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NBA 플레이오프 동부컨퍼런스 준결승 1차전 클리블랜드와 뉴저지의 대결은 홈팀인 클리블랜드의 81-77 신승으로 끝이 났다. 특히 두 팀의 에이스 르브론 제임스(21득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와 빈스 카터(21득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대결은 그야말로 용호상박이었다.

9일 벌어진 2차전 역시 두 에이스의 대결은 치열했다. 제임스는 경기 초반부터 득점포를 가동하며 36득점 12어시스트를, 카터는 3, 4쿼터에만 21점을 집중시키며 26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결과는 102-92 승리를 이끈 제임스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카터도 쉽게 지지는 않았다.

두 스타의 이번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여겨진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명백하다.

우선 제임스의 명분은 이렇다. 현재까지 NBA 경력상 유일하게 자신을 앞선 동기생은 드웨인 웨이드다. 그러나 올 시즌 PO에서 웨이드의 마이애미는 1라운드 시리즈를 4패로 마감하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또 동기생 카멜로 앤서니의 덴버도, 크리스 보쉬의 토론토도 각각 샌안토니오와 뉴저지에 패하며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결과적으로 그들과의 경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제임스는 진정 챔피언에 도전할 만한 발판을 마련했다. 폭발적인 성장세로 일취월장한 기록을 과시했던 지난 3년과는 달리 올 시즌 개인기록에서는 크게 욕심을 내지 않았던 제임스다.

결국 시즌 내내 승리에 굶주렸던 'King' 제임스는 팀의 2년 연속 50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PO 첫 데뷔전을 치른 제임스는 2라운드 7차전의 혈전 끝에 디트로이트에 석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었다. 하지만 올 시즌 PO 6연승을 질주하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지난 1차전 경기 직후 AP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는 감기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감기가 컨디션에 영향을 주었음에도 감기를 핑계 삼지 않았다. 제임스는 "지금은 플레이오프다. 감기와 싸워 이겨야 한다"라고 말하며 강한 정신력을 드러냈었다.

그렇다면 카터의 입장을 살펴보자. 올 시즌 평균 25.2득점을 기록했던 카터의 득점력은 최근 몇 년간 현상유지에 그쳤다. 그러나 리바운드, 어시스트는 각각 6.0, 4.8을 기록하며 생애 최다를 기록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기록을 살펴보면 그가 최고의 운동 능력을 과시하며 덩크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던 99-00시즌의 개인 성적과 별반 차이가 없다.(득점 -0.5, 리바운드 +0.2, 어시스트 +0.9, 두 시즌 모두 82경기 출장) 결국 카터는 극강의 운동 능력으로 득점에 치중했던 토론토 시절에 비해 다방면에서 발전을 꾀하며 영리한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데뷔 후 한 차례 기록했던 트리플더블을 올 시즌에만 두 차례(리그 4위) 작성하며 진정한 만능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카터는 지난달 8일 홈에서 벌어진 워싱턴전에서 46득점(시즌 개인최다득점), 16리바운드(생애 최다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해 제이슨 키드(10득점, 16리바운드, 18어시스트)와 나란히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89년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이 달성한 이래 약 18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기도 했다.

게다가 과거 '포스트 조던'들의 부진도 카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LA는 피닉스의 런앤건에 1승 4패로 무너지며 시리즈를 내줬다. 티맥 역시 유타와 7차전 접전 끝에 석패했다. 그는 생애 6번째로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당했고 기자회견 현장에서 'disappointed'를 연발하며 눈물을 보였었다. 시즌 중 덴버로 전격 이적했던 앨런 아이버슨도 팀을 2라운드로 이끌지는 못했다. 팀이 동부지구 최하위의 치욕을 당했던 폴 피어스는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제임스와 카터는 재도약의 기로에 섰다. 프로 스포츠계에서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란 명언은 이미 정설이 된 지 오래다. 제임스와 카터는 이제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제임스 황제의 탄생이냐 카터의 자존심 회복이냐 팬들의 관심이 이번 시리즈에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점프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5-10 09:4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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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빈스카터 클리블랜드 뉴저지 트리플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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