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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성묘음식은 집에 들고 가는 법이 아닌데. 저런저런. 성묘음식을 들고 가는구먼."

설이라고 오신 외숙부께서 산에서 막 내려오는 성묘객들을 보며 들려 준 말이다.

"성묘음식은 묘소 앞에 두어야 조상들이 와서 먹든가 말든가 하지. 저렇게 들고 가면 괜히 생색만 내고 뭐하는 짓거리여. 요즘 사람들은 자신만 편하자고 자신 위주로 산다니깐. 쯧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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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요즘 같은 과학만능 세상에 외숙부의 말대로 성묘한 음식을 조상의 혼령이 먹고 간다고 말하면 비웃을 이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나간 우리 조상들에겐 소중한 삶의 양식이 분명했던 게 사실이다. 그것을 신앙으로 믿든 안 믿든 실제로 그 음식을 먹고 가는 것은 산짐승이나 벌레 등 이었다는 것 또한 참으로 의미가 있다.

옛날엔 제사철이 되면 집 대문 앞이나 담 한 귀퉁이엔 항상 제사음식이 놓여있기 마련이었다. 그것 또한 조상의 혼령이나 귀신들이 먹고 가라고 둔 것이지만, 실제로 먹는 것은 마을의 개나 고양이 또는 걸인들이 먹곤 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사실 제사 음식을 많이 준비하는 바람에 종갓집 며느리는 허리가 휘었겠지만, 그 음식을 조상들이 먹는다는 명분을 살리면서 실제로는 배불리 먹지 못했던 가족과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리라. 요즘처럼 먹는 것이 풍요로운 시대엔 도저히 감이 오지 않는 이야기 이지만, 적어도 그 때는 그랬다.

조금은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까치밥'이야기도 일견 통하는 바가 있다. 집에 키우는 감나무의 감을 다 따지 않고 남겨두었다는 바로 그 '까치밥'말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겨우내 까치들도 먹을 게 없을지 모르니 배고픈 까치들을 배려해서 까치 먹으라고 감을 다 따지 않고 감을 남겨두는 그런 심성이 우리네 조상들에겐 녹아 있었던 게다.

요즘은 제사도 간략하게 지내든지 아니면 아예 지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 집 또한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종교적인 이유라기보다는 살아 있는 사람, 특히 여성들의 편리를 위해서 그렇게 한다. 그렇게 결정하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있다. 어떤 결정이든 한 개를 얻으면 한 개는 포기해야 하는 법이 아니었던가.

바로 제사를 지냄으로 나눌 수 있는 교감이 아쉽다는 것. 조상들을 생각하며 지냈던 제사에서 나누었던 조상들과의 정신적인 나눔, 제사를 하며 만났던 가족과 친족들 간에 나누는 친교적 나눔, 그 음식들을 통해 이웃과 함께 나누었던 공동체적 교감이 희미해진다는 것이다. 그 만큼 서로 간에 배려하는 여유가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짐승들과도 나누었던 삶의 여유가 정말로 아쉽다.

제사라고 하는 전통적인 형식을 굳이 고집하기가 어렵다면 제사에 녹아있는 그런 나눔의 정신을 살릴 수는 없을까. 가족과 이웃, 나아가서 짐승들과 나누었던 그 교감의 정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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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호 (shmh0619) 내방

안성지역에서 '더아모의집'을 열어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한 가정, 장애인 가정, 청소년, 외국인 근로자 등을 섬기면서, 2008년 책 <문명 패러독스>를 시작으로 12권의 책을 저술했고, 현재 <나는 중년좌파다>를 집필 중에 있으며, 2026년 초에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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