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05.10.23 17:47최종 업데이트 05.10.24 09:01

항생제부터 비만 프로젝트까지 "과학아 놀자"

현대과학의 양면성, 뜨거운 10개 이슈를 다룬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이은희라는 이름보다 '하리하라'라는 필명이 낯익은 과학저술가가 돌아왔다. 현대과학에서 끊임없이 논란을 만들어내는 10개의 이슈를 해부한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로 돌아온 것이다.

그녀는 하리하라라는 자신의 필명이 인도신화의 두 신, 창조와 생명의 신인 '비슈누'와 종말과 파괴의 신 '사바'를 결합한 것이라 말한다.

창조와 종말의 신을 결합했다는 것은 일견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어울리는 면이 없지 않다. 양면성을 띠고 있기 때문일까? 창조에 종말이 따르고, 종말 뒤에 다시 창조가 나타나듯 필명에 담긴 그것들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천양지차의 해석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 살림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는 필명만큼이나 양면성을 지닌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같은 것이라도 오른쪽 눈으로 보는 것과 왼쪽 눈으로 보는 것에 따라서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한 것들이 있다. 단순명료해 보이는 과학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닌데 항생제나 유전자 조작 식품, 장기이식, 비만극복 프로젝트, 다이너마이트와 원자력 등이 그러하다.

AD
이것들은 마치 불과 같다. 불은 생명을 따스하게 해주지만 동시에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좋은 점이 있다고 무조건 맹신할 수도 없고 나쁜 점이 있다고 하여 맹목적인 적대감을 보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제대로 볼 줄 아는 시각이 필요하다. 양면에 담긴 모든 것을 볼 줄 아는 지식이자 지혜가 필요한 것인데 하리하라의 블로그에는 그것이 충분하게 담겨 있다.

양명성을 직시하는 눈, 하리하라에게 '맹목'은 없다

블로그의 첫 번째 주제는 '항생제'가 맡았다.

항생제는 인간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최초의 항생제가 발견된 이후 인간을 위한 의학도우미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무조건적인 맹신 속에서 항생제로 방어할 수 없는 새로운 세균들이 나타난 것이다. 이른바 '슈퍼 세균'이라고 부르는 그것들은 웬만한 항생제로는 방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악순환이 나타난다. 방어를 위해 더 강력한 걸 만들려 하고, 그것에 내성이 생긴 더 강력한 녀석이 나타나고, 다시 그것을 이기기 위해 더 강한 걸 만드는 악순환 말이다.

슈퍼 세균이 아니더라도 이 악순환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면 가벼운 두통 증세에도 두통약을 먹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의 두통 증세는 약 한 알에 증세는 금방 사라진다. 하지만 이후에는 약 한 알로는 어림도 없다. 그러면 약을 한 알이 아니라 두 알, 세 알을 먹어야 하는데 이 치유법도 오래 가지 않는다.

이 악순환은 생각해볼수록 아이러니한 일인데 발생 원인은 간단하다. 맹목적인 신뢰가 컸던 것이다. 이것을 말해주는 하리하라의 블로그, 악순환에 빠질 미래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항생제에 이어 관심을 끄는 주제는 장기이식에 관한 것이다. <탐욕과 오만의 동물실험>에서도 지적했듯이 종을 건너 띄는 장기이식의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장기 이식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 또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직 명확히 답을 할 수는 없지만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는 답만큼이나 중요한 것을 알려준다. 사회적 논의 없이 기업의 이익 같은 것을 위해 장기이식을 진행될 수는 없다고 말이다.

'비만극복 프로젝트' 또한 눈길을 끈다. 특히 오늘날 비만이 과학의 땅을 넘어 어느 영역에서나 최우선적인 관심대상이기에 그러한데 뜻밖에도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에서는 이것에 관해서는 별다른 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비만을 극복하는 데는 어떤 약이든, 어떤 다이어트 방법이든 간에 '들어온 에너지 > 나간 에너지'라면 절대 비만을 벗어날 수 없는 절대 불변의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혹여 과학적으로 뭔가 획기적인 비만극복 프로젝트를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사실인 걸 어쩌겠는가.

<하리하라의 블로그>는 과학을 맹신하라고 주문을 걸지 않는다. 비판할 건 비판하고, 지적할 건 지적하면서, 그러면서도 칭찬할 건 칭찬하는 것이 하리하라의 블로그가 지닌 최고의 매력이다

쉬운 언어로 다가와 판단의 근거를 제시... '히트 예감'

다른 주제들에 접근하는 방식 또한 이와 비슷하다. 무책임하게 답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여지를 줄 수 있는 근거들을 양면적인 시각에서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한쪽의 시각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해주고 있으며, 특히 인간을 위해 과학을 사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의 손'임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다.

인기 있는 블로그에는 알짜정보들이 있다. 또한 어렵지 않다는 특징도 있다. 그럼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는 어떤가? 당장에 인기 블로그로 급성장할 기대주라고 할 만큼 그러한 특징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전문적인 용어를 멀리 하고 쉬운 용어들을 사용하는 등 어렵지 않게 저술한 것이 청소년이나 어른 모두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더욱이 <하리하라의 블로그>만 보아도 현대과학의 뜨거운 이슈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밝은 지혜를 가질 수 있는데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하리하라의 블로그>, '즐겨찾기' 할 만한 블로그로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도서정보 사이트 '리더스가이드(http://www.readersguide.co.kr)'에도 실렸습니다.


하리하라의 과학블로그 2권 세트

이은희 지음, 류기정 그림, 살림(2005)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이전댓글보기

독자의견1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