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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30 18:05최종 업데이트 07.05.01 07:16

점점 궁지로 내몰리는 농촌...그래도 희망은 있다

[농촌을 살리는 사람들1] 성관용, 오정순씨 부부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내는 줄을 잡고 남편은 약을 치고, 두 부부는 이렇게 서로를 도와가며 아름답게 살고 있다.
아내는 줄을 잡고 남편은 약을 치고, 두 부부는 이렇게 서로를 도와가며 아름답게 살고 있다. ⓒ 이인옥
이곳 농촌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한 지 20여년째. 농촌은 젊은 사람들이 사라진 채, 어르신들만 가득한 고장이 되고 있다. 이곳 충남 연기군 서면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성관용씨 부부는 그런 상황엔 아랑곳없이 오늘도 농사짓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들의 나이는 40대 후반. 이 곳에선 무척 젊은 편이다.

그들의 집 옆에 있는 비닐하우스 안에는 모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연노란 색으로 질서 정연하게 모판에 앉아 있는 모들은 파랗게 변해가고 자식같이 정성을 다해 기르는 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다.

부부가 함께 모판에 약을 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모판에 약을 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 이인옥

파릇파릇하게 자라는 모판에 약을 치고 있는 성관용씨 모습
파릇파릇하게 자라는 모판에 약을 치고 있는 성관용씨 모습 ⓒ 이인옥
20여 년 동안 줄곧 그들을 봐왔지만, 오늘(4월 30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작심하고 그들을 찾아 나섰다. 인터뷰한다는 핑계로 말이다. 비닐하우스 안 모판을 자식처럼 돌보며 구슬땀을 흘리는 성관용, 오정순씨 부부가 농촌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들은 한미 FTA 협상으로 인하여 많은 농민들의 마음에 굵은 주름살이 늘고 시름을 더해주고 있는 가운데에도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농촌을 지키며 가꾸는 사람들이다. 그들처럼 농촌을 지키고 가꾸는 이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모판을 덮고 있는 성씨와 주민
비닐하우스 안에서 모판을 덮고 있는 성씨와 주민 ⓒ 이인옥
모판에 덮개를 덮고 있는 성관용씨를 만났다. 이 지역 논농사는 대부분 이들의 손을 거쳐서 결실을 맺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로하신 동네 어르신들을 대신하여 모심기는 물론 추수까지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가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고 부지런하게 사는지는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들이 농촌을 지키고 가꾸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두개의 하우스 안에 모판이 가득 놓여져 있다.
두개의 하우스 안에 모판이 가득 놓여져 있다. ⓒ 이인옥
비닐하우스를 직접 제작하여 설치하였다고 한다. 이 하우스 모판에서 자라는 모는 5월 10일경이 되면 논에 직접 심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모판을 기르는 일을 시작한 뒤로 여러 사람이 견학을 다녀갔고, 설치 및 재배방법을 배워갔다고 한다. 비닐하우스 위에는 자동으로 물을 줄 수 있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잘 키운 모를 바라보는 부부의 마음이 자식을 바라보는 것처럼 흐뭇했을 것이다.

비닐하우스 천정에는 자동으로 물을 줄 수 있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다
비닐하우스 천정에는 자동으로 물을 줄 수 있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돼 있다 ⓒ 이인옥
요즘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자식들 대부분이 편한 일자리를 찾아서 외지로 나가고 힘없는 노인 분들이 힘겹게 농촌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농촌을 이런 분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농사를 짓고 특수작물을 재배하여 농가소득을 올리며 농촌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된다. 하지만 더 많은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지키고 가꿔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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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농촌의 모습도 달라져야 한다. 예전의 마음가짐으로 농사를 짓는다면 더 이상 경쟁력에서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값싼 수입산 농작물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농민이 농사를 포기하도록 유도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밀농사도 많이 지었는데 이제는 밀가루를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다른 농산물이라고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수입농산물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와 점점 농촌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대로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더 많은 젊은인들이 농촌을 찾는 시스템 만들어야

하우스 안에서 자라고 있는 모판을 돌보는 모습
하우스 안에서 자라고 있는 모판을 돌보는 모습 ⓒ 이인옥
더 좋은 품질을 개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식들은 외지에 나가 살면서 힘없는 노인 분들이 어쩔 수 없이 지키는 농촌의 모습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농촌에 들어와 살면서 연구하며 농사지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은 누구 혼자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정부, 농촌 그리고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고 힘과 슬기를 모아야 가능한 일이다.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내려와 살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무턱대고 농촌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들이 스스로 농촌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을 정도의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도 얼마든지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할 것이다.

도농간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되어야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들이 농촌에 살면서 도시인들 못지않은 문화생활과 여가를 즐기고 건강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함은 물론 농민들도 스스로도 무언가를 찾고 개발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겠다.

비닐하우스 옆 화단에 튤립이 예쁘게 피어있다.
비닐하우스 옆 화단에 튤립이 예쁘게 피어있다. ⓒ 이인옥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이다. 농번기에는 열심히 일하면서 농한기의 시간은 낭비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농한기, 농번기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자꾸 무엇을 배우려는 자세를 갖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가 가르쳐 주고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보다 내 스스로가 발로 뛰면서 찾고 검색하여 정보를 얻고 깨닫는 일이 중요하다 하겠다.

집앞 화단에 활짝 핀 꽃들이 이들 부부의 마음처럼 곱다.
집앞 화단에 활짝 핀 꽃들이 이들 부부의 마음처럼 곱다. ⓒ 이인옥
모판에서 자라고 있는 모를 보며 우리 농촌의 미래와 같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며 돌보는 농민들이 있는 한 농촌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촌이 잘 살아야만 전 국민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다. 부디, 수입농산물이 밀려온다고 해서 실망하고 있지만 말기를 바란다. 더 열심히 노력하여 잘 사는 농촌을 만드는 데 앞장서주기를 바라면서 성관용씨 부부와 이 땅의 농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자꾸만 변해 가는데 나(농촌)도 변해야 하지 않겠나?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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