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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재 이라크 전쟁을 그리는 그림, 그리고 이 시기 한반도 상황을 그리는 그림은 바로 미디어가 그려내는 그림입니다."

6월 민주항쟁 17주년을 맞이한 10일 저녁 7시, 서울 상록회관 3층 회의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구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겨레신문> 손석춘 논설위원의 강연은 명분 없는 이라크 전쟁과 살얼음판 같은 한반도 상황의 연계성을 여러 차례 지적하며, 이 시기 언론의 올곧은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 날 강연은 질의응답까지 약 90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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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미화 보도, '침략'=사실 보도"

"우리는 시대 상황을 왜곡하며 대다수의 이름을 바꾼 역사를 숱하게 겪어왔다."

조선 후기, 일제에 항거했던 의병을 '비도(匪徒)'라 왜곡하고 80년 5월의 광주시민을 난동자, 폭도라 이름 붙였던 언론의 추악한 과거 행태를 지적한 손석춘 위원은 이러한 경험들이 단순히 '언어'의 문제로만 그치지 않았음을 역설했다.

따라서 오늘 이 순간에도 이라크 침략의 부당성은 외면한 채, 실체 없는 국익만을 운운하며 이라크 파병을 부추기는 언론과 참여정부의 태도에 대해 확고한 대립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뼈아픈 역사적 과오를 겪은 우리로서는 국제정세에 따른 한반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성찰해봐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라크 전쟁과 한반도 상황은 연결된 문제"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 바그다드 공격 직후 미국 부시 대통령의 말이다. 뒤이어 이렇게 덧붙인다. "그러나 모든 가능성을 닫아놓진 않겠다."

손석춘 위원은 부시의 이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북한에 친미정권을 세우고 싶은 유혹이 강한 마당에 환경만 조성되면 언제든지 북한도 공격할 수 있다는 위험수위를 훨씬 넘어선 발언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라크 상황이 종료되고 평화가 재건되면,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은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음을 경고했다. 따라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 국민의 끈질긴 저항이 지속되고, 이라크 파병안이 철회돼야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반전운동, 들불처럼 타 올라야할 때"

끝으로 손석춘 위원은 '이라크'와 '한반도'의 상황을 동일선상에서 인식하고, 보다 활성화된 반전운동을 통해 정부의 파병철회를 강제해 내는 게 지금 이 시기, 국민의 몫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이 땅의 반전집회에 불과 수십명 정도만 참여하고 있는 현실은 꽤 심각한 수준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조차도 정부의 의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총선 당시 소리 높이던 '파병 재검토'에 대해서 미온적인 게 사실이다.

때문에 이 시기, 한반도 역사는 숙명적으로 또다시 국민의 행동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효순·미선 사건' 촛불집회 때와 같은 심각하고도 진지한 현실인식으로 전세계인들의 반전운동 대열에 우리국민도 함께 떨쳐 일어나야 하는 절절한 필연성을 느끼게끔 한 강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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