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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 영화 및 만화 작가의 등용문이기도 한 올해로 3회째를 맞는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 만화 부문에 <나의 할아버지는 움베르토 에코를 닮았다>라는 작품이 수상했다. SF는 'Science Fiction'을 줄임말로 보통 공상과학소설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다. 그리고 SF 만화하면 메카닉, 즉 로봇이 등장하는 만화를 그렇게 부른다.

이 SF 만화는 특성상 기계물과 그에 따른 상상력이 많이 동원되는 관계로 그리기가 까다로운 만화 중 하나지만 만화 작가들은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만화로 SF를 주저없이 꼽는다. 그들이 말하길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국내 시장은 그다지 호응적이지 못하다.

더구나 SF 만화에 재능을 보이던 작가들도 이웃 일본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는 상태다. SF 만화 하면 이웃 일본을 떠올리기 쉬운데 국내에도 걸출한 SF 만화 작가들이 많이 있었다.

국내 SF만화 3인방, 고유성·김형배·박동파

▲ 고유성 화백
ⓒ 위창남
국내 만화계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이현세와 허영만도 각각 <아마게돈>과 <날아라 슈퍼보드>라는 SF 만화를 발표했는데 진정으로 SF 만화를 좋아해서라기보다 소재의 다양성 측면이지 않을까 한다.

국내 SF 만화 전성기라고 하면 70~80년대를 꼽을 수 있는데 이때는 어린이 잡지나 대본소용 만화 중심이라 양산성을 의식하고 기존 SF 소설, 영화를 만화화하거나 일본 만화를 번안, 각색하는 것이 많았다.

그럼 국내 작가 중 대표작에 이 SF물이 꼭 들어갈 만한 작가는 누가 있을까? 많은 SF 만화 작가들 중 대표 주자로 고유성, 김형배, 박동파, 이 3인방을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철호, 허영만 작품에 까만 뿔테안경을 쓴 키 작은 인물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 인물이 바로 고유성을 그린 것이다. 요즘 영화로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타짜>도 원작만화에 고광렬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고유성을 캐릭터로 한 것이다. 고유성 하면 <로보트 킹>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그에게 대표 상품이나 마찬가지다.

보통 SF 만화하면 액션 영웅물이 많은데 고유성은 그런 것이 아닌 SF 자체로 존재하게 만든 공헌자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미국식 SF 소설과 일본식 메카닉의 결합이라고 한다. 거기에 그만의 유머로 독특하고 매력있는 작품이 만들어졌다.

1948년생으로 1966년 이향원의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한 그의 첫 작품은 소년한국일보사에서 '유성'이란 필명을 사용한 <동굴>이다. 그렇지만 <박사의 탐정소동>이란 작품을 하면서 ‘고유성’이라는 이름을 썼는데 그래서 이 작품을 공식적인 첫 데뷔작이라고도 한다.

▲ 로보트 킹 시리즈물
ⓒ 고유성
<로보트 킹>은 요꼬야마 미츠테루의 자이안트 로보 2호와 닮았다고 해서 표절이라는 오해를 듣는데 디자인상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스토리를 포함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르다. 한국 SF 만화의 명작으로 1977년 월간지 <우등생>에 연재를 시작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연재는 1년 후 중단됐고 이후 3년여 간 장기 단행본 시리즈로 지속됐다.

이 작품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이들이 많아서 인지 복간본으로 나오기도 했다.

SF만화에는 과학이 담겼다

ⓒ 김형배
국내 로봇의 대명사 하면 무엇보다 <로보트 태권 V>를 빼놓을 수 없다.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로보트 태권 V>나 <황금날개>를 만화화한 작가가 바로 김형배다.

뛰어난 극작실력을 지닌 그는 데뷔작을 고교생 시절인 1965년에 내는데 <전선에서>라는 전쟁만화다. 그 이후로도 <투이호아 블루스>, <황색 탄환>, 그리고 <20세기 기사단>, <고독한 레인저>와 같은 밀리터리 SF물도 그렸다.

대부분 가상의 적을 응징하는 단순한 구도, 냉전적 세계관이 김형배 만화의 특징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초능력 물, 모험물, 심령 SF 등 김형배 만화의 폭은 꽤 넓다.

ⓒ 박동파
박동파는 <우주에서 온 파이 아저씨>를 시작으로 주로 슈퍼 히어로물 등을 발표했다. 육영재단에서 나온 만화 잡지 보물섬에 조지 루카스 원작으로 <돌아온 제디>를 연재했는데, 스타워즈 시리즈인 <제다이의 귀환>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그림이 묵직해 보이는 미국식 화풍을 추구했는데 그 때문인지 미국 만화계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활발한 작품 활동은 보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SF 만화에는 과학이 담겨있다. 이웃 일본의 <우주소년 아톰>을 보고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런 상상력이 뛰어난 만화가 많이 나와 과학이라는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혹 아는가. 그런 만화들을 보고 후에 뛰어난 과학자가 나오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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