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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잔여 형량 1개월을 남겨두고 대구교도소에서 가석방 출소한 김대업씨를 병역비리근절 국민운동본부 정진우 목사가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지난 대선 직전 '병풍' 의혹을 제기한 후 검찰 수사관 자격을 사칭한 죄로 대구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김대업(42)씨가 잔여형기 1개월을 남기고 1년 9개월만에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대구교도소의 문을 빠져 나오던 김씨는 가석방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무엇보다 자유롭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하지만 그는 '병풍의 진실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나는 감옥에 갔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비리 실체는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병역비리는 지난 97년 같은 당 소속인 서청원·안택수 의원이 이야기한 것이 있지 않나. 바로 그것이 실체 아닌가. 자기들이 주장하면 실체가 있고 다른 사람이 말하면 실체가 없다는 것이냐."

이날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병풍의 진실에 근접하기 보다는 껍데기만 건드렸다"면서 "결국 검찰 수사관 자격을 사칭했다는 이유로 나를 잡아가두고 아무런 실체도 밝혀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는 "내가 엉뚱한 죄목으로 감옥에 가면서 병역 의혹을 제기했던 다른 분들이 매도당하고 많은 피해를 봤다"면서 "이제는 나 뿐만 아니라 그분들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연예인과 프로야구선수의 병역비리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씨는 "연예인 등의 병역비리 문제를 신문으로 보면서 수사가 더 이상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예견했다"면서 "결국 흐지부지 끝난 것 아닌가. 병역비리 수사는 비리 수법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현재 드러난 인원이 수십 명이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비슷한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사례가 있을 것"이라면서 "연예인이나 프로야구 선수들 뿐만 아니라 사회지도층 자녀는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업씨, 연예인 병역비리 수사 미진 지적

김씨는 "송승헌씨의 경우 99년 11월 면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99년 4월 1차 병역비리 수사가 있은지 불과 5개월만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그만큼 병역비리의 척결은 쉽지 않은 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씨는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살겠다"면서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과거 잘못된 모습을 벗어나기 위해 병역비리 문제를 거론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나의 진심을 이해못하고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웠다. 내 아이들의 계좌까지 다 뒤졌다. 하지만 아무 것도 나온게 없지 않나.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병역비리 척결을 위해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울 것이다."

김대업씨-시민단체 "병풍의혹 공식입장 밝힐 계획"

▲ 김대업씨와 병역비리근절 국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오마이뉴스 이승욱

김대업씨의 가석방이 있던 날 대구교도소 앞에는 그의 가족과 '병역비리근절 국민운동본부'(이하 국민운동본부) 관계자 등 10여 명이 나와 그의 가석방을 환영했다.

오전 10시 10분쯤 대구교도소 정문을 나선 김씨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전하는 꽃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환영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그의 아들 모습이 보이자 머리를 돌려 눈물을 훔쳤다.

국민운동본부 정진우(목사) 전 집행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너무 미안하다"면서 "이렇게 고생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김씨의 수감생활은 도둑놈을 보고 '도둑놈이다'고 소리쳤다가 잡혀간 격"이라면서 "우리사회가 상식보다는 여전히 부패와 수구적인 세력들의 힘이 강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낀 기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조만간 김씨와 국민운동본부 측은 기자회견 등을 갖고 과거 병풍 의혹의 진상규명과 앞으로 병역비리 척결을 위한 입장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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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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