루가 지난 26일 자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메룬 관영 일간지 <카메룬 트리뷴>지의 브라이스 음베제 기자는 이번 대회에서 프랑수아 음방고 선수가 여자 3단뛰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반면 카메룬 축구가 8강에서 브라질에 연장전 끝에 0-2로 져 탈락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다는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대회가 매우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았다"고 호평하면서도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 육상의 옐레나 이신바예바 등 훌륭한 선수가 많이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새로운 스타가 배출되지는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인도의 영어뉴스채널 <타임스 나우>의 로힛 사티아캄 기자는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이 세계에 자신을 알리고 개방하는 첫 기회로서 대회 조직, 시민 친절도 등 모든 면에서 훌륭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그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것이 최대 단점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택시 운전사와 말이 통하지 않아 거리를 헤맨 기억을 되살리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편, 그는 이번 대회 사격에서 인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한 것이 인도의 스포츠 수준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큰 나라인 인도에서도 조만간 올림픽을 개최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인도는 아직 스포츠에의 관심도가 낮고 사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수십년 안에는 힘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중국 산둥성의 <산둥상보(山東商報)>에서 온 마홍관 기자는 "이번 대회에서 중국과 한국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둬서 매우 기쁘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강한 축구에서 일찍 탈락한 것과 탁구의 유승민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 거리의 한 대형 상점앞. 이곳 대형 전광판이 폐막식을 중계하지 않자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실망했다.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 거리의 한 대형 상점앞. 이곳 대형 전광판이 폐막식을 중계하지 않자 많은 시민과 외국인들이 실망했다. ⓒ 박상익


 왕푸징 거리의 대형 전광판이 폐막식을 중계하지 않자, 시민들이 한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

왕푸징 거리의 대형 전광판이 폐막식을 중계하지 않자, 시민들이 한 경찰에게 항의하고 있다. ⓒ 박상익


[7신 - 왕푸징 거리 : 24일 밤 9시 15분]

왕푸징 거리서 흩어진 인민들... "계엄령이라도 떨어졌나?"

베이징 시내 번화가인 왕푸징 거리에서도 베이징 올림픽의 폐막식을 지켜보기 위해 저녁 6시경부터 3천여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지난 개막식 때와 같이 많은 시민들과 함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올림픽의 마지막 장면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날은 대형 스크린이 켜지지 않았다. 중국의 많은 시민들이 폐막식이 시작될 예정인 현지시각 밤 8시경부터(한국시각 밤 9시) "화면 켜라! 화면 켜라!"라고 계속 외쳤지만 끝내 화면은 켜지지 않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주위에 있던 경찰 수십 명이 투입돼 중국 시민들을 향해 "집으로 돌아가라"며 해산을 종용했다. 해산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

이에 시민들이 "우리는 모두 함께 모여 폐막장면을 지켜보고 싶다, 그런데 오늘은 왜 화면을 켜지 않냐"고 물었고, 경찰은 "우리는 모른다. 상점에서 켜지 않는 거다. 오늘은 계속 켜지 않을 것이니 빨리 집에 가서 TV로 보는 것이 나을 거다"라고 거듭 말했다.

베이징에서 17일간 벌어진 축제의 끝자락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싶던 중국 시민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금 무슨 계엄령이라도 떨어진 것이냐, 정말 너무한 거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근처에 있던 외국인 세 명이 경찰을 향해 "우리는 큰 화면으로 폐막을 지켜보고 싶다"고 요구하자 경찰은 "오늘은 호텔에서 보는 게 편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들은 서양식 주점이 많이 모여 있는 거리인 '싼리툰'으로 발길을 돌렸다.

현지시각 밤 8시 30분경이 되자 왕푸징 거리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듯 "정말 너무 한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며 왕푸징 거리를 떠났다.

 24일 오후 톈안문 광장 주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24일 오후 톈안문 광장 주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박정호


[6신 - 톈안먼 광장 : 24일 저녁 8시]

외국인들, 톈안문 광장 출입 통제에 분통

개막식 때와 마찬가지로 폐막식이 열리는 24일 오후 톈안문 광장 주변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오후 6시께부터 중국 공안은 톈안먼 광장 반경 300백 미터 안에 있는 사람들을 외곽으로 내보냈다. 경계선에는 공안차와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공안들은 "밤 10시부터 폭죽이 터지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폭죽이 다 터지고 청소가 끝난 다음에야 출입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제구역에 서는 버스는 정상 소통되고 있지만, 하차한 사람들은 빨리 통제구역을 벗어나야 한다. 지하철 치엔먼역에서는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있다. 주변 상점도 7시 30분 이후로는 손님을 받을 수 없다.

일부 사람들이 공안의 조치와 관련, 문의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의 베이징 시민들은 "안전을 위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닝(21, 대학생)은 "사람들이 몰리면 위험하다"면서 "치엔먼 앞까지 못 가더라도 주변에서 친구와 함께 폭죽놀이를 보겠다"고 말했다. 멍리(21)도 "통행금지 하는 것을 알고 나왔다"며 "중국이 1위를 해서 감격스럽다, 이곳에서 폐막식의 화려한 불꽃을 보겠다"고 밝혔다.

반면, 공안에 쫓겨온 외국인들은 "(공안의 조치에) 화가 난다"고 얼굴을 붉혔다.

독일에서 올림픽을 보러 온 스테파니(22)는 "왜 사람들을 못 가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나오게는 하면서 못 들어가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친구 캐런(23)도 "우리가 테러와 무슨 상관이냐, 톈안문을 보고 싶을 뿐이다"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톈안문 광장 주변에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친구들과 가족과 함께 불꽃놀이를 보러 나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들떠 있다. 여기 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공안이 막아 선 톈안문 광장 방향의 고요함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5신 - 냐오차오 : 24일 저녁 7시 20분]

폐회식장 식전행사 시작

폐막식이 1시간 남짓 남은 오후 6시 50분부터 식전 행사가 시작되고 관중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푸와가 나와 춤을 춰 흥을 돋우고 있다.

 베이징 인근의 농민공 마을 나이즈팡에서 만난 인네아차오. 그는 "올림픽이 끝나도 장애인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 인근의 농민공 마을 나이즈팡에서 만난 인네아차오. 그는 "올림픽이 끝나도 장애인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 김경년


 베이징 인근의 농민공 마을 나이즈팡에서 한 상인이 천막에 중국을 응원하는 깃발을 꽂아두고 옷을 팔고 있다.

베이징 인근의 농민공 마을 나이즈팡에서 한 상인이 천막에 중국을 응원하는 깃발을 꽂아두고 옷을 팔고 있다. ⓒ 김경년


[4신 : 24일 오후 6시 40분]

올림픽 끝났지만... 농민공들은 '시큰둥'

올림픽 기간중 공사가 중단되고 장사를 못하게 돼 괴로운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노동자)들은 올림픽의 폐막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폐막식이 열리는 24일 오후 농민공들의 마을 '나이즈팡'을 다시 찾았다. 마을 어귀의 철창문과 그 앞에서 세상 모르게 낮잠을 자고 있는 보안요원을 지나 들어간 마을은 나흘 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시장 상인들은 더위를 잊기 위해 그늘 아래 누워 있거나 삼삼오오 모여 카드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올림픽의 열기는 어디서도 느낄 수 없었다.

먼저 지난번에 만났던 쓰촨성 출신 농민공의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무도 안 보이길래 마당 안으로 들어가보니 이번에도 인네아차오가 환하게 웃으며 "반갑다, 오랜만이다"며 우리를 맞이했다. 그가 건넨 낮은 나무 의자에 앉아 올림픽 폐막에 대한 느낌을 물어봤다. 모든 건설현장을 멈추게한 올림픽이 끝나는 건 아무래도 농민공들에게는 기쁜 소식일 것 같았다.

"올림픽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장애인 올림픽이 끝나는 9월 20일 이후에나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에게 이날 끝나는 올림픽은 장애인 올림픽의 시작일 뿐이었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면 다시 20여일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올림픽 이후에 특수를 누리기도 힘들 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도 일거리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바로 일이 없을 수도 있다"면서 "그래도 그동안 베이징 시내 공사가 멈췄었기 때문에 일을 다시 시작하면 야근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 나가면서 한 달에 2천 위엔(한화 약 30만원) 정도를 벌었던 그가 다시 일터로 나간다고 해서 궁핍한 삶이 쉽게 나아질 것 같지는 않다. 베이징의 높은 물가 때문에 대부분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로 월급이 대부분 나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다행히) 베이징의 겨울은 그렇게 춥지 않아서 건설업에 종사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지난번에 '올림픽 때문에 작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고 말해줬던 담뱃가게 아주머니는 "중국이 올림픽에서 1등을 해서 기쁘다"면서도 "이것을 기념하는 행사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폐막식을 몇 시간 앞둔 나이즈팡의 오후는 조용히 흘러가고 있었다.

 2008베이징올림픽 폐막일인 24일 텐안먼 광장~궈자티위창구간에서 열린 남자마라톤에서 한국 이봉주 등 등 선수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 폐막일인 24일 텐안먼 광장~궈자티위창구간에서 열린 남자마라톤에서 한국 이봉주 등 등 선수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진성철


[3신 - 냐오차오 : 24일 오후 5시 10분]

아직 훨훨 타오르는 성화

폐막객이 3시간도 남지 않은 오후 5시 현재,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의 성화는 꺼지지 않을 기세로 훨훨 타오르고 있다.

개막식 못지 않은 화려한 폐막식을 준비하는 탓인지, 냐오차오 안에서는 행사 지휘자의 마이크소리와 음악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다.

오후 1시 30분경 냐오차오 주변을 흐르고 있는 인공강에서는 테러를 대비한 안전검사를 위해 잠수복 입은 공안들이 일렬로 늘어서 강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다.

입구에는 버스와 트럭들이 수시로 들락날락 하며 행사인원들을 부산하게 실어나르고 있다.

[2신- 냐오차오 : 24일 오후 1시]

주경기장에는 폐막식 준비 돌입

오전 7시 30분 톈안문 광장에서 출발한 남자 마라톤 선수들은 오전 10시경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에 마지막 선수가 들어오면서 끝났다.

이날 경기는 케냐의 사무엘 완지루가 2시간 6분 32초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기대주 이봉주가 28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선수들은 기대에 못 미친 성적으로 42.195km를 완주했다.

냐오차오의 1층부터 4층까지 관중석을 꽉 메운 관중들은 선수 하나하나가 운동장에 들어올 때마다 기립해 박수와 함성으로 격려했다.

10시경 한 일본 선수가 마지막으로 들어서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선수는 피니시라인을 통과하자 관중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여 답례했다. 그의 기록은 2시간 41분 06초. 1위와는 거의 35분 차이였다.

마라톤 경기가 끝나고 10시 20분이 되자, 자원봉사자들이 관객들을 철수시켰다. 오늘 저녁 8시부터 벌어질 폐막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11시 30분 경부터는 폐막식을 위한 준비 요원들이 각 게이트를 통해 들어와 도시락으로 식사를 마쳤다.

  2008베이징올림픽 폐막일인 24일 오전 베이징 천안문 광장 앞을 올림픽 남자 마라톤 선수들이 지나가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폐막일인 24일 오전 베이징 천안문 광장 앞을 올림픽 남자 마라톤 선수들이 지나가고 있다. ⓒ 유성호


[1신 : 24일 오전 11시 40분]

"우여곡절끝 성공적으로 끝나 만족"

13억 중국인의 꿈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꿈을 준비하는 날.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의 날이 환하게 밝았다.

24일 아침부터 베이징 톈안먼 광장 앞은 올림픽 폐막을 기념하고 올림픽의 꽃이라는 남자 마라톤 경기를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라톤 경기는 대회를 마무리하는 경기답게 중국의 심장인 베이징, 그 베이징의 중심인 톈안먼 광장에서 시작했다. 이날로 베이징 올림픽은 마무리되지만 이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보였다.

광장 앞에 모인 사람들은 제각각 톈안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선수들이 지나갈 때는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17일간의 열전을 바라본 중국 사람들과 외국인의 시선은 어땠을까?

베이징의 한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류허(22)는 "베이징 올림픽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매우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 같아 만족한다"며 이번 올림픽을 평가했다.

3주 동안 베이징에서 만난 외국인들 또한 이번 올림픽을 높게 평가했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한 네덜란드인은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경찰이나 시민들의 모습이 너무 정형화되어 있어 생기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며 올림픽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톈안먼을 지나 자금성으로 들어갔다. 자금성에는 휴일을 맞아 관광을 하려는 중국 사람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아침부터 몰려들었다. 중국 황제의 집무실이었던 태화전 앞에 서서 베이징의 하늘과 그 아래의 도시를 둘러보았다.

올림픽을 맞아 새로 곱게 단장한 거대한 건물의 황금빛 기와 너머로 보이는 타워크레인이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수천 년의 전통을 지니고 살아오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백년의 꿈'이라는 기치를 세웠던 베이징 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은 베이징과 중국을 장강의 물처럼 느리게, 하지만 깊고 넓게 바꿔나가고 있었다.

 2008년 8월 24일 자금성 태화전. 베이징 올림픽은 수천년의 전통과 21세기의 역동성이 공존하는 도시다. 이번 올림픽은 이 도시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베이징 올림픽 폐막일인 24일 오전 자금성 태화전 앞에 모여든 베이징 시민들. ⓒ 박상익



자금성 태화전 8월 24일 자금성 태화전. 베이징은 수천년의 전통과 21세기의 역동성이 공존하는 도시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 도시를 한단계 더 도약하게 만든 계기였다.

ⓒ 박상익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베이징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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