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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11 12:04최종 업데이트 04.09.11 15:30

유비쿼터스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소통

인터넷과 진중한 민주주의 담론의 절실성

캐슬린은 어느날 우연히 인터넷 대화방에 들어가 조를 만나게 된다. 이후부터 그녀는 설레는 마음으로 노트북 컴퓨터를 열어 그와 매일 이메일을 주고 받는다. 둘은 문학에 대해, 뉴욕이 얼마나 살 만한 도시인지에 대해, 자신이 처한 삶의 어려움 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이들의 사이버 만남은 결국 아름다운 사랑으로 꽃피워간다.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 주연으로 수년 전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영화 < You've got mail >의 줄거리다. 이처럼 인터넷은 청춘 남녀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공간을 제공한다. 무한대의 정보 제공 기능을 통해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이미 우리 삶의 깊숙한 부분까지 파고 들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돼버렸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대화는 지리적 경계, 사회적 지위, 성별, 나이의 장애를 초월한다. 지구 반대편의 누구와도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동호회나 비정부기구, 나아가 국가적 차원의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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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무서운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인터넷이라는 생물은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만들어 내고 있다.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의 사랑의 오작교 역할을 했던 대화방이나 이메일은 이미 인터넷의 고전이 돼 버렸다. 메신저, 블로그, 다중화상채팅이니 하는 채널들이 현란하게 등장하고 있다. 휴대폰, PDA, 멀티미디어 등도 인터넷과 결합돼 한 몫하고 있다.

사람들은 도처에 산재한 대화 도구를 이용해 누군가와 쉼없이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개인은 이제 더 이상 타인의 메시지를 소비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전지전능한 메시지의 송신자요, 설득자이다. 소위 커뮤니케이션의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개인들은 이제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처럼 무한대로 확산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은 우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고 있을까.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과연 우리 삶의 풍요와 행복으로 이어지고 있는가. 다양한 목소리의 표출을 통한 민주주의의 고양과 구성원간의 총화와 같은 인터넷의 초창기 약속은 아직도 유효한 것인가.

불행히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의 불만과 사회적 갈등은 날로 증폭돼 가고 있다. 우리 나라의 현재적 혼돈과 세계적 차원의 전쟁과 테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들은 감당할 수 없이 많은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에 매몰돼 가고 있다.

산과 들에서 뛰고 뒹굴어야 할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게임에 중독돼 가고 있다. 어른들간에는 진중한 민주주의 담론 대신에 무책임한 '싸이질'과 왜곡된 여론이 난무하고 있다. 저급한 '번개팅'이 사랑의 영혼들을 조롱하고 있다. 유익한 정보 대신에 천민 상업주의와 음란물이 활개치고 있다. 끈끈한 인간관계보다는 자기 과시와 병적 노출증이 사이버 공간을 뒤덮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홍수 속에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로간에 사상과 느낌을 전달하는 가운데 공통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사랑과 인류 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 오늘의 사이버 공간에 과연 존재하는지 심히 의문이다. 사이버 상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의 자아 실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인터넷이 가져다 준 풍부한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남용하느냐 선용하느냐는 이제 인터넷 이용자 개인이 결정해야 한다.

유비쿼터스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나는 진정한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아를 상실한 채 방황하고 있는 가련한 아바타로 매몰돼 가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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