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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연속극의 대격돌이 시작된다. MBC가 지난 19일부터 일일드라마를 다시 오후 8시 20분대로 옮기면서 KBS <너는 내 운명>과의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또 지난달 21일 시작된 SBS <애자 언니 민자>에 이어 KBS가 다음달 2일 <돌아온 뚝배기>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오후 7시 40분대의 대결도 볼만하게 됐다.

일일연속극은 '띠편성'으로 방송 편성의 중심축 역할을 하면서 연이어 방송되는 뉴스 시청률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방송사들로선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첫 번째 대결과 다음달 2일 막을 올릴 두 번째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시청자들로서는 오후 7시 20분부터 뉴스가 시작되는 9시까지 드라마에 치이게 됐으니 환호할만한 것은 못된다. 장르 선택 대신, 채널 혹은 드라마 선택권만 주어졌으니 말이다. 어찌 됐든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이 '드라마 공화국'이기 때문에 생겨난 일 아닌가. '미우나 고우나'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는 '공화국 시민'들을 위해 지금 방송되고 있거나 앞으로 방송될 일일연속극의 특징과 각 대결의 판세를 점쳐봤다.

[1라운드] <너는 내 운명> VS. <춘자네 경사 났네>

MBC는 지난 2006년 11월 <거침없이 하이킥>의 시작과 함께 일일연속극을 오후 7시 45분대로 앞당기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던 일일연속극 대신 가족시트콤으로 KBS의 승승장구를 막아보겠다는 시도였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당시 맞붙었던 KBS <열아홉 순정>과 <하늘만큼 땅만큼>의 기세를 완전히 꺾지는 못했지만, 체감 시청률이나 화제 면에선 단연 앞섰다.

KBS <너는 내 운명>(왼쪽)과 MBC <춘자네 경사났네>
 KBS <너는 내 운명>(왼쪽)과 MBC <춘자네 경사났네>
ⓒ K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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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MBC가 1년 6개월 만에 다시 일일연속극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이보영 MBC 편성기획부장은 "당시엔 오후 7시 40분대에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장르 차별화 측면에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 편성을 시도했으나, 최근 SBS와 KBS가 이 시간대에 일일연속극을 신설하면서 드라마 3편이 맞붙게 돼 편성을 다시 바꿨다"고 밝혔다.

평일 오후 8시 20분 나란히 시작하는 KBS <너는 내 운명>(연출 김명욱)과 MBC <춘자네 경사 났네>(연출 장근수·주성우)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씩씩한 '캔디형' 여주인공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닮았다. <너는 내 운명>의 주인공 장새벽(윤아)은 보육원 출신의 고아지만 맑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각막 이식을 받은 후, 기증자의 가족의 새로운 일원이 된다는 게 큰 틀의 줄거리다.

19일 첫 방송된 <춘자네 경사 났네>는 씩씩한 섬 아가씨 연분홍(서지혜)과 40이 넘어서도 사랑에 목메는 엄마 황춘자(고두심)를 투톱으로 내세웠다. '국민 엄마'에서 '화류계 출신 마담'으로 변신한 고두심의 파격적인 연기가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춘자네 경사 났네>는 시청률 40%를 넘었던 <열아홉 순정>의 구현숙 작가가 집필한 작품이어서 KBS로선 더 신경 쓰일법하다.

방송 3주차에 접어든 <너는 내 운명>은 아직 시청률 20% 초반에 머물러 있고, <춘자네 경사 났네>는 첫 방송에서 6.8%(TNS미디어코리아 수도권 집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양쪽 모두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향후 두 작품이 동반성장을 할지, 어느 한쪽으로 현격하게 기울지, 그렇다면 그 작품은 무엇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2라운드] <애자 언니 민자> VS. <돌아온 뚝배기>

오후 7시 20분에 방송되는 SBS <애자 언니 민자>(연출 곽영범)와 다음달 2일부터 오후 7시 40분에 전파를 탈 KBS <돌아온 뚝배기>(연출 이덕건)는 방송시간만 봐서는 서로 경쟁 상대가 아니다. <애자 언니 민자>가 오후 7시 50분을 전후로 끝나기 때문에 10분 내외만 시간이 겹치는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 뚝배기>가 SBS <8뉴스> 시청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탓에 <애자 언니 민자>가 시청자를 붙잡아둬야 할 책임이 있다.

SBS <애자 언니 민자>(왼쪽)와 KBS2TV <돌아온 뚝배기>
 SBS <애자 언니 민자>(왼쪽)와 KBS2TV <돌아온 뚝배기>
ⓒ SBS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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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 언니 민자>는 SBS가 지난 4월 21일, 약 3년 만에 부활시킨 저녁 일일연속극이다. 어떤 일이든 인내하고 감싸주는 언니 민자(차화연)와 그녀의 '사고뭉치' 동생 애자(이응경)를 중심으로 한 가족드라마다. 방영 4주가 지났지만, 초반에 차화연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았을 뿐, 크게 화제는 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도 7~8% 전후를 맴돈다. 뒷심을 발휘해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돌아온 뚝배기>는 KBS가 2TV에 신설하는 일일연속극의 첫 주자다. 1990년, "지가요~", "~걸랑요" 등 유행어를 낳으며 크게 인기를 끌었던 <서울뚝배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리메이크하는 작품이다. 당시 <서울뚝배기>를 이끌었던 김운경 작가와 이덕건 PD가 다시 의기투합했다. 옛날 <서울뚝배기>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못 말리는 결혼>이 극복 못한 한자리수 시청률을 넘어설 수 있을지, 첫 방송의 성적이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드라마, #너는 내 운명, #춘자네 경사 났네, #애자 언니 민자, #돌아온 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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