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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딸과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는 모습
ⓒ 이인옥
농촌에서 태어나 농촌에서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가정의 달 오월을 맞이하여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였다. 잠시 농촌을 떠나 도시로 가족 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 숙소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풍경
ⓒ 이인옥
이번 여행은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서 마련하였다. 고1, 중1인 두 딸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였다. 특히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었는데 결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이번 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여행을 통하여 그동안 쌓였던 피로도 풀고 오랜만에 가족이 휴식 겸 대화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준비한 시간이다.

▲ 큰딸과 산책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이인옥
살아가면서 가족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실천하는 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부모가 일하느라 바쁘고 우리 아이처럼 기숙사에 머물고 있거나 타지에서 공부하는 경우로 인한 환경 탓일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는 여행이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 호젓한 숲속길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 이인옥
주말을 맞이하여 서울 양재동에 숙소를 정하고 그곳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결코 무리하여 많은 곳을 돌아보기보다는 단 한 곳이라도 휴식과 가족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면 족했다. 아이들에게 도시체험의 기회도 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는 여행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사우나를 하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뷔페로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맛과 분위기는 물론 먹는 즐거움으로 행복하였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신이 나는지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시골에 살기 때문에 미리 시내에서 시장을 봐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 음식과는 비교도 안 될 것이다.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 우리 집 먹을거리는 냉장고에서 잠을 잔 후라야 식탁에서 만나진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도록 하였다. 살아가면서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잘 알기 때문이다.

▲ 두 딸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이인옥
숙소에서 바라본 도시의 야경이 환상적이다. 복잡하고 답답한 도시보다는 농촌의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도시를 동경하지 않지만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의 야경은 볼만 하였다. 그렇게 화려한 불빛 사이로 밤은 점점 깊어만 가고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는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어진다.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시민의 숲을 찾았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하여 숲속의 나무들이 목욕을 해서 그런지 산뜻하고 싱그러웠다. '시민의 숲' 공원의 이름도 너무 마음에 든다. 숲 속에 있는 나무들처럼 온몸이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들어버릴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맑고 아름다운 숲이다. 도시에서 이런 멋진 숲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뜻밖에 푸른 숲을 만나 오솔길도 걸어보고 사진을 찍으며 낭만을 만끽하는 호강도 부려 본다.

▲ 오랜만의 여유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딸들을 찍는 아빠의 모습
ⓒ 이인옥
▲ 작은딸의 모습을 찍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이인옥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아서 좋고, 무료로 개방이 되어 있어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휴식 차 찾아온 곳이기에 복잡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스러웠다. 두 대의 카메라가 연신 아이들의 모습과 숲 속을 담아내느라 진땀을 뺀다. 더 많은 것을 담기 위해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기 때문이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 즐거움이 넘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시민의 숲으로 야유회를 나온 시민들의 모습
ⓒ 이인옥
아이들의 자연스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행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숲속 벤치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나 둘이서 어깨동무하고 걷는 모습, 손잡고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 숲 속의 풍경과 잘 어울린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어느새 키가 엄마만큼 자라서 친구 같은 아이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큰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꺼내들고 숲 속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그 사이 우리는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며 신록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숲 속 산책로를 따라 펼쳐지는 싱싱한 오월의 풍경은 몸에 달라붙어 심술을 부리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모두 쫓아내었다. 그리고 평온한 마음으로 자연을 노래하게 한다.

우리 부부도 옛날, 연애시절을 떠올리며 손을 잡고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숲 속 오솔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는 이 시간만큼은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지금 여유로운 이 시간이 너무 좋다. 다른 생각일랑 모두 접어두고 자연을 벗 삼아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한 것이 가장 현명한 모습이리라.

▲ 산책하는 연인의 다정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 이인옥
이번 여행이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떠나 편안한 마음으로 휴식을 갖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가족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여행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마음을 비우고 도시의 모습을 보고 느끼며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미래를 위해 새롭게 재충전하는 기회가 되었으리라.

가족여행은 단순히 놀거나 구경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계획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며 가족이 함께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짧은 기간임에도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예쁜 아이들 모습과 숲 속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은 물론, 한편의 여행 후기를 멋진 추억으로 남길 수 있어 흐뭇하다. 무엇보다도 가족이 함께 아주 특별한 오월을 만들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다.

덧붙이는 글 | [특별한 5월] 응모글입니다.


태그:#여행, #가족, #사랑, #5월,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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